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입문 · 2강
트랜지스터: 백억 개가 넘는 스위치
칩이 계산하고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전기로 제어하는 수많은 작은 스위치 덕분이다. 휴대폰 칩 하나에만 이런 스위치가 백억 개 넘게 들어 있다. 이번 강에서는 스위치 하나에서 출발해 프로세서와 메모리까지 다룬다.
학습 목표
- ‘스위치’에 빗대어 트랜지스터가 하는 일과 평소에는 전류가 흐르지 않는 이유, 그리고 0과 1이 실제로는 선 하나에 걸린 전압의 높낮이라는 점을 설명할 수 있다.
- 두 종류의 스위치를 왜 한 쌍으로 묶는지(CMOS), 그리고 스위치를 직렬과 병렬로 이으면 어떻게 논리 게이트가 되고, 다시 덧셈을 하는 회로가 되는지 설명할 수 있다.
- 트랜지스터를 작게 만들 때 얻는 이점과, 칩이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전력을 소모하는 이유를 안다.
핵심 설명
트랜지스터는 전기로 여닫는 문
트랜지스터를 작은 수로라고 생각해 보자. 한쪽 끝의 입구를 소스, 다른 쪽 끝의 출구를 드레인이라고 한다. 그 사이 통로 위에는 게이트라는 문이 있는데, 아주 얇은 절연막을 사이에 두고 있어 통로에 직접 닿지 않는다. 흔한 형태에서는 입구와 출구가 n형 실리콘이고, 그 사이 아래쪽은 반대인 p형이다(도핑을 다루는 강에서 설명한다). 평소에는 전류가 지나가지 못해 스위치가 ‘꺼진’ 상태다. 게이트에 전압을 걸면 전자가 실리콘 표면으로 끌려와 전기가 통하는 길이 임시로 깔리고, 스위치가 ‘켜진다’. 전압을 없애면 그 길도 사라진다. 스위치를 제어하는 것도 전기이고 스위치가 내보내는 것도 전기이므로, 한 스위치의 출력으로 다음 스위치를 제어할 수 있다.
두 종류의 스위치를 한 쌍으로: CMOS
스위치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게이트에 전압을 걸어야 켜지고(NMOS), 다른 하나는 정반대로 게이트 전압이 낮아야 켜진다(PMOS). 가장 간단한 인버터를 보자. PMOS는 출력과 전원 사이에, NMOS는 출력과 접지 사이에 연결하고, 두 게이트를 하나로 묶어 입력으로 쓴다. 입력이 1이면 NMOS가 켜져 출력이 접지에 연결되므로 0이 된다. 입력이 0이면 PMOS가 켜져 출력이 전원에 연결되므로 1이 된다. 흔히 ‘켜지면 1, 꺼지면 0’이라고 하지만 정확한 말은 아니다. 프로세서 같은 논리 회로에서 0과 1은 선 하나에 걸린 전압의 높낮이이고, 스위치가 켜지느냐 꺼지느냐는 그 선이 전원에 연결될지 접지에 연결될지를 정한다. 전환하지 않는 동안에는 둘 중 하나가 늘 꺼져 있어 전원에서 접지로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으므로 전력이 아주 적게 든다. 이런 조합 방식을 CMOS라고 한다.
스위치를 직렬·병렬로 이으면 계산을 한다
스위치 두 개를 직렬로 이으면 둘 다 켜져야 길이 통하고, 병렬로 이으면 하나만 켜져도 통한다. 이 두 가지 연결 방식으로 출력이 언제 접지에, 언제 전원에 연결될지를 정한 것이 논리 게이트다. 예를 들어 접지 쪽에 두 개를 직렬로, 전원 쪽에 두 개를 병렬로 연결하면 두 입력이 모두 1일 때만 출력이 0이 된다. 이것을 NAND라고 하며, 뒤에 인버터를 하나 더 붙이면 ‘둘 다 1일 때만 1을 내는’ AND가 된다. 칩 안의 수는 2진법으로 쓰여 각 자리에는 0과 1만 있다. 한 자리 수 두 개를 더할 때 올림수는 AND로, 그 자리의 값은 ‘둘이 다를 때만 1을 내는’ XOR로 구한다. 여기에 오른쪽 자리에서 넘어온 올림수까지 함께 더하는 회로를 한 줄로 늘어놓으면 아주 긴 수도 더할 수 있다. 크기를 비교하는 회로, 조건에 따라 다음 단계를 고르는 회로를 더 만들고, 명령에 따라 이들을 한 단계씩 지휘하는 제어 회로를 더하면 프로세서의 핵심이 된다. 메모리는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저장해 두는 일을 맡는다. DRAM은 매우 빠르지만 전원이 끊기면 바로 잊어버리고, 플래시 메모리는 훨씬 느리지만 전원이 끊겨도 기억한다.
작을수록 빠르고 전력도 덜 들지만, 꽉 잠기지 않는다
스위치를 작게 만들면 같은 면적에 더 많이 넣을 수 있고, 한 번 전환할 때 채우고 비워야 하는 전하가 줄어 전환도 더 빨라진다. 그래서 휴대폰 칩 하나에 트랜지스터가 백억 개 넘게 들어간다. 나노미터(nm)는 10억분의 1미터, 곧 100만분의 1밀리미터다. 머리카락 굵기는 수만 나노미터 정도인데, 최신 칩에서 트랜지스터 사이의 간격은 수십 나노미터에 불과해 머리카락 굵기의 천분의 일도 안 된다. 그러나 너무 작아지면 꽉 잠기지 않는다. 게이트가 ‘꺼짐’이라고 해도 전류가 아주 조금 새어 나가는데, 이것을 누설 전류라고 한다. 하나에서 새는 양은 아주 적지만 백억 개 넘게 모이면 칩은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도 전력을 소모한다. 그래서 트랜지스터는 평평한 구조에서 세워진 구조로, 다시 통로를 사방에서 감싸는 구조로 바뀌며 게이트가 통로를 더 단단히 붙잡게 되었다.
흔한 오해
- 흔히 듣는 말휴대폰 사양의 RAM이 클수록 사진을 더 많이 저장할 수 있다.
- 실제로는사양에 적힌 RAM은 DRAM으로, 지금 쓰고 있는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담아 두며 전원이 끊기면 비워진다. 사진과 앱은 플래시 메모리에 저장되는데, 사양에 ‘128GB, 256GB’로 적힌 용량이 바로 이것이다. 두 메모리는 저마다 다른 일을 하며, 저장 용량은 RAM의 10배가 넘는 경우가 많다.
- 흔히 듣는 말뉴스에 나오는 ‘몇 나노’가 트랜지스터의 실제 크기다.
- 실제로는‘몇 나노’는 몇 번째 세대까지 왔는지를 말한다. 이름은 대체로 세대마다 0.7을 곱해 내려가는 식으로 붙였지만, 칩 위의 실제 치수는 그 비율대로 줄지 않았고, 나중에는 트랜지스터의 모양까지 바뀌었다. 그래서 이제 이름은 실제 치수 어느 것과도 맞지 않는다.
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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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챕터 10 ‘대기 전류’부터 시작하기: 아무 일도 하지 않는데 전력을 너무 많이 쓰는 칩 →
생각해 보기
- 휴대폰을 쓰지 않고 그냥 두어도 배터리는 조금씩 닳는다. 그 전기는 어디로 갔을까? 이번 강에서 읽은 내용으로 설명해 보자.
- 어떤 메모리는 전원이 끊기면 내용을 잊고, 어떤 메모리는 전원이 끊겨도 기억한다. 휴대폰에는 왜 두 가지가 다 필요할까? 일상에서도 비슷한 분업을 찾을 수 있을까?
수업 자료: 슬라이드
이 강의의 핵심, 모식도, 장비, 토론 질문을 슬라이드 한 벌로 만들었다. 그대로 화면에 띄워도 되고, 자신의 강의 자료에 넣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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