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말하는 ‘수율’이란? 1% 차이가 왜 클까
뉴스에서 흔히 말하는 ‘수율’은 웨이퍼 한 장에서 만들어진 칩 가운데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100개를 만들어 90개가 양품이면 수율은 90%다.
90%면 괜찮게 들리지만, 뉴스는 수율이 몇 퍼센트포인트 차이 나는 것을 큰일처럼 다루곤 한다. 이를 제대로 설명하려면 칩을 어떻게 ‘굽는지’부터 시작해야 한다.
웨이퍼 한 장에는 칩이 몇 개 있을까?
칩은 하나씩 만들지 않는다. 공장은 둥글고 아주 얇은 실리콘 판, 즉 웨이퍼 위에 똑같은 칩을 한꺼번에 많이 만든다. 작은 칩은 한 장에 천 개 넘게 들어가고, 아주 큰 칩은 수십 개밖에 들어가지 않는다. 다 만든 뒤에 잘라서 하나씩 패키징한다.
쿠키를 굽는 것과 비슷하다. 한 판을 통째로 오븐에 넣으면 꺼냈을 때 늘 몇 개는 타고 몇 개는 귀퉁이가 깨져 있다. 수율이 묻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이 한 판에서 팔 수 있는 것은 얼마나 되는가?
왜 모든 칩이 양품일 수 없을까?
칩에서 가장 가는 선은 머리카락보다 천 배 넘게 가늘다. 이렇게 작은 것에는 흔한 불량 유형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무언가가 떨어지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파티클 하나가 하필 잘못된 자리에 떨어지면 두 선이 서로 붙거나 선 하나가 끊어질 수 있다. 클린룸이 아무리 깨끗해도 파티클이 하나도 없을 수는 없다.
다른 하나는 조금 틀어지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느 층의 막이 조금 두껍거나, 선폭이 규격보다 조금 넓거나 좁으면, 칩이 작동은 하더라도 너무 느리거나 대기 중에 새는 전류가 너무 많아 역시 양품으로 칠 수 없다.
단계마다 99.9%면 마지막에 얼마나 남을까?
웨이퍼 한 장은 웨이퍼 투입부터 완성까지 공장 안에서 수백 단계를 거치고, 단계마다 칩이 몇 개씩 망가질 수 있다. 단순화한 계산으로 보자. 단계마다 칩 1,000개 중 1개만 망가진다고, 즉 단계마다 99.9%가 양품이라고 가정한다.
한 단계를 거치면 99.9%가 남는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남은 양품 가운데 다시 1,000분의 1이 망가지므로 두 단계를 거치면 99.9% × 99.9%다. 이렇게 계속 곱해 나가면 다음과 같다.
- 100단계: 약 90%가 남는다
- 300단계: 약 4분의 3이 남는다
- 500단계: 약 60%가 남는다
단계마다 아주 조금씩만 차이 나도 곱하면 큰 차이가 된다. 반대로 500단계를 다 거친 뒤 95%를 남기려면 단계마다 99.99%, 즉 1만 개 중 1개만 망가져야 한다.
실제로는 단계마다 문제가 생길 확률이 모두 다르다. 여기서는 곱셈의 위력을 보려는 것뿐이다. 어느 공정이든 조금 더 틀어지면 그것이 최종 수율에 곱해져 들어간다. 그래서 팹은 공정 하나하나를 이렇게 조심스럽게 다룬다.
칩이 클수록 수율은 왜 낮아질까?
다시 쿠키 굽기로 돌아가자. 판마다 탄 자국이 10개씩 무작위로 떨어진다고 가정한다.
작은 쿠키를 만들면 한 판에 100개가 들어가니, 탄 자국 10개가 망가뜨리는 것은 많아야 10개이고 90%는 팔 수 있다. 큰 쿠키를 만들면 한 판에 10개뿐이어서, 같은 탄 자국 10개에 평균 6~7개가 당한다(한 개에 탄 자국이 여러 개 떨어지기도 한다).
칩도 마찬가지다. 결함의 수가 비슷하다면 칩이 클수록 결함에 맞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수율을 볼 때는 먼저 칩의 크기를 알아야 하며, 크기가 다른 두 칩의 수율을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다.
1% 차이가 왜 클까?
웨이퍼 한 장에서 양품이 몇 개 나오든 드는 비용은 거의 같다. 재료, 장비 사용 시간, 전기, 물, 인력은 만드는 동안 이미 다 쓰였다. 양품이 적을수록 양품 하나가 분담해야 하는 비용이 커진다.
가정한 숫자로 계산해 보자. 웨이퍼 한 장에 칩이 1,000개 있다고 가정한다.
| 수율 | 양품 칩 | 양품 하나가 분담하는 비용 |
|---|---|---|
| 90% | 900개 | 1배 |
| 60% | 600개 | 1.5배 |
| 45% | 450개 | 2배 |
생산량이 많으면 1%의 차이가 더 뚜렷하게 보인다. 한 달에 이런 웨이퍼를 1만 장 만든다고 다시 가정하자(이것도 가정한 숫자다). 수율이 90%에서 91%로 오르면(1퍼센트포인트 증가) 웨이퍼 한 장마다 양품이 10개씩 늘어 한 달에 10만 개가 더 나온다. 이 웨이퍼는 원래 만들 것이었으니 팹 입장에서는 비용이 거의 더 들지 않는다. 반대로 수율이 1% 떨어지면 칩 10만 개를 만들고도 팔 수 없다.
수율이 예상보다 낮으면 골치 아픈 일이 하나 더 있다. 고객에게 약속한 수량이 모자란다. 이를 메우려면 웨이퍼를 더 투입해야 하는데, 웨이퍼 한 장은 투입부터 완성까지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리므로 보충 물량은 늦게 도착한다.
새 칩의 수율은 왜 처음에 낮을까?
새로운 세대의 공정(뉴스에서 말하는 ‘2나노’ 같은 것)이나 새로 설계한 칩은 생산을 막 시작할 때 아직 발견되지 않은 문제가 많다. 어느 공정의 조건이 아직 덜 정확한지, 어느 장비가 웨이퍼 가장자리를 다르게 가공하는지, 포토마스크에 오염이 있는지 등이다. 신제품을 처음 만드는 몇 로트를 시생산이라고 하는데, 이때의 수율은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엔지니어는 원인을 하나씩 찾는다. 먼저 어떤 불량 유형이 가장 많은지, 웨이퍼의 어디에서 불량이 나는지 보고 가장 큰 원인을 해결한 뒤 다음 원인으로 넘어간다. 원인을 하나 해결할 때마다 수율이 한 단계씩 올라간다.
뒤로 갈수록 점점 느려진다. 남은 원인은 점점 작아지고 찾기도 어려워진다. 수율이 충분히 높아져 생산이 경제성을 갖추어야 비로소 대량 생산을 시작한다. 이렇게 위로 올라가다가 점차 평평해지는 곡선이 뉴스에서 말하는 ‘수율 램프업’이며, 학습 곡선이라고도 한다.
어떤 칩이 양품인지는 어떻게 알까?
웨이퍼가 완성되면 자르기 전에 보통 먼저 웨이퍼 테스트를 한다. 프로브 카드의 아주 가는 바늘 여러 개를 칩의 접점에 대고 전기를 흘려 측정한다. 몇 개만 샘플링하는 것이 아니라 칩 하나하나를 모두 테스트한다.
테스트가 끝나면 칩마다 결과에 따라 분류한다. 양품은 한 부류로, 불량품은 불량 유형별로 각각 한 부류로 나누는데, 이 분류를 bin이라고 한다. 그다음 결과를 위치에 따라 웨이퍼 맵으로 그리며, 양품과 불량품을 각각 다른 색으로 표시한다. 자른 뒤에는 양품만 패키징한다.
웨이퍼 맵은 원인을 찾는 단서이기도 하다. 불량이 아무 규칙 없이 흩어져 있다면 무작위로 떨어진 파티클일 가능성이 높다. 가장자리에 한 바퀴 몰려 있거나, 노광 샷마다 같은 위치에 있거나, 호 모양으로 늘어서 있다면 대개 특정 공정, 특정 장비, 또는 포토마스크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다음에 뉴스를 보면 이렇게 읽으면 된다
- ‘수율 부진’: 만들어진 칩 가운데 불량이 예상보다 많다는 뜻이다. 양품 하나하나가 비싸지고, 약속한 수량을 제때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
- ‘수율 개선’: 같은 웨이퍼에서 양품 칩이 늘었다는 뜻이다. 원가가 내려가고 납품할 수 있는 물량도 늘어난다.
- ‘수율 램프업’: 새 공정이나 새 칩의 생산을 막 시작해, 엔지니어가 불량 원인을 하나씩 해결하며 수율이 한 단계씩 올라가는 중이라는 뜻이다.
- ‘양산 수준의 수율 달성’: 양품 비율이 충분히 높아져 생산이 경제성을 갖추었으니 대량 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fab24hr에서는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3에서 플레이어는 R&D 라인의 개발 PIE 엔지니어다. 보청기 칩 ‘Glowmere’의 초도 로트가 웨이퍼 테스트를 마쳤고, 웨이퍼 맵 세 장에 각각 이상한 모양이 하나씩 있다(가장자리 한 바퀴, 한 칸 한 칸, 호 하나). 각각이 어디를 가리키는지 알아내야 한다. 챕터 10에서는 후공정 공장의 테스트 엔지니어다. 먼저 bin에서 가장 많은 불량 유형을 찾고, 그것이 웨이퍼의 어디에 있는지 본 뒤, 마지막으로 대기 전류의 상한을 어디에 둘지 정한다. 조금 더 엄격하게 잡으면 수율이 5퍼센트포인트 가까이 떨어져 초도 로트의 수량이 모자라게 된다. 게임 속 회사, 칩, 인물, 수율 수치는 모두 가상이다. 수율이 무엇이고 왜 100%가 될 수 없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3에서는 R&D 라인의 초도 로트가 웨이퍼 테스트를 마치고, 웨이퍼 맵 세 장에서 이상한 모양을 찾아내야 한다. 챕터 10에서는 후공정 공장의 테스트 엔지니어가 되어 bin과 웨이퍼 맵을 보고 테스트 상한선 하나를 정하는데, 그에 따라 수율도 달라진다.
fab24hr에서는 테스트 상한을 조금만 엄격하게 잡아도 수율이 몇 퍼센트포인트 떨어지고, 초도 로트의 물량도 모자라게 된다.
챕터 10 플레이하며 테스트 엔지니어로 상한선 정하기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뉴스에서 말하는 ‘수율’이란? 1% 차이가 왜 클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what-is-yield/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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