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은 어떻게 테스트할까? 웨이퍼 테스트(CP)와 파이널 테스트(FT)의 차이
칩은 만든 뒤 보통 두 번 테스트한다. 첫 번째는 웨이퍼를 아직 자르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웨이퍼 테스트로, 프로브 테스트 또는 CP라고도 한다. 두 번째는 칩을 패키징한 뒤에 하는 파이널 테스트로, FT라고도 흔히 부른다. 웨이퍼 테스트에서 불량 칩을 먼저 골라내 패키징에 비용을 쓰지 않고, 파이널 테스트에서 패키징한 칩이 여전히 양품인지 확인한 뒤에 출하한다.
왜 칩을 하나하나 모두 테스트하나?
웨이퍼 한 장은 팹에서 수백 단계를 거치고, 단계마다 칩 몇 개가 불량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웨이퍼 한 장에는 늘 불량 칩이 섞여 있다. 수율이 왜 100%에 이르지 못하는지는 “뉴스에서 말하는 ‘수율’이란?”에서 다뤘다.
문제는 불량을 겉모습으로는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칩 하나에는 작은 스위치가 수천만 개에서 백억 개 넘게 들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중 어느 것이 동작하지 않는지는 현미경으로 봐서는 찾을 수 없다. 유일한 방법은 전원을 넣고 일을 시켜 결과가 맞는지 보는 것이다.
그래서 칩 테스트는 몇 개를 뽑아 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칩이 한 번씩 시험을 치른다. 몇 명만 뽑아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 모두가 시험을 보는 것과 같다.
웨이퍼 테스트(CP)는 어떻게 하나?
공정을 마친 웨이퍼는 후공정 공장이나 테스트 전문 공장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 테스트 설비는 둘로 나뉜다. 테스터는 전원과 신호를 보내고 결과를 읽어 들이며, 프로버(prober)는 웨이퍼를 평평하게 놓고 정렬한 뒤 칩 한 칸씩 이동시킨다.
둘 사이에는 프로브 카드가 연결된다. 기판 한 장에 아주 가는 바늘이 칩의 접점 위치에 정확히 맞춰 늘어서 있다. 접점은 칩 표면에 있는 작은 금속 패드로, 칩은 이것을 통해 외부와 전원을 연결하고 신호를 주고받는다. 바늘이 닿으면 테스터가 칩과 ‘대화’할 수 있다. 칩 하나의 테스트가 끝나면 프로버가 웨이퍼를 다음 칩으로 옮긴다. 많은 프로브 카드는 한 번에 여러 칩에 바늘을 대 시간을 줄인다.
바늘은 오래 쓰면 닳고 이물이 묻는다. 바늘 끝이 더러워지면 접촉이 나빠져 양품 칩도 불량으로 측정되므로, 정기적으로 바늘을 청소한다.
왜 자르기 전에 먼저 테스트하나?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다. 패키징에는 재료와 장비, 시간이 든다. 불량 칩까지 패키징하면 이 비용이 모두 헛돈이 된다.
테스트가 끝나면 칩마다 결과에 따라 분류한다. 양품이 한 그룹, 불량은 불량 유형마다 한 그룹씩이며, 이 분류를 bin이라 한다. 결과는 다시 위치별로 그려 웨이퍼 맵을 만든다. 예전에는 불량 칩 위에 잉크 점을 찍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전자 맵으로만 저장한다. 웨이퍼를 자른 뒤 다이 본더가 맵에 따라 양품만 집어 패키징으로 보낸다.
웨이퍼 맵은 문제를 찾는 단서이기도 하다. 불량 칩이 고리 모양으로 늘어서 있거나 반듯한 격자 모양을 이루면, 어느 공정 단계에서 잘못됐는지 짐작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팹은 출하 전에 WAT라는 측정도 하는데, 웨이퍼 테스트와 자주 혼동된다. WAT는 칩과 칩 사이에 측정용으로 따로 만들어 둔 작은 구조를 측정해 그 로트가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보고, 웨이퍼 테스트는 칩 하나하나 자체를 테스트한다.
패키징 뒤에 왜 한 번 더 테스트하나?
패키징 과정에서도 칩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웨이퍼를 자르고, 칩을 기판에 붙이고, 가는 와이어를 한 가닥씩 연결한 뒤, 마지막으로 플라스틱으로 감싼다(단계별 내용은 패키징이란? 참고). 자를 때 모서리가 깨질 수 있고, 와이어가 단단히 붙지 않을 수 있으며, 플라스틱이 흘러 들어가면서 와이어를 밀어 서로 닿게 할 수도 있다. 일부 특성은 패키징 뒤에 달라지기도 한다.
게다가 패키징을 해야만 테스트할 수 있는 항목도 있다. 가장 간단한 예로, 패키지 바깥의 핀, 바닥의 솔더 볼, 내부의 와이어는 웨이퍼 상태에서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칩과 작은 부품을 함께 작은 모듈로 조립하는 제품도 있는데, 이런 제품은 조립을 마친 뒤에야 모듈 전체를 테스트할 수 있다.
파이널 테스트도 테스터로 테스트하며, 여기에 핸들러(handler)라는 장비를 함께 쓴다. 핸들러는 패키징한 칩을 집어 테스트 소켓에 넣어 바깥의 핀에 연결하고, 테스트가 끝나면 결과에 따라 서로 다른 트레이로 나눈다.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개를 한꺼번에 넣고 동시에 테스트하는 경우가 많다.
웨이퍼 상태에서 모든 항목을 패키징 뒤만큼 빠짐없이 테스트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떤 항목을 웨이퍼 테스트에서 먼저 하고 어떤 항목을 파이널 테스트로 미룰지는 테스트 시간, 비용, 수율 사이에서 저울질해 정한다.
도대체 무엇을 테스트하나?
항목은 많지만 쉽게 말하면 대략 다음과 같이 나뉜다.
- 제대로 연결되어 있는가: 접점과 핀이 하나하나 잘 연결되어 있는지, 서로 닿으면 안 되는 두 곳이 닿아 있지는 않은지 본다.
- 동작하는가: 설계에 따라 입력 한 세트를 넣고, 나오는 결과가 정답과 같은지 본다.
- 충분히 빠른가: 정해진 속도에서도 여전히 맞게 계산하는지 본다. 최고 동작 속도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 제품도 있다. 빠른 칩은 한 bin으로, 조금 느린 칩은 다른 bin으로 나눈다.
- 대기 상태에서 전류가 얼마나 새는가: 칩이 ‘꺼져’ 있을 때도 전류가 조금씩 누설된다. 누설이 너무 많으면 휴대폰이나 보청기처럼 배터리로 동작하는 기기가 오래 버티지 못한다.
- 고온에서도 저온에서도 괜찮은가: 칩의 특성은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고온과 저온 환경에서 한 번씩 테스트해 모두 규격 안에 드는지 확인하는 제품도 있다.
이런 문제들은 테스트 프로그램에 적혀 있다. 테스트 프로그램은 일종의 시험지로, 문제마다 무엇을 보는지, 몇 점이어야 합격인지가 정해져 있다. 합격선, 곧 상한과 하한을 어디에 둘지는 저울질의 문제다. 너무 빡빡하면 양품까지 걸러지고, 너무 느슨하면 불량이 고객에게 넘어간다.
CP와 FT, 표 하나로 보기
| 웨이퍼 테스트(CP) | 파이널 테스트(FT) | |
|---|---|---|
| 시점 | 웨이퍼 공정을 마친 뒤, 자르기 전 | 패키징을 마친 뒤, 출하 전 |
| 대상 | 웨이퍼 위의 아직 패키징하지 않은 칩 | 패키징한 칩 또는 모듈 |
| 연결 방법 | 프로브 카드의 가는 바늘을 접점에 댄다 | 테스트 소켓에 넣어 바깥의 핀이나 솔더 볼에 연결한다 |
| 목적 | 불량을 먼저 골라내 패키징 비용을 아낀다 | 패키징한 칩이 여전히 양품인지 확인한다 |
| 테스트 이후 | 웨이퍼 맵을 그리고, 양품만 패키징으로 보낸다 | bin별로 트레이에 나누고, 양품만 출하한다 |
테스트가 묻는 것은 ‘지금 양품인가’다. ‘한동안 쓰면 고장 나지 않을까’는 신뢰성이라는 별도의 분야다. 예를 들어 고온에서 전원을 넣은 채 일정 시간 ‘태워’ 초기 고장(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고장 나는 것)이 얼마나 나오는지 본다. ‘번인이란?’에서 자세히 다룬다.
fab24hr에서는
fab24hr의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에서 보청기 칩 ‘Glowmere’는 한 번만 테스트받지 않는다. 챕터 3은 R&D 라인이다. 초도 로트의 웨이퍼 테스트가 끝나면, 웨이퍼 맵 세 장에 나타난 이상한 모양이 각각 어디를 가리키는지 읽어 내야 한다. 챕터 10은 후공정 공장이다. 테스트 엔지니어가 되어 먼저 bin을 보고 가장 많은 불량 유형을 찾은 뒤, 대기 전류의 상한을 어디에 그을지 정해 테스트 프로그램에 써넣는다.
‘직장인의 하루’의 ‘오늘 나는’ 카드에서 ‘후공정 공장’을 누르고 테스트 엔지니어를 고르면, 네 근무가 모두 웨이퍼 테스트 구역에서 펼쳐진다. 심야에는 프로브 카드의 바늘 한 묶음이 더러워져 같은 위치에서 계속 양품 칩을 불량으로 측정한다. 오전은 챕터 10의 바로 그 근무다. 오후에는 상한을 넘지는 않았지만 주변 칩보다 눈에 띄게 높은 칩 몇 개를 따로 골라낼지 정해야 한다. 저녁에는 두 테스터의 측정값이 달라, 정답을 이미 아는 웨이퍼 한 장으로 대조해야 한다. 파이널 테스트는 같은 후공정 공장의 다른 구역에 있고, 고객 담당의 오후 근무에서 그곳에 가서 핸들러에 잼이 났을 때 어느 bin에도 들어가지 못한 12개를 찾는다.
게임 속 후공정 공장, 칩, 인물, 숫자는 모두 가상이다. 테스트가 무엇을 하는지, 왜 두 번 테스트하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3에서는 R&D 라인의 초도 로트가 웨이퍼 테스트를 마치고, 플레이어가 웨이퍼 맵을 읽는다. 챕터 10에서는 후공정 공장의 테스트 엔지니어가 되어 bin을 보고 대기 전류의 상한을 테스트 프로그램에 써넣는다. ‘직장인의 하루’에서 후공정 공장의 테스트 엔지니어를 고르면 네 근무가 모두 웨이퍼 테스트 구역에서 펼쳐진다.
fab24hr에서 테스트 엔지니어는 하루 종일 프로버와 bin 화면 사이를 오간다. 프로브 카드가 더러워졌을 때, 두 테스터의 측정값이 다를 때, 상한을 어디에 그을지, 모두 플레이어가 판단한다.
테스트 엔지니어로 플레이하며 칩 하나하나의 테스트 챙기기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글에 나오는 장비는 분해해서 볼 수 있어요: 웨이퍼 프로버 · 파이널 테스트 · 프로브 카드.
이 글 인용하기‘칩은 어떻게 테스트할까? 웨이퍼 테스트(CP)와 파이널 테스트(FT)의 차이’,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chip-testing/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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