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P란? 웨이퍼를 왜 평평하게 갈아야 할까
CMP는 화학적 기계 연마(chemical mechanical polishing)로, 화학적 기계 평탄화(planarization)라고도 한다. 슬러리(연마액)로 웨이퍼 표면을 무르게 만들면서, 회전하는 연마 패드로 솟아오른 부분을 갈아 내 표면을 평평하게 만든다. 칩은 한 층씩 쌓아 올려 만드는데, 층을 하나 쌓을 때마다 표면이 울퉁불퉁해진다. 먼저 평평하게 갈지 않으면 다음 층의 패턴을 선명하게 찍을 수 없다. 그래서 웨이퍼 한 장이 칩이 되기까지 CMP를 여러 번 거친다.
웨이퍼 표면은 왜 울퉁불퉁해질까?
칩은 빌딩과 비슷하다. 맨 아래에 트랜지스터가 있고, 그 위로 금속 배선이 한 층 한 층 올라간다. 층마다 대략 이렇게 만든다. 재료를 한 층 깔고, 패턴을 찍고, 패턴에 따라 필요 없는 부분을 깎아 낸 뒤, 다음 층을 깐다.
새로 깐 막은 아래쪽 모양을 그대로 따라 자란다. 울퉁불퉁한 탁자 위에 식탁보를 깔면 식탁보도 울퉁불퉁해지는 것과 같다. 금속 배선을 만들 때는 흔히 절연막에 먼저 트렌치(홈)를 파 두고 웨이퍼 전체를 금속으로 덮는데, 그러면 트렌치 바깥에도 금속이 한 층 더 남는다.
그대로 두면 높낮이 차이가 층마다 쌓여 10분의 몇 마이크로미터에 이를 수 있다. 아주 작아 보이지만, 다음 공정 입장에서는 이미 너무 크다. 박막이 어떻게 한 층씩 쌓이는지는 박막 공정이란?에서 다룬다.
표면이 평평하지 않으면 왜 다음 층이 선명하게 찍히지 않을까?
칩의 패턴은 포토 공정(포토리소그래피)으로 찍는다. 노광 장비가 렌즈 한 세트로 회로 패턴을 웨이퍼 위에 투영하는 것이다. 렌즈에는 한계가 있어서, 특정 높이 근처에서만 패턴이 선명하게 맺힌다.
휴대폰으로 꽃을 가까이 찍어 보면 알 수 있다. 꽃 한 송이에 초점을 맞추면 그 앞과 뒤는 흐려진다. 앞뒤로 동시에 선명하게 찍히는 거리의 범위를 피사계 심도라고 한다. 노광 장비에도 이런 범위가 있으며, 이를 초점 심도(depth of focus)라고 한다. 노광 장비의 초점 심도는 매우 얕다. 한 대학 강의 자료는 이전 세대 장비를 예로 들어 위아래로 약 0.35마이크로미터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머리카락보다 백 배 넘게 가는 폭이다. 렌즈가 발전해 더 가는 선을 찍을 수 있을수록 초점 심도는 대개 더 얕아진다.
그래서 표면의 높낮이 차이가 초점 심도와 비슷해지기만 해도, 같은 패턴을 찍었을 때 어떤 곳은 선명하고 어떤 곳은 흐려진다. 흐려진 곳에서는 찍힌 선의 폭, 곧 선폭이 정확하지 않다. 평탄화하고 나면 웨이퍼 전체가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범위 안에 들어온다. 노광으로 어떻게 찍는지는 포토리소그래피(포토 공정)란?에서 다룬다.
CMP는 어떻게 갈까?
CMP 장비의 주요 구성은 다음과 같다.
- 연마 패드: 커다란 회전판(플래튼)에 붙어 있는, 웨이퍼보다 큰 패드다. 대개 작은 구멍이 많은 단단한 플라스틱(폴리우레탄)으로, 단단한 스펀지와 비슷하다.
- 연마 헤드: 웨이퍼를 뒤집어 앞면이 아래를 향하게 흡착한 뒤 연마 패드에 눌러 댄다.
- 슬러리: 아주 미세한 입자와 화학 약품을 섞은 물로, 연마하는 동안 패드 위에 계속 떨어뜨린다.
- 컨디셔너: 표면에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원판으로, 수시로 연마 패드를 긁어 표면을 거칠게 유지한다.
플래튼과 연마 헤드가 함께 돌면서 웨이퍼가 패드 위에서 갈린다. 왜 평평해질까? 사포를 감은 평평한 나무토막으로 울퉁불퉁한 나무판을 문지른다고 생각해 보자. 사포에 먼저 닿는 것은 당연히 튀어나온 곳이므로 볼록한 곳이 먼저 깎이고, 오목한 곳은 나중에야 닿는다. CMP도 마찬가지로, 높은 곳에 힘이 더 많이 걸려 더 빨리 갈리므로 높낮이 차이가 갈수록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더 세게 누르고 더 빨리 돌릴수록 더 빨리 갈린다.
왜 ‘화학’과 ‘기계’를 함께 쓸까?
화학 용액만 쓰면 웨이퍼 전체를 약액에 담그는 것과 같다. 높은 곳과 낮은 곳이 함께 녹아 표면은 여전히 울퉁불퉁하다. 기계로만 갈면 거친 사포로 힘껏 문지르는 것과 같다. 평평하게는 되지만 긁히기 쉽고, 아래쪽 재료까지 상할 수 있다. 칩의 선은 머리카락보다 천 배 넘게 가늘어서 그런 손상을 견디지 못한다.
CMP는 이 둘을 합친다. 슬러리가 먼저 맨 위의 얇은 층에 변화를 일으켜 무르고 갈기 쉽게 만들면, 연마 패드와 미세 입자가 가볍게 훑고 지나가기만 해도 그 층이 깎여 나간다. 냄비를 크림 세제로 닦는 것과 비슷하다. 크림 세제가 눌어붙은 곳을 불려 놓으면 스펀지로 살짝 문질러도 떨어지니, 쇠 수세미로 박박 긁을 필요가 없다.
어디까지 갈고 멈출까?
CMP는 많이 갈수록 좋은 것이 아니다. 아래쪽 어떤 층이 막 드러나는 순간에 멈춰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금속을 트렌치 안에만 남을 때까지 갈거나, 미리 아래에 깔아 둔 잘 갈리지 않는 층에 닿을 때까지 간다.
웨이퍼는 앞면이 아래를 향하고 있어 장비가 직접 볼 수 없으므로 신호로 판단해야 한다. 이를 엔드포인트 검출(endpoint detection)이라고 한다. 흔히 쓰는 신호로는 예를 들어 다음 두 가지가 있다.
- 모터가 쓰는 힘: 표면이 다른 재료로 바뀌면 마찰이 달라지고, 모터가 내야 하는 힘도 따라 달라진다.
- 반사광: 패드 아래의 작은 창으로 빛을 쏘아 올리면, 금속과 절연막이 반사하는 빛이 서로 다르다.
신호가 꺾이면 목표한 층에 닿은 것이다. 흔히 설정에 따라 조금 더 갈아 군데군데 남은 잔류물을 깨끗이 없애는데, 이를 과연마(overpolish)라고 한다. 덜 갈면 금속이 있어서는 안 될 곳에 남아 이웃한 배선끼리 이어질 수 있다. 너무 많이 갈면 배선이 얇아져 저항이 높아진다.
CMP에서 흔히 생기는 문제는?
- 디싱(dishing): 넓은 금속 배선이 연마 뒤 얕은 접시처럼 가운데가 움푹 꺼진다. 연마 패드가 완전히 단단하지 않아 넓은 곳에서는 살짝 파고들고, 금속과 옆의 절연막이 갈리는 속도도 달라서 가운데가 조금 더 깎이기 때문이다. 가는 배선이 촘촘히 몰린 곳은 영역 전체가 낮게 깎이기도 하는데, 이를 이로전(erosion)이라고 한다.
- 스크래치: 조금 큰 단단한 이물이 웨이퍼와 패드 사이에 끼면 끌리면서 긁힌 자국이 생긴다. 스크래치에 금속이 끼어 들어가면 통해서는 안 될 곳이 통해 수율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슬러리 공급, 연마 패드와 컨디셔너의 상태를 모두 지켜봐야 한다.
- 남은 입자: 연마를 마친 표면에는 슬러리 입자와 갈려 나온 부스러기가 잔뜩 묻어 있다. 표면에 남은 파티클은 다음 층에서 결함이 된다.
- 갈수록 느려지는 연마: 연마 패드를 오래 쓰면 표면이 매끄러워져 같은 시간에 깎이는 양이 줄어든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모니터 웨이퍼를 돌려 연마 전후 두께를 재고, 연마 속도가 변하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연마 패드와 컨디셔너는 모두 닳기 때문에 때가 되면 교체하며, 이것도 PM의 일부다.
연마가 끝나면 왜 곧바로 세정해야 할까?
CMP를 마친 표면은 반드시 더럽다. 슬러리, 입자, 갈려 나온 부스러기가 그대로 붙어 있다. 그래서 연마가 끝나면 곧바로 세정하며, 흔히 아주 부드러운 브러시와 세정액으로 문질러 입자를 털어 낸다. 다 씻어 내지 못한 것은 다음 층의 결함이 된다. 팹에서 왜 그렇게 여러 번 세정하는지는 웨이퍼 세정이란? 왜 그렇게 여러 번 씻을까에서, 전체 공정 흐름에서 CMP가 어디에 있는지는 반도체 공장의 7개 공정 구역은 각각 무슨 일을 할까?에서 볼 수 있다.
fab24hr에서는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양산 팹’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공정 엔지니어를 고른 다음, 이름 아래의 ‘CMP’를 누르면 CMP 공정 엔지니어가 된다(지금은 Beta 표시가 붙어 있다). 슬러리, 연마 패드, 컨디셔너의 조건을 정하는 것이 플레이어의 몫이다. 심야에는 집에서 온콜 대기 중인데 야간조 기술자에게서 전화가 온다. CMP-02의 엔드포인트 검출이 끝내 뜨지 않아 모든 웨이퍼가 시간 상한까지 돌고서야 멈췄다는 것이다. 먼저 홀드할지, 세정을 마치고 다음 공정으로 보낼지 정해야 한다. 오전 근무에는 CMP-01 모니터 웨이퍼의 연마량이 사흘째 계속 줄고, 패드와 컨디셔너는 수명에 가까워졌다. 지금 2시간 세우고 교체할지, 우선 연마 시간을 늘릴지 정해야 한다. 오후 근무에는 앞 공정이 새 타깃으로 바꾸면서 막이 두꺼워졌고, C-4105 로트의 넓은 금속 배선이 연마 뒤 가운데가 움푹 꺼진다. 저녁 근무에는 CMP-02 출구의 브러시 세정 모듈이 멈춰 버렸는데, 연마를 막 마친 젖은 웨이퍼를 마르게 둘 수 없다.
같은 구역의 CMP 장비 엔지니어는 플래튼, 연마 헤드, 컨디셔너, 슬러리 공급을 맡으며, 오후 근무에는 모니터 웨이퍼에 난 휘어진 스크래치들을 보고 슬러리 쪽 어디에 문제가 생겼는지 찾아내야 한다. R&D 라인에도 CMP 개발 공정 엔지니어가 있는데, 라인 전체에 CMP 장비는 CMP-R1 한 대뿐이다.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2 ‘한 공정씩’에서는 4일째에 CMP-R1으로 실리콘 질화막까지 연마하면서, 닿는 순간 멈출지 레시피대로 조금 더 갈지 골라야 한다. 게임 속 회사, 인물, 장비, 숫자는 모두 가상이다. CMP가 무엇이고 어떻게 갈며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CMP 공정 엔지니어(양산 팹 › 공정 › CMP)가 되면 심야 근무에 전화가 온다. CMP-02의 엔드포인트 검출이 끝내 뜨지 않아 장비가 시간 상한까지 돌고서야 멈췄다는 것이다. 오후 근무에는 넓은 금속 배선이 연마 뒤 가운데가 움푹 꺼진다.
fab24hr에서 CMP 공정 엔지니어의 네 가지 근무는 대부분 ‘얼마나 갈고 어디서 멈출지’와의 씨름이다. 패드는 닳고, 앞 공정의 막은 두꺼워지고, 연마를 마친 젖은 웨이퍼는 마르게 둘 수 없다.
CMP 공정 엔지니어로 플레이하기: 얼마나 갈고 어디서 멈출지 정하기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글에 나오는 장비는 분해해서 볼 수 있어요: 화학적 기계 연마.
이 글 인용하기‘CMP란? 웨이퍼를 왜 평평하게 갈아야 할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what-is-cmp/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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