반도체 입문 · 1강
반도체와 칩이란 무엇인가
‘반도체’라는 말은 흔히 한 가지 재료와 하나의 산업 전체를 동시에 가리킨다. 먼저 가장 자주 뒤섞이는 말들, 곧 반도체, 웨이퍼, 칩, 집적회로부터 구분해 두자.
학습 목표
- 반도체가 도체, 절연체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전기가 통할지 말지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설명할 수 있다.
- 웨이퍼, 칩, 집적회로를 구분하고, 흔히 말하는 ‘반도체 산업’에서 어떤 종류의 회사들이 일을 나누어 맡는지 안다.
- 칩 하나가 크게 설계, 팹 제조, 패키징·테스트의 세 단계를 거친다는 것을 안다.
핵심 설명
반도체: 전기가 통하는 정도를 바꿀 수 있는 물질
전기를 수도관 속의 물이라고 생각해 보자. 도체는 늘 열려 있는 수도관으로, 전선 속의 구리가 그렇다. 절연체는 꽉 막힌 수도관으로, 전선을 감싼 플라스틱이 그 예다. 반도체는 물이 아주 조금만 흐르는 수도관과 같다. 그 자체로는 전기가 거의 통하지 않지만, 다른 원자를 조금 섞어 넣거나, 가열하거나, 빛을 비추거나, 옆에서 전압을 걸면 흐를 수 있는 전류가 크게 달라진다. 트랜지스터는 여기에 전기로 여닫는 문을 하나 단 것이다. 반도체의 전도성은 도체와 절연체의 중간쯤이며, 가장 널리 쓰이는 반도체는 실리콘이다.
전도성을 제어할 수 있어야 스위치가 된다
아주 순수한 실리콘에 붕소나 인을 일부러 아주 조금 넣는 것을 도핑이라고 한다. 어떤 원자를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그 작은 영역이 어떻게, 얼마나 전기를 통하는지가 정해진다. 도체는 늘 통하고 절연체는 늘 막혀 있어서, 어느 쪽도 움직이는 부품 없이 전기만으로 켜고 끌 수 없다. 반면 반도체는 이 작은 영역은 통하게, 바로 옆 영역은 통하지 않게 만들 수 있고, 그 상태를 전기로 바꿀 수도 있다. 이렇게 만든 작은 스위치가 트랜지스터이며, 칩 하나에 수억 개에서 백억 개 넘게 들어간다. 프로세서 같은 회로에서는 이 스위치들이 함께 각 신호선의 전압이 높은지 낮은지를 정한다. 높은 전압이 1, 낮은 전압이 0을 나타낸다(흔히 듣는 ‘켜지면 1, 꺼지면 0’이라는 설명은 정확하지 않다. 논리 회로에서는 어떤 스위치가 켜져 선을 접지에 연결해야 비로소 그 선이 0이 되는 경우가 많다).
웨이퍼는 한 장 전체, 칩은 그중 한 칸
칩은 작은 실리콘 조각 위에 수많은 트랜지스터와 배선을 만들어 하나의 회로로 연결한 것이다. 정식 명칭은 집적회로이고, 영어 약자로 IC라고 한다. ‘집적’이란 부품과 배선을 한 조각 위에 모아 한꺼번에 만든다는 뜻으로, 부품을 하나하나 납땜하지 않는다. 웨이퍼는 칩을 만드는 데 쓰는 둥근 실리콘 판이다. 같은 설계를 바둑판처럼 판 전체에 빼곡히 배열해, 한 번에 수십 개에서 1만 개 넘게 만든다. 여러 장이 붙은 우표 시트처럼, 웨이퍼를 테스트한 뒤 사이의 틈을 따라 잘라야 비로소 낱낱의 칩이 된다.
칩 하나가 거쳐 가는 여러 종류의 회사
뉴스에서 말하는 ‘반도체’는 재료가 아니라 칩을 만드는 산업 전체를 가리킬 때가 많다. 칩 하나는 크게 세 단계를 거친다. 설계 회사가 컴퓨터로 회로를 설계하면, 그 설계는 포토마스크, 즉 회로를 찍어 내는 데 쓰는 필름 원판으로 만들어진다. 팹(반도체 공장)은 이 포토마스크대로 웨이퍼 위에 회로를 한 층씩 만들어 올리는데, 여기에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린다. 후공정(패키징·테스트) 업체는 칩을 하나하나 테스트하고, 잘라서 외장을 씌운 뒤 다시 한 번 테스트한다. 이 단계들은 서로 다른 회사가 맡는 경우가 많고, 재료와 장비도 또 다른 회사들이 공급한다.
흔한 오해
- 흔히 듣는 말‘반도체’는 전기가 절반만 통하는 물질이다.
- 실제로는‘반’은 전도성이 도체와 절연체의 중간쯤이라는 뜻이다. 전기가 절반만 통한다는 뜻도, 절반의 시간은 통하고 절반의 시간은 끊긴다는 뜻도 아니다. 반도체가 정말 쓸모 있는 이유는 어느 작은 영역에 전기가 통할지, 얼마나 통할지를 사람이 정할 수 있다는 데 있다.
- 흔히 듣는 말회로 기판 위의 작고 검은 네모가 바로 칩이다.
- 실제로는엄밀히 말하면 검은 네모는 패키징을 마친 칩이다. 외장은 안에 든 얇고 깨지기 쉬운 실리콘 조각을 보호하고, 그 접점을 바깥으로 이어 준다. 진짜 칩은 그 안에 있다. 웨이퍼에서 잘라 냈지만 아직 패키징하지 않은 작은 조각을 업계에서는 다이(die)라고 부른다.
필독
더 읽기
플레이
‘출근’을 눌러 시작: ‘칩의 일생’을 골라 칩 하나의 전 과정을 따라가거나, ‘직장인의 하루’를 골라 팹의 한 사람으로 근무 한 번 해 보기 →
생각해 보기
- 내 주변에서 칩이 들어 있는 물건에는 무엇이 있을까? 내일 전 세계의 칩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면, 나의 하루는 어디에서 가장 먼저 막힐까?
- 칩 하나는 한 회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회사가 나누어 완성한다. 이렇게 분업하면 어떤 이점이 있고, 어떤 위험이 있을까?
수업 자료: 슬라이드
이 강의의 핵심, 모식도, 장비, 토론 질문을 슬라이드 한 벌로 만들었다. 그대로 화면에 띄워도 되고, 자신의 강의 자료에 넣어도 된다.
슬라이드 다운로드(PPTX)176 KB슬라이드 다운로드(PDF)192 KB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다. 출처는 fab24hr로 밝혀 주기 바란다. 판매하거나 자신의 저작물로 바꿔 내놓을 수는 없다.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이 글 인용하기‘반도체 입문 · 1강: 반도체와 칩이란 무엇인가’,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learn/chi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