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 원인 분석이란? 8D와 5 Why는 어떻게 쓸까
근본 원인 분석(root cause analysis)은 문제가 생긴 뒤 처음 눈에 띈 원인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파고들어, ‘이것을 고치면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층까지 찾아가는 것이며, 그 원인은 증거로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팹에서는 이 과정 전체를 이상 보고서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널리 쓰이는 형식이 8D다. 원인을 찾을 때 자주 쓰는 도구로는 ‘왜’를 다섯 번 연달아 묻는 5 Why와 피시본 다이어그램이 있다.
근본 원인은 ‘눈에 보이는 원인’과 무엇이 다를까?
두통을 생각해 보자. 진통제를 먹으면 머리가 더는 아프지 않다. 하지만 매일 잠이 부족해서 생긴 두통이라면 다음 주에도 또 아프다. 진통제는 증상을 다스릴 뿐이고, 수면 부족이 근본 원인이다. 장비도 마찬가지다. 부품이 빨리 망가지는 데 이유가 있다면, 새 부품으로 바꿔도 며칠 뒤 또 망가진다. 그래서 ‘어디가 망가졌는지’만이 아니라 ‘왜 망가졌는지’를 찾아야 한다.
8D란?
8D는 eight disciplines의 줄임말로, 여기서는 ‘여덟 단계’를 뜻한다. 이 문제 해결 형식은 1980년대부터 자동차 업계에서 널리 퍼졌고, 이후 여러 제조업에서 쓰게 되었다. 고객이 공급사에 품질 문제에 대한 회신을 요구할 때도 8D 보고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세부 양식은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사례: 같은 식각 장비에서 3주 연속 같은 파티클이 나온다
아래 사례는 가상이다.
어느 식각 장비는 매일 모니터 웨이퍼를 돌려 공정 후 파티클이 몇 개 늘었는지 센다(모니터 웨이퍼, 컨트롤 웨이퍼, 더미 웨이퍼란? 참고). 3주 연속으로 늘어난 파티클 수가 상한을 넘었고, 모두 크기와 모양이 비슷한 같은 종류였다. 처음 두 번은 챔버를 청소하고 부품 하나를 바꿨더니 며칠은 괜찮다가 다음 주에 또 나타났다. 세 번째에 팀장이 말했다. 8D대로 한번 짚어 보자고.
1단계(D1): 작은 팀을 꾸린다
서로 다른 곳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함께 조사한다. 공정, 장비, 결함 검사, 품질 담당이다. 저마다 자기 구간만 보이기 때문이다. 공정 담당은 데이터를 보고, 장비 담당은 장비 안에서 지난번에 무엇을 손댔는지 알고, 검사 담당은 파티클의 생김새를 알아본다. 혼자 조사하면 자기가 잘 아는 곳에서만 찾게 된다. 처음 두 번이 그랬다.
2단계(D2): 문제를 명확히 기술한다
사실과 숫자로 적는다. 무엇이(같은 종류의 파티클), 어디서(이 장비에서만, 웨이퍼 가장자리에 집중), 언제(3주 전부터, 챔버 클리닝 후 며칠이 지나면 다시), 얼마나(웨이퍼마다 수십 개 증가, 그동안 몇 로트가 거쳐 갔는지). 명확히 적어야 모두가 같은 문제를 찾고, 나중에 나아졌는지도 비교할 수 있다. ‘요즘 파티클이 많다’라고만 쓰면 사람마다 머릿속에 다른 문제를 떠올린다.
3단계(D3): 먼저 봉쇄한다
원인을 모르더라도 먼저 피해가 번지지 않게 막는다. 이를 봉쇄 조치라고 한다. 지난 3주 동안 처리한 로트를 먼저 홀드하고 한 장씩 검사하며, 장비 문제가 밝혀질 때까지 로트마다 모니터 웨이퍼를 한 장씩 더 돌린다. 먼저 막지 않으면 원인을 조사하는 며칠 동안 문제 있는 로트가 계속 다음 공정으로 흘러간다. 봉쇄 조치는 임시 조치일 뿐 종결로 볼 수 없다(홀드된 로트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홀드란? 참고).
4단계(D4): 근본 원인을 찾는다
먼저 피시본 다이어그램으로 가능한 원인을 펼쳐 놓는다. 문제를 물고기 머리에 쓰고, 뼈는 여섯 갈래로 나눈다. 흔히 ‘사람, 기계, 재료, 방법, 환경, 측정’으로 기억한다.
- 사람: PM 후 부품을 다시 조립한 방식은?
- 기계: 챔버 내벽에 쌓인 부착물, 노후 부품은?
- 재료: 가스나 웨이퍼 자체가 처음부터 오염되었나?
- 방법: 레시피나 PM 방식이 바뀌었나?
- 환경: 클린룸 공기, 웨이퍼 박스는?
- 측정: 파티클을 세는 장비가 잘못 센 것은 아닐까?
피시본 다이어그램은 가능성을 늘어놓을 뿐 어느 것이 맞는지 증명하지 못한다. 그다음에는 증거로 한 갈래씩 지워 나간다. 파티클 계수 장비를 표준 웨이퍼로 점검해 보니 이상이 없으므로 ‘측정’을 지운다. 같은 상자의 모니터 웨이퍼를 다른 식각 장비에서 돌리면 문제가 없으므로 ‘재료’와 ‘환경’을 지운다. 파티클은 이 장비에서만 나오고, 마지막 챔버 클리닝 후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므로 ‘기계’와 ‘방법’을 가리킨다. 이어서 파티클의 성분을 분석하고, 필요하면 단면 분석도 한다. 성분은 챔버 내벽에 쌓인 막과 같다(불량 분석(FA)이란? 참고).
그다음 이 실마리를 따라 ‘왜’를 다섯 번 연달아 묻는다.
- 왜 파티클이 생기나? 챔버 내벽에 쌓인 부착물이 벗겨져 떨어지기 때문이다.
- 왜 벗겨지나? 챔버 클리닝 시기가 오기 전에 너무 두껍게 쌓였기 때문이다.
- 왜 예전보다 빨리 쌓이나? 지난달 새 레시피로 바꿨는데, 이 레시피가 웨이퍼 한 장당 내벽에 남기는 양이 예전 레시피보다 많기 때문이다.
- 왜 챔버 클리닝은 그만큼 앞당겨지지 않았나? PM 주기를 여전히 예전 레시피 기준으로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 왜 아무도 바꾸지 않았나? 레시피 변경 신청서에 ‘PM 주기를 다시 계산해야 하는가’라는 칸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물으면 고칠 수 있는 프로세스에 닿는다. 이것이 근본 원인이다. 다른 방향으로도 물어야 한다. 왜 3주나 지나서야 알아챘을까? 처음 두 번은 챔버를 청소하고 바로 종결해 버려서, 세 번을 이어서 본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섯’은 관습일 뿐이다. 세 번 만에 바닥에 닿기도 하고, 더 많이 물어야 할 때도 있다. 묻는 사람에 따라 다른 길로 갈 수도 있으므로 모든 답에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처음 눈에 띈 ‘챔버가 더럽다’에서 멈추면 청소만 되풀이하다가 다음 주에 또 같은 일을 겪는다.
5단계(D5): 대책을 고르고, 먼저 작게 시험한다
대책은 근본 원인을 겨냥해야 한다. 이 레시피의 챔버 클리닝 주기를 다시 계산해 줄이고, 신청서에 그 칸을 추가한다. 먼저 이 장비에서 한동안 시험해 보며 파티클이 평소 수준으로 돌아오는지, 그리고 챔버 클리닝이 잦아지면서 장비가 로트를 돌릴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줄었는지 본다. 시험 없이 전면 적용하면 효과가 없을 수도 있고,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6단계(D6): 실행하고, 정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한다
정식으로 바꾼 뒤에는 몇 주 연속으로 모니터 웨이퍼와 관리도를 지켜본다(SPC 관리도란? 참고). 숫자가 계속 평소 범위 안에 머물러야 효과가 있다고 보며, 3단계의 임시 점검은 그때 비로소 거둔다. ‘다 했다’와 ‘효과가 있다’는 별개이기 때문이다. 다 했다는 말만 듣고 넘어가지 않고 증거를 본다. 확인 없이 종결하면 얼마 뒤 같은 일이 되돌아온다.
7단계(D7): 재발을 막고 수평 전개한다
새로운 방식을 SOP와 신청서에 반영해, 다음에 레시피를 바꾸는 사람이 기억에 기대지 않아도 빠뜨리지 않게 한다. 이어서 수평 전개를 한다. 같은 기종의 장비, 같은 레시피를 쓰는 장비에도 같은 빈틈이 있는지 확인해 함께 메운다. 이 장비 하나만 고치면 몇 달 뒤 옆의 같은 기종에서도 파티클이 나오기 시작해 처음부터 다시 조사해야 한다.
8단계(D8): 종결하고, 팀에 감사한다
전체 과정을 보고서로 정리해 보관하고, 함께 조사한 사람들에게 정식으로 감사를 표한다. 이 일은 모두가 함께 해낸 것이다. 기록이 남아 있으면 다음에 비슷한 일을 겪는 사람이 이번에 어떻게 찾고 어떻게 고쳤는지 찾아볼 수 있다. 남기지 않으면 다음 사람은 또 처음부터 조사해야 한다.
원인을 찾는 것은 누구의 잘못을 찾는 것일까?
아니다. 근본 원인 분석이 찾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프로세스의 빈틈이다.
5 Why에서 흔히 하는 실수는 ‘작업자의 부주의’까지 묻고 멈추는 것이다. 사람은 반드시 실수한다. ‘인적 과실’이라고만 쓰면 남는 대책은 ‘다음부터 조심’뿐이고, 빈틈은 그대로 남아 다음 사람도 똑같이 빠진다. 한 번 더 물어야 한다. 조심성 있는 사람도 왜 여기서 실수하게 될까? 답은 흔히 잘못 고르기 쉬운 화면이나 빠져 있는 점검 단계이며, 이런 것은 고칠 수 있다. 예를 들면 풀프루프를 넣는 것이다. 산업 안전 분야의 공개 지침도 원인을 ‘부주의’나 ‘절차 미준수’로 적으면 판단을 그르치기 쉽다고 지적한다. 더 많은 예는 MO란?에서 볼 수 있다.
fab24hr에서는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8 ‘시간에 쫓겨’가 바로 이상 보고서 이야기다. 플레이어는 양산 팹의 식각 공정 엔지니어다. 오후 근무에 수동 추가 식각 한 건이 잘못되었고, 15:00에 8D 표시가 붙은 보고서를 써야 한다. 발생 경위는 장비 기록을 옮겨 적고, 봉쇄 조치, 영향, 근본 원인 세 칸은 세 사람에게서 근거를 받아 와야 한다. 팀장에게 제출할 때 저우 선배는 근본 원인을 ‘부주의’로 써야 한다고 본다. 선배 말대로 고칠지, 조심성 있는 사람도 왜 실수하게 되는지를 쓸지는 플레이어가 정한다. 16:30 검토 회의에서 팀장은 “같은 수동 조작이 다른 곳에도 있어요?”라고 묻는데, 이것이 바로 수평 전개다. 대책 세 가지에는 각각 담당자와 기한이 있어야 한다. ‘직장인의 하루’에서 식각 공정 엔지니어로 플레이하는 오후 근무도 이 이야기다.
챕터 9 ‘퇴근 미수’에서는 보고서를 위로 올릴 한 장짜리로 줄여야 한다. ‘누가 조작했나’라는 줄을 남겨 두면 팀장이 이름을 빼 달라고 한다. 품질 엔지니어가 되면 저녁 근무에 팀장이 묻는다. 대책 세 가지의 기한이 되는 날, 그 대책이 완료됐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게임 속 회사, 인물, 장비, 화면은 모두 가상이며, 위의 식각 장비 파티클 사례도 지어낸 것이다. 8D, 5 Why, 피시본 다이어그램의 쓰임새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으며, 양식은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식각 공정 엔지니어(양산 팹 › 공정 › 식각)가 되면 오후 근무 15:00에 8D 표시가 붙은 이상 보고서를 써야 한다. 근본 원인 칸은 그 화면을 자주 쓰는 사람에게 물어봐야 채울 수 있다. 16:30 검토 회의에서는 대책 세 가지마다 맡을 사람이 정해져야 한다.
fab24hr에서 근본 원인 칸에 ‘부주의’라고 쓸지, 조심성 있는 사람도 왜 실수하게 되는지를 쓸지는 플레이어가 정한다.
챕터 8 플레이하기: 사람이 아니라 빈틈을 찾는 이상 보고서 쓰기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근본 원인 분석이란? 8D와 5 Why는 어떻게 쓸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root-cause/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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