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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징과 테스트약 5분

번인이란? 칩은 왜 출하 전에 먼저 ‘구울까’

번인(burn-in)은 번인 테스트라고도 하며, 칩을 출하하기 전에 평소보다 뜨겁고 전압도 조금 높은 환경에서 전원을 걸어 일정 시간 동작시키는 과정이다. 목적은 칩을 태워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다. 타고나기를 약해 원래 얼마 쓰지 않아 고장 났을 칩들을 공장 안에서 먼저 고장 나게 해 골라내고, 사용자의 손에 들어간 뒤에 고장 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칩은 모두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나? 왜 또 고장 날까?

칩은 출하 전에 한 개도 빠짐없이 테스트를 받는다. 보통은 두 번이다. 웨이퍼를 자르기 전에 한 번, 패키징을 마친 뒤 파이널 테스트로 한 번 더 한다(무엇을 어떻게 테스트하는지는 ‘칩은 어떻게 테스트할까? 웨이퍼 테스트(CP)와 파이널 테스트(FT)의 차이’ 참고). 하지만 테스트가 묻는 것은 ‘지금 정상인가’이다.

어떤 칩은 지금은 정상이지만 아주 작은 결함을 안고 있다. 예를 들어 가는 와이어 하나가 충분히 단단하게 붙지 않았거나(와이어를 어떻게 연결하는지는 ‘와이어 본딩이란? 칩은 어떻게 외부와 연결될까’ 참고), 제조 중에 아주 작은 이물이 끼어 들어간 경우다. 처음 전원을 넣었을 때는 모든 것이 정상이고 테스트도 모두 통과한다. 그러다 몇 주에서 몇 달을 쓰는 동안 그 작은 결함이 점점 커져 결국 칩이 고장 난다.

이처럼 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고장 나는 것을 초기 고장이라고 하며, ‘초기 불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원인은 대개 제조 과정에서 남은 작은 결함이며, 칩의 설계가 나빠서가 아니다.

새로 산 셔츠에 단추 하나가 단단히 꿰매지지 않은 것과 같다. 입어 볼 때는 알 수 없지만, 몇 번 입다 보면 떨어진다.

욕조 곡선: 칩은 언제 가장 고장 나기 쉬울까?

같은 칩을 대량으로 사용하면서 기간별로 몇 개가 고장 났는지 기록해 선으로 그리면, 그 모양이 욕조와 매우 비슷하다. 그래서 욕조 곡선(bathtub curve)이라고 부른다. 곡선은 세 구간으로 나뉜다.

  1. 초기 고장: 쓰기 시작할 무렵에는 고장 비율이 비교적 높지만 빠르게 떨어진다. 작은 결함을 안고 있던 칩들이 일찍 하나둘 고장 나고, 남은 칩은 비교적 건강하기 때문이다. 이 구간은 보통 처음 몇 주에서 몇 달이다.
  2. 우발 고장: 이어지는 긴 구간에서는 고장 비율이 낮고 평평하다. 가끔 고장이 나기는 하지만 운에 가까워서, 어느 칩이 언제 고장 날지 예측할 수 없다.
  3. 마모 고장: 여러 해를 쓰고 나면 재료가 서서히 닳아 고장 비율이 다시 올라간다.

욕조는 왼쪽이 높고 바닥이 평평하며 오른쪽이 다시 올라간다. 번인이 다루는 것은 맨 왼쪽 구간뿐이다. 가운데의 운이나 오른쪽의 마모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욕조 곡선 모식도: 가로축은 사용 시간, 세로축은 시기별 고장 비율이다. 처음 쓰기 시작할 때는 비교적 잘 고장 나고(초기 고장), 가운데 긴 기간에는 거의 고장 나지 않으며, 여러 해 쓴 뒤에는 마모와 노화로 다시 서서히 늘어난다. 번인은 맨 앞 구간을 처리하고, 신뢰성 시험은 양 끝을 모두 본다.
칩이 언제 잘 고장 나는가: 처음 쓰기 시작하는 구간은 번인으로 모든 칩을 미리 걸러 낸다. 신뢰성 시험은 샘플을 뽑아 양 끝을 모두 본다. 앞쪽이 얼마나 높은지, 뒤쪽이 언제 올라가기 시작하는지. 모식도이며 숫자는 표시하지 않았다.

번인은 실제로 무엇을 할까?

칩을 망가뜨리는 화학 반응 가운데 상당수는 온도가 높을수록 빨리 진행된다. 전압을 조금 높이면 약한 부분도 더 빨리 드러난다. 그래서 칩을 오븐 같은 장비에 넣고 가열하면서 전원을 걸어 일정 시간 동작시킨다. 원래 사용자의 손에서 몇 주를 버틴 뒤 고장 났을 칩들이 공장 안에서 먼저 고장 난다.

온도는 흔히 섭씨 100도 이상으로, 예를 들어 125도다. 시간은 제품에 따라 몇 시간에서 며칠까지 다양하다. 요구 조건이 가장 엄격한 군용·우주용 부품은 규격상 모든 칩을 번인해야 하며, 한 번에 며칠씩 걸린다.

번인이 끝나면 다시 테스트해 고장 난 칩을 골라낸다. 끝까지 버틴 칩은 이미 욕조의 맨 왼쪽 구간을 지나온 것이므로, 그대로 출하한다.

왜 모든 칩을 번인하지 않을까?

번인은 좋아 보이지만 대가가 따른다.

  • 시간이 든다: 로트마다 몇 시간에서 며칠을 더 기다려야 하고, 그만큼 출하가 늦어진다.
  • 비용이 든다: 전용 장비가 필요하고, 한 번에 많은 칩을 넣어 하나하나 전원을 걸어야 하므로 공간도 차지하고 전력도 많이 쓴다.
  • 고장 난 칩은 버려야 한다: 번인에서 고장 난 칩은 원래 양품으로 집계되던 것이므로 이제 빼야 하고, 그만큼 수율이 낮아진다.
  • 너무 오래 해도 좋지 않다: 양품 칩도 수명을 조금 소모한다. 지나치게 하면 칩을 욕조의 오른쪽으로 일찍 밀어붙이는 셈이 된다.

그래서 모든 종류의 칩을 한 개 한 개 번인하지는 않는다. 주로 고장의 대가가 큰 제품에서 한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칩, 의료기기에 들어가는 칩, 항공기와 우주용 칩, 통신 기지국처럼 계속 켜 두어야 하는 장비의 칩이 그렇다. 이런 제품이 도로 한가운데나 병원 안에서 고장 나면, 그 대가는 며칠 더 번인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더 근본적인 방법도 있다. 작은 결함이 어느 공정에서 생기는지 찾아내 공정을 개선하는 것이다. 초기 고장이 충분히 줄어들면 번인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나아가 점차 없앨 수도 있다.

모든 칩을 번인하지 않는다면, 그 로트가 괜찮은지 어떻게 알까?

한 가지 절충안은 샘플링이다. 로트에서 몇백 개를 뽑아 고온에서 전원을 걸고 하루이틀 동작시킨 뒤 몇 개가 고장 나는지 본다. 많이 고장 나면 이 로트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먼저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하나도 고장 나지 않으면 비교적 안심할 수 있다.

하지만 샘플링으로는 약한 칩을 모두 걸러 낼 수 없다. 뽑히지 않은 칩은 그대로 출하된다. 샘플링이 답하는 것은 ‘이 로트가 대체로 괜찮은가’이지, ‘이 칩이 괜찮은가’가 아니다.

번인과 HTOL은 무엇이 다를까?

신뢰성 시험 중에는 번인과 자주 혼동되는 것이 하나 있다. HTOL(high temperature operating life, 고온 동작 수명 시험)이다. 둘 다 ‘고온에서 전압을 걸고 일정 시간 동작시키는’ 시험이지만, 답하려는 질문이 다르다.

번인은 선별(screening)이다. 출하할 칩을 모두 짧은 시간 동안 번인해, 약한 칩을 걸러 내는 것이 목적이다.

HTOL은 검증(qualification)이다. 새 제품이나 새 공정이 양산에 들어가기 전에 칩 일부를 뽑아 1,000시간, 약 6주 동안 연속으로 동작시킨다. 흔히 쓰는 가정에 따르면 여러 해의 사용을 이 기간 안에 압축해 넣는 셈이다. 흔한 기준은 3로트, 로트당 77개이며, 단 하나도 고장 나서는 안 된다. 이 시험이 증명하려는 것은 이 종류의 칩이 이 제조 방식으로 충분히 오래 견딘다는 점이다.

번인HTOL
목적선별: 약한 칩 걸러 내기검증: 이 종류의 칩이 충분히 견고한가
대상출하할 모든 칩뽑은 일부
기간몇 시간에서 며칠1,000시간, 약 6주
시점양산 중, 출하 전양산 시작 전
판정고장 난 칩은 빼고 나머지는 그대로 출하하나도 고장 나지 않아야 통과

한마디로 번인은 ‘이 칩이 타고나기를 약한가’를 묻고, HTOL은 ‘이 종류의 칩이 여러 해를 쓸 수 있는가’를 묻는다.

fab24hr에서는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12 ‘출하 전날 밤’에서 나는 후공정 공장 고객 담당이다. 보청기 칩 ‘Glowmere’의 초도 로트가 내일 아침 8시에 출하된다. 신뢰성 시험실의 샤오팡은 몇백 개를 뽑아 오븐에 넣고 고온에서 전원을 걸어 이틀 동안 초기 고장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샤오팡 뒤쪽 벽에는 욕조 곡선이 걸려 있다. 하지만 시험을 돌리고 분석까지 마치면 로트 전체가 1주일 늦어진다. 먼저 샘플링을 할지 예정대로 출하할지는 내가 결정하며, 샘플링 결과는 앞 챕터에서 와이어 본더를 멈추고 다시 조정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챕터 4 ‘2주 앞당기기’의 무대는 R&D 라인이고, 나는 개발 PIE 엔지니어다. HTOL은 막 500시간 중간 판독을 지났다. 3로트, 로트당 77개, 불량 0개이며, 아직 3주가 더 남았다. 고객은 2주 일찍 물건을 받고 싶어 하고, 나는 시험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지, 먼저 리스크 투입을 할지 제안해야 한다.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후공정 공장’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고객 담당을 찾으면 된다. 저녁 근무가 바로 챕터 12다. 오전 근무에서는 샤오팡이 신뢰성 시험실에서 고객이 반품한 샘플 하나를 함께 조사해 준다.

게임에서 Glowmere의 초도 로트는 모든 칩을 번인하는 것이 아니라 샘플링으로 초기 고장을 확인한다. 후공정 공장, 칩, 인물, 그리고 ‘이틀’ ‘1주 지연’ 같은 숫자는 모두 가상의 설정이다. 번인, 욕조 곡선, HTOL이 무엇인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다. 다른 업계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12 ‘출하 전날 밤’에서 나는 후공정 공장 고객 담당이다. 신뢰성 시험실의 샤오팡은 몇백 개를 뽑아 이틀 동안 초기 고장 시험을 돌릴 수 있다고 하고, 벽에는 욕조 곡선이 걸려 있다. 출하를 1주일 늦출지는 내가 정한다. R&D 라인을 무대로 한 챕터 4에서 기다리는 것은 HTOL이다.

fab24hr에서는 내일 아침 8시면 트럭이 물건을 실으러 온다. 먼저 샘플을 이틀 돌리고 로트 전체를 1주일 늦출지, 예정대로 출하할지는 내가 결정한다.

챕터 12에서 출하 전 이틀간 샘플링 시험 여부 결정하기

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글에 나오는 장비는 분해해서 볼 수 있어요: 신뢰성 시험 오븐.

이 글 인용하기‘번인이란? 칩은 왜 출하 전에 먼저 ‘구울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burn-in/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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