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퍼 세정이란? 왜 그렇게 여러 번 씻을까
웨이퍼 세정은 칩을 만드는 단계와 단계 사이에 약액으로 웨이퍼 표면의 보이지 않는 오염물을 씻어 내고, 초순수로 깨끗이 헹군 뒤 말리는 공정이다. 씻어 내야 할 것은 네 가지다. 작은 파티클, 유기물, 금속, 그리고 실리콘이 공기 중에서 저절로 키운 아주 얇은 산화막이다. 칩은 한 층씩 쌓아 만들고 단계마다 무언가가 조금씩 남는데, 다음 단계는 표면이 깨끗하지 않은 것을 가장 꺼린다. 그래서 거의 모든 주요 단계의 앞뒤에서 세정을 하며, 세정은 전체 공정 흐름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는 단계 중 하나다. 팹에서는 대개 ‘습식 세정’이라고 부르고, 영어로는 wafer cleaning 또는 wet clean이라고 한다.
웨이퍼에는 대체 무엇이 묻어 있을까?
웨이퍼는 거울처럼 반짝여 보이지만, 표면이 깨끗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씻어 내야 할 것은 대략 네 가지다.
- 파티클: 먼지, 장비 부품에서 닳아 떨어진 부스러기, 연마 뒤에 남은 미세한 알갱이. 칩에서 가장 가는 선은 수십 nm에 불과하거나 그보다 더 가늘어서, 파티클 하나가 떨어지면 선이 끊어지거나 두 선이 이어져 버릴 수 있다. 공기 중의 파티클은 클린룸이 막아 주지만(클린룸은 얼마나 깨끗할까? 참고), 웨이퍼가 장비에 드나들고 약액에 담기는 동안에도 묻는다.
- 유기물: 포토레지스트가 남긴 찌꺼기, 공기 중의 미량 유기 가스. 표면에 보이지 않는 막이 한 겹 더 생기면, 다음 층이 잘 자라지 않고 잘 붙지도 않는다.
- 금속: 철, 구리 같은 것으로, 약액이나 장비 부품에서 올 수 있다. 표면에 남으면 아주 얇은 절연막이 전압을 잘 견디지 못하게 되고, 고온에서 실리콘 속으로 파고들면 트랜지스터에 누설 전류가 생기기 쉽다.
- 자연 산화막: 실리콘이 공기와 물에 닿으면 표면에 원자 몇 층 두께밖에 안 되는 산화막이 저절로 자란다. 어떤 단계에서는 이것을 보호막으로 남겨 두고, 어떤 단계에서는 먼저 없애서 다음 층이 깨끗한 실리콘 위에 바로 붙게 한다.
왜 거의 모든 단계의 앞뒤에서 세정할까?
단계마다 무언가가 남고, 다음 단계는 저마다 꺼리는 것이 있다.
- 식각과 포토레지스트 제거 뒤: 식각으로 깎여 나온 찌꺼기와 다 제거되지 않은 포토레지스트를 다음 공정으로 가져가면 안 된다(식각 방법은 식각이란? 건식 식각과 습식 식각은 무엇이 다를까 참고).
- CMP로 연마한 뒤: 슬러리에는 미세한 연마 입자가 가득하므로, 연마 뒤에는 반드시 세정해야 한다(CMP란? 참고).
- 퍼니스에 들어가기 전: 표면의 금속과 유기물이 고온에서 함께 ‘구워져’ 들어가면, 자라는 산화막의 품질이 나빠진다. 그래서 퍼니스 같은 고온 단계 전에는 반드시 아주 철저하게 세정한다(퍼니스는 무슨 일을 할까? 참고).
- 박막을 키우기 전: 표면이 깨끗하지 않으면 새 막이 고르게 자라지 않는다.
칩은 수십 층을 쌓아야 하고, 층마다 여러 구역을 한 바퀴 돈다(반도체 공장의 7개 공정 구역은 각각 무슨 일을 할까? 참고). 웨이퍼 한 장이 완성되기 전까지 세정 장비에 아주 여러 번 들어간다.
세정을 마친 뒤 너무 오래 둘 수도 없다. 깨끗한 실리콘을 공기 중에 두면 산화막이 서서히 다시 자라고, 공기 중의 물질도 달라붙는다. 그래서 세정과 다음 공정 사이에는 시간 상한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Q-time이라고 한다(Q-time이란? 웨이퍼는 왜 오래 기다릴 수 없을까 참고).
무엇으로 씻을까? 흔히 쓰는 표준 세정 흐름
빨래할 때 기름얼룩과 녹을 서로 다른 것으로 빼는 것처럼, 웨이퍼도 마찬가지다. 가장 흔한 표준 습식 세정 방식은 수십 년 전에 정해졌고, 오늘날에도 많은 레시피의 기초가 된다. 순서는 먼저 유기물과 파티클을 없애고, 그다음 금속을 없앤다.
- 첫 번째, 알칼리성 약액: 암모니아수, 과산화수소(과산화수소수)와 물을 섞어 가열해 쓴다. 과산화수소는 산화제로, 유기물을 분해한다. 동시에 표면이 아주 살짝 깎이면서, 붙어 있던 파티클이 함께 떨어져 씻겨 나간다.
- 초순수로 헹군다: 첫 번째 약액을 깨끗이 씻어 낸다.
- 두 번째, 산성 약액: 염산, 과산화수소와 물로, 표면의 금속을 녹여 씻어 낸다.
- 다시 초순수로 헹구고, 마지막으로 말린다.
자연 산화막을 없애야 할 때는 아주 묽은 불산 단계를 하나 더 넣는다. 포토레지스트처럼 비교적 두꺼운 유기물은 황산에 과산화수소를 섞은 아주 강한 산화제로 먼저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팹에서는 앞의 두 약액을 흔히 SC-1, SC-2라고 부른다.
조마다 담글까, 한 장씩 분사할까?
- 배치식: 로트 전체의 웨이퍼를 함께 약액조, 헹굼조, 다음 약액조…… 하는 식으로 조마다 차례로 담근 뒤 마지막에 말린다. 한 번에 많은 웨이퍼를 세정할 수 있어 처리량이 많다. 단점은 같은 약액조로 여러 로트를 세정하다 보니 씻겨 나온 것의 일부가 조 안에 남고, 그중 일부는 다시 웨이퍼에 달라붙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정한 로트 수를 세정하면 조 전체의 약액을 교체해야 한다.
- 매엽식: 한 번에 한 장만 세정한다. 웨이퍼가 밀폐된 작은 공간 안에서 회전하고, 노즐이 약액과 초순수를 표면에 분사한 뒤, 마지막에 고속으로 회전시켜 말린다. 앞 웨이퍼에서 씻겨 나온 것이 다음 웨이퍼로 잘 옮겨 가지 않고, 조건도 제어하기 쉽다. 대가는 한 번에 한 장씩만 세정하므로 장비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방식 모두 팹에 있으며, 그 단계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느냐에 따라 고른다. 어느 방식이든 마지막에는 초순수로 헹구고 말린다. 물에 무엇이 들어 있으면 그것이 웨이퍼에 남을 수 있으므로, 물 분자 말고는 거의 아무것도 없는 물을 써야 한다(초순수는 얼마나 순수할까? 팹은 왜 물을 많이 쓸까 참고). 물이 고르게 마르지 않으면 둥근 물 얼룩(워터마크)이 남기도 한다.
농도, 온도, 시간은 왜 모두 관리해야 할까?
약액의 세정력은 세 가지에 달려 있다. 얼마나 진한지, 얼마나 뜨거운지, 얼마나 오래 담그는지다. 조금 더 진하고, 조금 더 뜨겁고, 조금 더 오래 담글수록 세정력이 강해지고, 표면도 더 많이 깎인다.
곤란한 것은 약액 자체가 변한다는 점이다. 가열하는 조에서는 과산화수소가 서서히 분해되고, 암모니아가 조금씩 날아간다. 세정한 로트 수가 늘수록 조 안의 오염물도 많아진다. 그래서 농도, 온도, 침지 시간을 모두 레시피에 적어 장비가 그대로 돌리게 한다. 약액은 정해진 때마다 보충하고, 정해진 횟수가 되면 조 전체를 교체한다. 또 정해진 때마다 모니터 웨이퍼를 돌려 얼마나 깎였는지, 세정 후 파티클이 몇 개 늘었는지 측정해, 장비가 변하고 있지 않은지 본다.
너무 오래 씻으면 웨이퍼가 상할까?
상한다. 세정은 대부분 아주 약한 식각이기도 하다. 약액이 오염물을 없애는 동안 표면도 아주 조금 깎인다. 너무 오래 담그거나 약액이 너무 세면, 아래에 있어 건드리면 안 되는 층을 얇게 깎아 버리거나 실리콘 표면을 거칠게 만들 수 있다. 깎여 나간 것은 되돌릴 수 없다.
한 번에 깎이는 양은 아주 적지만, 웨이퍼 한 장이 여러 번 세정을 거치고 선도 점점 가늘어지므로, 합쳐서 계산해야 한다. 그래서 세정은 오래 할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딱 알맞아야 한다. 오염물은 없애고, 아래는 되도록 전혀 건드리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습식 식각과 다른 점이기도 하다. 둘 다 약액에 담그지만, 습식 식각은 재료 한 층을 없애려는 것이고, 세정은 오염물만 없애려는 것이다.
fab24hr에서는
fab24hr에서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양산 팹’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공정 엔지니어로 간 다음 이름 아래의 ‘세정’을 누르면 세정 공정 엔지니어가 된다. 내가 맡은 것은 WET-05의 세정조 한 줄로, 퍼니스에 들어갈 로트와 CMP 연마를 마친 로트를 세정한다. 네 근무는 다음과 같다.
- 심야 근무 ‘10시까지는 무리’: 나는 집에서 온콜 중이다. 퍼니스 FURN-02가 한밤중에 멈췄는데, 어젯밤 세정을 마친 두 로트의 Q-time이 4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다른 퍼니스로 돌릴지, 날이 밝으면 다시 세정할지 정해야 한다. 3시가 조금 넘으면 WET-05의 약액도 교체할 횟수에 이른다.
- 오전 근무 ‘올라가는 파티클’: 세정 후 파티클 수가 계속 올라간다. 지금 장비를 멈추고 처리할지, 일단 침지 시간을 늘려 버틸지 정해야 한다.
- 오후 근무 ‘보이지 않는 금속’: 표면은 깨끗해 보이는데 금속이 높게 나온다. 저녁 무렵 퍼니스 한 번에 모두 함께 들어갈 로트들을 일단 막고 금속 제거 약액 단계를 하나 더 넣어 다시 세정할지, 원래 레시피대로 갈지 정해야 한다.
- 저녁 근무 ‘더 센 약액’: 새로 교체한 약액이 더 세서, 아침에 늘린 침지 시간을 되돌려야 한다. CMP에서 금속 배선이 드러난 젖은 웨이퍼 몇 장도 보내와서, 어떻게 세정할지 정해야 한다.
장비 엔지니어로 넘긴 뒤 ‘세정’을 누르면 WET-05의 하드웨어를 맡게 되고, R&D 라인에도 세정 역할이 있다. 게임 속 팹, 인물, 장비 번호와 시간은 모두 가상이다. 세정으로 무엇을 없애는지, 왜 농도와 온도와 시간을 관리하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다. 다른 업계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세정 공정 엔지니어(양산 팹 › 공정 › 세정)가 되면 WET-05가 내 장비다. 약액을 언제 교체할지, 침지 시간을 얼마로 할지, 세정을 마친 웨이퍼를 얼마나 둘 수 있는지 모두 내가 정해야 한다.
fab24hr에서는 한밤중에 퍼니스가 멈추고, 어젯밤 세정을 마친 두 로트의 남은 시간이 줄어든다. 다시 세정할지는 나에게 달려 있다.
세정 공정 엔지니어로 플레이하며 WET-05 지키기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글에 나오는 장비는 분해해서 볼 수 있어요: 배치식 세정조 · 매엽식 세정 챔버.
이 글 인용하기‘웨이퍼 세정이란? 왜 그렇게 여러 번 씻을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wafer-cleaning/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다른 글
WAT란? 웨이퍼 맵으로 어디가 잘못됐는지 알아내는 법
웨이퍼 한 장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릴까? 사이클 타임은 왜 몇 달이나 될까
도핑이란? n형, p형 반도체로 어떻게 ‘평소에는 꺼져 있는’ 스위치를 만들까
트랜지스터 하나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소자 분리부터 첫 금속층까지 단계별로 보기
이 사이트의 다른 페이지
- fab24hr란?: 두 가지 플레이 방식, 네 가지 근무, 자주 묻는 질문, 자료 출처
- 칩의 일생: 칩 하나가 테이프아웃, 시생산, 양산, 웨이퍼 테스트, 패키징을 거쳐 출하되기까지 단계마다 하는 일
- 반도체 공장 엔지니어의 하루: PE, EE, PIE, 제조부의 역할 분담과 하루 타임라인
- 반도체 공장에는 누가 있을까: 기술자, 제조부, 공정, 장비, 인프라, PIE, 품질, 생산관리, 마스크, 개발, 팀장, 장비사부터 후공정 공장의 테스트와 패키징까지, 직무별 하루
-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 MO, Hold, Q-time, OCAP 같은 전문 용어를 한 줄씩 쉬운 말로
- 반도체 입문: 칩의 일생 따라가기: 반도체 입문 강의: 칩의 일생을 따라가는 그림 강의 노트, 슬라이드, 필독 글, 3D 장비, 토론 질문(독학·수업용)
- 분해해서 보는 반도체 공장 장비: 반도체 장비 31종이 하는 일(식각 장비, 노광 장비, CMP, OHT, 몰딩 장비…), 모두 3D 모델로 분해해 보기
-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반도체 수업 지도안: 20/40분 수업 흐름, 한 챕터·한 구역 한 차시 수업(3D 장비, 게임, 글), 토론 질문, 활동지, 선생님들이 자주 묻는 질문
- 소개 및 미디어 자료: 홍보 영상, 게임 화면, 소개 문구와 기본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