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S(미세전자기계시스템)란? 칩 위에 움직이는 작은 기계를 어떻게 만들까
MEMS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의 약자로, 칩을 만드는 방법으로 실리콘 위에 움직이는 작은 기계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작은 빔, 얇은 막(멤브레인), 스프링, 빗살 모양 구조 같은 것이다. 이 구조가 밀리고, 휘고, 흔들리면 옆의 회로가 그 움직임을 전기 신호로 바꾼다. 회로는 같은 칩에 만들 수도 있고, 별도의 칩으로 만들어 함께 패키징하는 경우도 많다. 휴대폰 속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스코프, 그리고 많은 마이크가 MEMS다.
일반 칩이 무엇인지는 먼저 ‘칩이란?’을 읽어 보자.
MEMS는 일반 칩과 무엇이 다를까?
일반 칩 안에서는 전기만 움직인다. 아주 많은 작은 스위치가 끊임없이 켜졌다 꺼지지만(트랜지스터란?), 실제로 움직이는 부품은 하나도 없다.
MEMS 안에는 움직이는 것이 있다. 움직이는 구조는 크기가 수십~수백 μm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머리카락 한 가닥의 굵기가 수십 μm 정도다. 하는 일은 두 가지로 나뉜다.
- 감지: 움직임, 소리, 압력을 전기 신호로 바꾼다. 이를 센서라고 한다.
- 구동: 전기 신호를 받으면 움직인다. 예를 들어 잉크 한 방울을 밀어내거나 작은 거울을 살짝 기울인다. 이를 액추에이터라고 한다.
생활 속 어디에 MEMS가 있을까?
- 휴대폰을 가로로 돌리면 휴대폰이 알아챈다: 가속도 센서 덕분이다. 안에는 가는 스프링에 매달린 작은 실리콘 덩어리가 있고, 그 옆에 빗살 같은 가는 이가 줄지어 있다. 휴대폰이 기울면 중력이 그 실리콘을 한쪽으로 아주 조금 끌어당기고, 빗살 사이의 간격이 달라진다. 아주 가까이 놓인 두 도체 사이에는 전기를 조금 저장할 수 있는데, 이를 정전 용량(커패시턴스)이라고 한다. 간격이 바뀌면 정전 용량도 따라 바뀌고, 회로가 이를 측정할 수 있다.
- 휴대폰을 돌리고 있으면 휴대폰이 알아챈다: 자이로스코프 덕분이다. 안에는 끊임없이 미세하게 진동하는 구조가 있어서, 휴대폰이 회전하면 옆으로 조금 밀린다.
- 마이크: 아주 얇은 막이 좁은 틈을 사이에 두고, 작은 구멍이 가득 뚫린 단단한 판과 마주 보고 있다. 소리가 막을 밀면 틈이 바뀌고 정전 용량도 바뀌어, 소리에 따라 오르내리는 전압이 된다(이후 숫자로 바뀌는 과정은 ‘아날로그 칩과 디지털 칩은 무엇이 다를까?’ 참고).
- 타이어 공기압, 기압: 아주 얇은 실리콘 막 뒤에 밀봉된 빈 공간이 있다. 바깥 압력이 바뀌면 막이 휘고, 막 위에 만든 저항의 값도 따라 바뀐다. 기압은 높이에 따라 달라지므로 높이를 추정하는 데도 쓸 수 있다.
- 잉크젯 프린터의 헤드: 아주 작은 노즐이 한 줄로 늘어서 있다. 노즐마다 작은 히터가 있어 순식간에 잉크를 가열해 작은 기포를 만들고, 그 기포가 잉크 한 방울을 밀어내는 방식이 있다. 전기를 걸면 모양이 변하는 재료로 밀어내는 방식도 있다.
- 프로젝터의 작은 거울: 표면에 아주 작은 거울이 빼곡히 늘어선 칩이 있다. 거울 하나하나가 각자 한쪽으로 기울어, 그 점의 빛이 화면에 닿을지 말지를 정한다.
MEMS는 어떻게 만들까?
대부분의 단계는 일반 칩을 만들 때와 같다. 웨이퍼 위에 막을 한 층씩 쌓고(박막 공정이란?), 포토 공정으로 패턴을 찍은 다음(포토리소그래피(포토 공정)란?), 식각으로 필요 없는 부분을 깎아 낸다(식각이란?).
다른 점은, 일반 칩은 모든 층이 아래층에 딱 붙어 있지만 MEMS는 일부가 떠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단계가 하나 더 필요하다. 바로 릴리스(release)다.
움직이는 구조는 어떻게 띄울까? 단계별로 보기
1단계: 먼저 ‘희생층’을 깐다
웨이퍼 위에 나중에 통째로 없앨 막을 먼저 한 층 기른다. 유리의 주성분인 이산화규소를 흔히 쓴다. 구조를 고정할 자리에는 이 층에 미리 구멍을 몇 개 뚫어 둔다. 위의 구조는 결국 떠 있어야 하지만, 만드는 동안에는 아래에서 받쳐 주는 것이 있어야 그 위에 쌓을 수 있다. 그 구멍들은 나중에 구조의 다리가 된다. 이 층이 없으면 구조가 아래에 딱 붙어 버려 움직이지 못한다.
2단계: 구조층을 쌓고 모양을 새긴다
희생층 위에 다시 한 층을 기르는데, 흔히 폴리실리콘(작은 결정립이 많이 모여 이루어진 실리콘)을 쓴다. 포토와 식각으로 빔, 스프링, 빗살을 새기고, 넓은 부분에는 작은 구멍을 많이 뚫어 둔다. 작은 구멍은 다음 단계에서 약액이 지나갈 길이다. 이 구멍이 없으면 약액이 가장자리에서부터 천천히 안쪽으로 파고들 수밖에 없어서, 넓은 구조 밑을 다 녹이는 데 아주 오래 걸린다.
3단계: 희생층을 식각해 없앤다
웨이퍼를 희생층만 녹이고 구조는 거의 건드리지 않는 약액에 담근다. 예를 들어 불산은 이산화규소를 녹이지만 실리콘은 거의 건드리지 않는다. 약액은 옆에서 구조 밑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가는 선을 식각할 때 가장 꺼리는 ‘옆으로 파고드는’ 성질이 여기서는 오히려 쓸모 있다. 덜 녹아서 구조 밑에 조금이라도 붙어 있으면 움직이지 못하고, 약액을 잘못 고르면 구조까지 함께 녹아 망가진다.
4단계: 말리되, 달라붙지 않게 한다
약액에 담근 뒤에는 물로 헹구고 말려야 한다. 구조와 그 아래 사이는 수 μ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물이 천천히 마르는 동안 표면 장력이 구조를 아래로 끌어당기고, 한번 닿으면 달라붙는다. 이를 스틱션(stiction)이라고 한다. 달라붙은 구조는 다시는 움직이지 못하고, 그 칩은 불량이 된다. 그래서 물이 천천히 마르지 않게 하는 다른 건조법을 쓰거나, 아예 가스로 릴리스하는 경우가 많다.
왜 깊은 식각이 자주 필요할까?
일반 칩은 대개 얇은 막 하나만 식각하지만, MEMS는 깊이 식각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스코프는 움직이는 실리콘이 충분히 무겁고 빗살이 충분히 높아야 해서, 두께 수십 μm의 실리콘을 수직으로 관통해 식각한다. 일부 압력 센서의 얇은 막은 웨이퍼 뒷면에서 앞쪽으로 파 들어가 얇은 한 장만 남을 때까지 깎아서 만든다.
깊고 곧게 식각할 때 흔히 쓰는 방법은 ‘조금 식각하고, 측벽에 보호막을 한 층 입히고, 다시 조금 식각하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다. 측벽이 보호되므로 아래로만 파 들어가고, 벽에는 아주 가는 물결무늬가 한 겹 한 겹 남는다.
패키징은 왜 일반 칩과 다를까?
일반 칩은 흔히 몰딩으로 칩과 와이어를 통째로 감싼다(패키징이란?). MEMS는 그렇게 할 수 없다.
- 바깥과 닿아야 하는 것: 마이크와 기압 센서는 패키지에 작은 구멍을 내서 소리나 공기가 들어오게 하면서도, 먼지와 습기는 막아야 한다.
- 가둬야 하는 것: 자이로스코프는 계속 진동하는데, 공기가 저항처럼 작용해 진동을 약하게 만든다. 그래서 밀봉하는 경우가 많고, 안을 진공에 가깝게 만들기도 한다.
- 움직이는 부분에 공간을 남겨야 한다: 플라스틱으로 가득 채울 수 없으므로, 자르기 전에 웨이퍼 전체에 작은 덮개를 씌워 두는 경우가 많다. 블레이드로 다이싱할 때는 물을 뿌리면서 자르는데, 덮개를 제대로 씌우지 않은 떠 있는 구조는 물과 부스러기에 망가질 수 있다.
테스트는 왜 전원만 넣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까?
일반 칩의 테스트는 테스터에 연결해 전기 신호를 넣고 반응을 측정하는 것이다(칩은 어떻게 테스트할까?). MEMS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막이 달라붙었는지, 스프링이 너무 뻣뻣한지는 전기 신호만 넣어서는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바깥 세계를 겪게 해야 한다. 가속도 센서는 흔들리는 테이블에 올리고, 자이로스코프는 회전 테이블에 올려 돌리고, 마이크에는 크기를 아는 소리를 들려주고, 압력 센서는 압력을 조절할 수 있는 상자에 넣어 출력이 맞는지 본다. 칩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므로 다시 교정하는 경우가 많다.
fab24hr에서는
게임에는 MEMS가 나오지 않는다.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은 가상의 보청기 칩 ‘Glowmere’를 따라간다. 선 대표의 작은 회사는 보청기가 전기를 덜 쓰게 해서 같은 전지로 며칠 더 버티게 하고 싶어 한다. 종장인 챕터 13 ‘아버지의 손에’에서 선 대표 아버지가 전지를 넣자 보청기에서 짧은 알림음이 울린다. 나중에는 벽 하나 너머 부엌에서 아내가 밥 먹으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게임은 이 보청기에 어떤 마이크가 쓰였는지 말하지 않는다. 공개된 일반 자료에 따르면, 보청기 마이크로는 전통적으로 다른 종류(일렉트릿 콘덴서 마이크)를 많이 써 왔고, MEMS 마이크를 쓰는 경우도 있다.
MEMS의 제조 방식과 가장 가까운 것은 도감 ‘장비 목록’의 ‘배치식 세정조’다. 열어서 ‘작동 보기’를 누르면, 웨이퍼가 희석 불산에 잠겨 표면의 아주 얇은 산화막이 녹아 없어지고, 마지막 건조조에서는 이소프로필 알코올(알코올의 일종) 증기가 물막을 걷어 낸다. 이 장비가 세정하는 것은 일반 웨이퍼이지 MEMS가 아니다. 다만 MEMS의 릴리스에도 비슷한 약액을 흔히 쓰는데, 녹이는 것이 구조 밑의 한 층 전체라는 점이 다르다. 그다음 말리는 단계가 바로 MEMS에서 스틱션이 가장 걱정되는 순간이다.
게임 속 회사, 칩, 인물은 모두 허구이며, MEMS 부분은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다. 다른 업계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게임에는 MEMS가 나오지 않는다. 가장 가까운 것은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의 종장인 챕터 13 ‘아버지의 손에’다. 선 대표 아버지가 보청기 칩 ‘Glowmere’가 들어간 새 보청기를 낀다. 그 보청기에 어떤 마이크가 쓰였는지는 게임에서 말하지 않는다.
fab24hr의 메인 스토리에서 보청기 칩 하나는 R&D 라인, 양산 팹, 후공정 공장을 거쳐 마지막에 보청기에 들어가 한 아버지의 손에 전해진다.
종장 플레이하기: Glowmere가 들어간 새 보청기 끼기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MEMS(미세전자기계시스템)란? 칩 위에 움직이는 작은 기계를 어떻게 만들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what-is-mems/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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