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지스터란? 휴대폰 칩 하나에 왜 스위치가 백억 개 넘게 있을까
트랜지스터는 칩의 가장 기본적인 부품으로, 전기로 제어하는 작은 스위치다. 칩 속의 1과 0은 선 하나에 걸린 전압의 높고 낮음이다. 스위치가 켜지느냐 꺼지느냐에 따라 이 선이 전원(전압이 높으면 1)에 연결되는지, 접지(전압이 낮으면 0)에 연결되는지가 정해진다. 스위치 하나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적어서, 아주 많은 스위치를 이어야 무언가를 계산할 수 있다. 그리고 스위치를 작게 만들수록 같은 면적에 더 많이 넣을 수 있다. 그래서 지금 휴대폰 칩 하나에는 트랜지스터가 백억 개 넘게 들어 있다.
트랜지스터는 어떻게 생겼을까?
작은 수로를 떠올려 보자. 한쪽 끝은 입구, 다른 쪽 끝은 출구이고, 그 사이 구간을 채널이라고 하며, 채널 위에는 수문이 하나 있다. 수문이 열리면 전기가 입구에서 출구로 흘러 스위치가 ‘켜짐’이 되고, 수문이 닫히면 전기가 지나가지 못해 스위치가 ‘꺼짐’이 된다.
정식 이름은 소스(입구), 드레인(출구), 게이트(수문)다. 세 이름은 마침 모두 물과 관련이 있다. 소스는 물이 나오는 원천, 드레인은 물이 빠지는 배수구, 게이트는 수문이다. 입구와 출구의 두 영역은 실리콘에 붕소, 인 같은 원자를 넣어 만드는데, 흔히 쓰는 방법을 이온 주입이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게이트다. 게이트는 사실 아래의 채널에 닿지 않고, 그 사이에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아주 얇은 절연막이 있다. 게이트에 전압을 걸면 아래의 실리콘에 전기가 통하는 길이 ‘끌어당겨지듯’ 생겨 입구와 출구가 연결되고, 전압을 없애면 이 길이 사라진다. 실리콘이 이렇게 전기가 통했다 안 통했다 할 수 있는 것은 반도체의 특성 때문이다. 먼저 반도체란?을 읽어 보자.
스위치 하나로 어떻게 계산을 할까?
스위치를 제어하는 것도 전기이고, 스위치가 내보내는 것도 전기다. 그래서 한 스위치의 출력으로 다음 스위치의 게이트를 제어할 수 있다. 설계에 따라 많은 스위치를 이렇게 이으면 덧셈을 하고, 크기를 비교하고, 숫자 하나를 기억할 수 있다. 이것을 한 단계씩 조합해 올라가면 사진을 찍고 길을 안내하는 칩이 된다. 스위치 하나하나는 ‘켜짐 또는 꺼짐’이라는 한 가지 일밖에 못 하므로, 칩이 할 일이 많을수록 스위치도 많이 필요하다.
지금의 칩은 흔히 두 종류의 스위치를 한 쌍으로 묶는다. 하나는 게이트에 전압을 걸어야 켜지고, 다른 하나는 정반대로 게이트에 전압이 없어야 켜진다. 하나는 출력을 전원에 연결하고 다른 하나는 접지에 연결하는데, 같은 순간에는 하나만 켜진다. 그래서 스위치가 ‘켜짐’이라고 해서 꼭 1인 것은 아니다. 입력이 1일 때는 접지 쪽 스위치가 켜져서 출력은 오히려 0이 된다.
왜 점점 작게 만들까?
1970년대 초, 컴퓨터의 ‘두뇌’로 쓰인 최초의 칩들에는 트랜지스터가 몇천 개뿐이었다. 지금 휴대폰 칩 하나에 백억 개가 넘게 들어 있는 것은 계속 작게 만들어 온 덕분이다. 작게 만들면 좋은 점이 세 가지다.
- 더 많이 넣을 수 있다: 가로와 세로를 각각 0.7배로 줄이면 면적은 거의 절반이 되어, 같은 면적에 스위치를 두 배로 넣을 수 있다. 최신 칩에서는 트랜지스터가 빽빽하게 늘어서 있고, 간격은 수십 nm에 불과해 머리카락보다 천 배 이상 가늘다.
- 전력을 덜 쓴다: 한 번 전환할 때마다 전하를 조금 게이트에 채웠다가 다시 내보내야 한다. 작은 컵을 가득 채웠다가 비우는 것과 같다. 트랜지스터가 작을수록 컵도 작아져, 한 번에 드는 전기가 적다.
- 빠르다: 컵이 작으면 빨리 찬다. 입구에서 출구까지의 길도 짧아져 스위치가 더 빨리 전환된다.
그래서 수십 년 동안 모두가 트랜지스터를 더 작게 만들 방법을 찾아왔다. 뉴스에서 말하는 ‘몇 나노’는 이 일이 몇 번째 세대까지 왔는지를 가리킨다. 뉴스에서 말하는 ‘2나노’는 무엇이 2나노일까?를 읽어 보자.
너무 작게 만들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가장 큰 문제는 꽉 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입구와 출구가 너무 가까워지면 가운데 채널이 아주 짧아진다. 게다가 게이트는 채널 위에만 덮여 있어서, 위쪽은 제어할 수 있지만 아래쪽은 잘 제어하지 못한다. 그 결과 게이트가 분명히 ‘꺼짐’이라고 하는데도 전기가 입구에서 출구로 조금씩 새어 나간다. 이것이 누설 전류다.
게이트 아래의 절연막에도 같은 문제가 있다. 절연막도 점점 얇아졌는데, 약 2nm 이하로 얇아지자 그대로 뚫고 지나가는 전자가 갑자기 많아져 새는 길이 하나 더 생겼다. 결국 재료를 바꿔야 했다. 다른 절연 재료를 써서 조금 두껍게 만들어도 게이트가 똑같이 채널을 제어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스위치 하나가 새는 전기는 무시해도 될 만큼 적지만, 백억 개가 넘게 모이면 휴대폰을 쓰지 않고 놓아두어도 전력을 쓰고 칩이 뜨거워진다. 예전에는 한 세대 작아질 때마다 전압도 함께 낮아져, 빠르면서도 전력을 덜 썼다. 그런데 전압을 낮추면 스위치가 ‘켜지는’ 문턱도 함께 낮춰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너무 느리게 켜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턱이 낮아지면 꺼져 있을 때 더 많이 샌다. 그래서 2000년대 중반쯤에는 전압을 더 낮추기 어려워졌고, ‘비례 축소’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꽉 꺼지게 할까?
부드러운 물호스를 물 한 방울 새지 않게 쥐어야 한다고 생각해 보자. 손가락 하나로 위에서만 누르면 아래로 여전히 샌다. 손으로 세 면을 쥐면 훨씬 단단해지고, 한 바퀴를 통째로 감싸 쥐면 가장 단단하다. 트랜지스터의 구조도 이 방향으로 바뀌어 왔다.
- 평평한 구조: 채널이 실리콘 표면에 평평하게 놓이고, 게이트는 그 위에만 덮인다. 아주 오랫동안 트랜지스터는 이런 모양이었다.
- 세운 얇은 판: 채널을 세워 아주 얇은 벽으로 만들고, 게이트가 위와 양옆 세 면에서 감싼다. 세우면 면적도 덜 차지한다. 단층집을 고층 건물로 바꾸는 것과 같다. 대략 2010년대부터 가장 앞선 칩들이 차례로 이 구조로 바뀌었다.
- 사방을 감싸는 구조: 채널을 여러 장의 얇은 판을 쌓은 형태로 만들고, 게이트가 판 하나하나의 위아래와 좌우를 모두 감싼다. 가장 최근 몇 세대, 뉴스에서 말하는 3나노와 2나노 전후부터 쓰이기 시작했고, 바꾼 시기는 회사마다 다르다.
구조를 바꿀 때마다 게이트가 채널을 더 단단히 붙잡아 더 꽉 꺼지게 되었고, 그래서 트랜지스터를 계속 작게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는 비례 축소만이 아니라 모양을 바꾸는 데 기대게 되면서, ‘몇 나노’라는 이름과 실제 크기의 차이도 점점 커졌다.
fab24hr에서는
fab24hr의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은 가상의 보청기 칩 ‘Glowmere’를 따라간다. 이 칩은 버튼형 전지 하나로만 버티기 때문에, R&D 라인에서부터 모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대기 중의 누설 전류다. 챕터 1에서는 웨이퍼 몇 장의 트랜지스터를 일부러 빠른 쪽, 느린 쪽으로 만들지(코너) 정해야 한다. 빠른 쪽은 빨리 동작하지만 가장 많이 샌다. 챕터 3에서 WAT 결과가 돌아오는데, 측정하는 것은 웨이퍼 위 TEG의 전류, 저항, 누설 전류다. 챕터 10에서는 테스트 엔지니어가 대기 전류가 얼마나 높으면 걸러 낼지를 정해야 한다. ‘직장인의 하루’에서 개발 라인 퍼니스의 개발 공정 엔지니어가 되면, 오전 근무에 게이트 아래 절연막을 얼마나 얇게 키울지 정해야 한다. 조금 얇으면 스위칭이 빨라지지만, 너무 얇으면 또 샌다. 게임 속 회사, 칩, 인물과 수치는 모두 가상이다. 트랜지스터가 어떻게 켜지고 꺼지는지, 왜 누설 전류가 생기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다. 다른 업계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의 보청기 칩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대기 중의 누설 전류다. 챕터 3에서 WAT가 측정하는 것은 TEG의 전류와 누설 전류이고, 챕터 10 ‘대기 전류’에서는 얼마나 새면 걸러 낼지를 내가 정해야 한다.
fab24hr에서 누설 전류는 교과서 속 단어만이 아니다. 보청기 칩의 전지가 며칠을 버티느냐는 칩이 얼마나 새느냐와 크게 관련이 있다.
챕터 10 ‘대기 전류’부터 플레이하기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트랜지스터란? 휴대폰 칩 하나에 왜 스위치가 백억 개 넘게 있을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what-is-transi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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