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온 주입이란? 팹은 어떻게 원자를 실리콘에 ‘쏘아’ 넣을까
이온 주입(ion implantation, 이온 임플란테이션이라고도 한다)은 팹에서 붕소, 인 같은 원자를 전하를 띤 이온으로 만들고 전기장으로 가속해 실리콘 웨이퍼 속으로 바로 쏘아 넣는 방법이다. 지금 가장 널리 쓰이는 ‘도핑’ 방법으로, 실리콘에 다른 원자를 일부러 아주 조금 넣어 어느 작은 영역에 전기가 통할지, 얼마나 통할지를 정한다. 칩 속 트랜지스터의 입구와 출구도 흔히 이렇게 만든다.
왜 원자를 실리콘에 쏘아 넣나?
아주 순수한 실리콘은 전기가 거의 통하지 않으며, 다른 원자를 조금 넣어야 비로소 통한다. 이것을 도핑(doping)이라 한다. 인(또는 비소)을 넣으면 n형, 붕소를 넣으면 p형이 된다. 넣는 양은 적지만 전기가 통하는 정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왜 그런지는 ‘반도체란?’에서 처음부터 설명했다.
칩에 필요한 것은 웨이퍼 전체에 전기가 통하는 것이 아니라, ‘이 작은 영역은 통하고 바로 옆 영역은 통하지 않는’ 것이다. n형과 p형의 작은 영역을 나란히 두고 게이트를 하나 더하면 트랜지스터, 즉 전기로 제어하는 작은 스위치가 된다(‘트랜지스터란?’ 참고). 그래서 도핑은 맞는 원자를, 맞는 곳에, 맞는 양만큼, 맞는 깊이로 넣어야 한다. 이온 주입이 바로 이 일을 하며, 팹 안에서 별도의 구역을 이룬다(각 구역이 하는 일은 ‘반도체 공장의 7개 공정 구역은 각각 무슨 일을 할까?’ 참고).
이온 주입은 어떻게 ‘쏘아’ 넣나?
모래 더미에 작은 돌을 던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세게 던질수록 돌이 깊이 묻히고, 많이 던질수록 모래 속 돌이 많아진다. 이온 주입기는 전기를 써서 원자를 던진다.
- 먼저 원자에 전하를 띠게 한다: 붕소나 인을 포함한 가스를 장비의 ‘이온 소스’에 넣어, 전하를 띤 원자, 즉 이온으로 만든다. 전하를 띠어야 전기장이 밀어낼 수 있다.
- 전기장으로 가속한다: 이온은 전기장에 계속 밀려 점점 빨라지고, 가느다란 이온 빔이 된다. 이온이 도중에 공기와 부딪히지 않도록 경로 전체를 진공으로 만든다.
- 웨이퍼 전체에 고르게 주입한다: 이온 빔이 웨이퍼 전체를 훑고 지나가야 모든 곳에 비슷한 양이 들어간다.
- 주입하면서 센다: 이온은 전하를 띠므로, 날아오는 이온은 곧 전류다. 장비는 이 전류를 재고 시간을 곱해 얼마나 들어갔는지 알아내며, 충분해지면 멈춘다.
실리콘 속으로 돌진한 이온은 실리콘 원자를 밀쳐 내며 점점 느려지다가, 결국 어느 깊이에서 멈춘다.
에너지와 도즈: 얼마나 깊이, 얼마나 많이?
이온 주입에서 가장 중요한 두 숫자는 에너지와 도즈(dose)다. 이 둘은 원자의 종류와 함께 장비가 그대로 따라 실행하는 레시피에 적힌다.
- 에너지는 깊이를 정한다: 세게 가속할수록 이온이 더 깊이 들어간다. 흔히 쓰는 깊이는 대개 10나노미터에서 1마이크로미터(1,000분의 1밀리미터) 사이다.
- 도즈는 양을 정한다: 도즈는 일정한 면적에 들어가는 원자의 개수다. 1제곱센티미터(대략 손톱 하나 크기)를 기준으로 적게는 약 1,000억 개, 많게는 1경 개에 이르러 10만 배나 차이가 난다. 많이 넣을수록 그 영역은 전기가 더 잘 통한다.
그래서 이온 주입 공정 하나에는 적어도 세 가지, 즉 어떤 원자를, 얼마의 에너지로, 얼마의 도즈로 넣을지가 분명히 적혀 있어야 하며, 하나라도 틀리면 안 된다.
주입할 곳과 막을 곳은 어떻게 나누나?
이온 빔은 한 번 훑으면 웨이퍼 전체를 지나가지만, 주입해야 하는 곳은 일부 작은 영역뿐이다. 그래서 주입하지 않을 곳을 먼저 포토레지스트(PR)로 덮는다. 포토레지스트는 빛을 받으면 성질이 바뀌는 얇은 막이다. 포토 공정으로 패턴을 찍고 주입할 곳을 씻어 내 열어 두면, 남은 포토레지스트는 구멍이 뚫린 스텐실 같은 역할을 한다(패턴을 찍는 방법은 ‘포토리소그래피(포토 공정)란?’ 참고). 포토레지스트에 맞은 이온은 그 안에서 멈추고, 열린 곳에 맞은 이온만 실리콘에 들어간다. 주입이 끝나면 포토레지스트는 제거한다.
포토레지스트를 스텐실로 쓸 수 있는 것은 이온 주입에 고온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초기의 도핑은 웨이퍼를 불순물이 든 고온의 퍼니스에 넣어 원자가 스스로 천천히 스며들게 했는데, 포토레지스트는 그런 온도를 견디지 못한다. 이온 주입은 ‘쏘아’ 넣는 방식이라 얼마나 많이, 얼마나 깊이 넣을지를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어서, 이후 대부분 이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온 주입도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n형과 p형을 따로 주입하고, 트랜지스터의 부위마다 따로 주입하며, 주입할 곳이 바뀔 때마다 대개 새 스텐실을 먼저 찍어야 한다. 공정 흐름 하나에서 이온 주입은 흔히 10번 안팎, 많게는 그 이상 이루어진다.
주입한 뒤에는 왜 가열하나?
실리콘 원자는 원래 잘 쌓은 벽돌담처럼 가지런히 늘어서 있다. 이온 하나가 빠르게 돌진하면 지나가는 길에 실리콘 원자를 1,000개 넘게 비뚤어 놓을 수 있다. 주입이 끝나면 그 층은 엉망으로 흐트러져 있고, 들어간 원자도 대부분 엉뚱한 자리에 끼어 있어 아직 전기를 나르지 못한다.
그래서 주입 뒤에는 한 번 가열하는데, 이를 어닐링(annealing)이라 한다. 온도가 오르면 실리콘 원자는 다시 가지런한 대열로 돌아갈 힘을 얻고, 들어간 원자도 실리콘 원자의 자리에 들어앉는다. 그제야 원자가 ‘일을 시작’해 그 영역에 전기가 통한다. 어닐링은 퍼니스에서 구울 수도 있고, 몇 초만 가열하는 급속 가열 방식도 있다(‘퍼니스는 무슨 일을 할까?’ 참고).
가열에도 대가가 따른다. 온도가 오르면 원자가 옆으로, 더 깊은 곳으로 조금씩 더 움직이는데, 구조가 작을수록 이를 견디기 어렵다. 한번 쓰면 다시 채울 수 없는 이 ‘예산’을 열 예산(thermal budget)이라 한다. 그래서 어닐링은 충분히 하되 너무 오래 해서는 안 된다.
잘못 주입하면 왜 되살리기 어렵나?
들어간 원자는 꺼낼 수 없기 때문이다. 원자는 이미 실리콘에 섞여 실리콘 원자와 나란히 자리 잡고 있어, 하나하나 골라낼 방법이 없다.
포토 공정과 비교하면 바로 알 수 있다. 포토 공정에서 패턴이 어긋나게 찍혀도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기 전이라면 포토레지스트를 벗겨 내고 다시 찍을 수 있는데, 이것을 리워크라 한다(‘포토 구역은 왜 노란색일까?’ 참고). 이온 주입에는 이런 퇴로가 없다. 에너지가 틀리면 원자가 엉뚱한 깊이에 멈추고, 도즈가 틀리면 전기가 통하는 정도가 달라지며, 원자 종류를 잘못 넣으면 n형과 p형이 뒤바뀔 수도 있다. 이런 웨이퍼는 대개 일단 멈춰 측정하고 아직 쓸 수 있는지 평가하며, 쓸 수 없으면 스크랩한다.
게다가 잘못 주입해도 웨이퍼 겉모습은 똑같아서, 측정을 하거나 심지어 뒤 공정을 다 마치고 전기 특성을 재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온 주입에서 가장 중요한 검사는 주입하기 전에 한다. 원자, 에너지, 도즈를 장비에 넣기 전에 하나하나 대조한다.
제대로 주입됐는지 어떻게 아나?
원자는 보이지 않지만, 그 층에 전기가 얼마나 잘 통하게 되었는지는 측정할 수 있다. 가장 흔히 쓰는 수치가 면저항(sheet resistance)이다. 들어간 원자가 적으면 면저항이 높게 나오고, 많으면 낮게 나온다.
흔한 방법은 정기적으로 모니터 웨이퍼를 한 장 주입하는 것이다. 모니터 웨이퍼는 출하하지 않고 오로지 장비를 점검하는 데 쓴다. 주입하고 가열해 원자가 일을 시작하게 한 뒤, 나란히 놓인 가는 바늘 네 개로 면저항을 측정한다. 웨이퍼 한 장에서 여러 지점을 재어 고르게 주입됐는지 보고, 날마다 수치를 기록해 한쪽으로 치우치면 장비를 점검한다.
장비도 주입하면서 스스로 개수를 세지만, 전류를 재는 부분이 틀어지면 틀어진 숫자대로 멈추고는 딱 맞게 주입했다고 여긴다. 그래서 장비의 기록과 모니터 웨이퍼의 면저항을 둘 다 봐야 한다. 측정에 관해서는 ‘팹은 공정이 제대로 됐는지 어떻게 알까?’를 읽어 보면 된다.
fab24hr에서는
fab24hr에서는 양산 팹의 전공정 구역에 이온 주입기 IMP-01이 한 대 있다.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양산 팹’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공정 엔지니어를 찾은 다음 이름 아래의 ‘주입’을 누르면 이온 주입 공정 엔지니어가 되어 레시피의 원자, 에너지, 도즈를 맡는다. 심야 근무에는 IMP-01이 주입 도중에 스스로 멈추고, 모니터 웨이퍼의 면저항 평균값은 규격 안에 있는데 맵에는 줄무늬가 죽죽 나타난다. 오전 근무에는 이온 빔을 다시 조정한 뒤 면저항이 조금 높게 나오는데, 장비는 딱 맞게 주입했다고 한다. 오후 근무에는 주입을 마친 2로트의 포토레지스트를 벗겨 내고, 오늘 밤 퍼니스에 넣어 어닐링한다. 저녁 근무에는 오늘 밤 주입할 3로트의 레시피를 한 줄씩 대조하는데, 두 줄이 작업지시서와 다르다. 같은 장비에서 이온 주입 장비 엔지니어가 되어 이온 소스와 진공, 이온 빔을 재는 컵을 돌볼 수도 있고, R&D 라인에도 이온 주입 역할이 있다. 게임 속 회사, 인물, 장비 번호, 로트 번호, 숫자는 모두 가상이며, 이온 주입이 무엇이고 왜 잘못 주입하면 되돌릴 수 없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다. 다른 업계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이온 주입 공정 엔지니어(양산 팹 › 공정 › 주입)가 되면 이온 주입기 IMP-01의 레시피, 즉 어떤 원자를 얼마의 에너지와 도즈로 넣을지를 플레이어가 맡는다. 한밤중에는 모니터 웨이퍼의 면저항 맵을 보고, 저녁에는 주입할 3로트를 한 줄씩 대조한다.
fab24hr에서 이온 주입 공정 엔지니어로 하루를 보낸다. 들어간 원자는 꺼낼 수 없으므로, 로트를 넣기 전에 숫자 하나하나가 모두 맞아야 한다.
이온 주입 공정 엔지니어로 플레이하며 도즈와 에너지 맡기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글에 나오는 장비는 분해해서 볼 수 있어요: 이온 주입기.
이 글 인용하기‘이온 주입이란? 팹은 어떻게 원자를 실리콘에 ‘쏘아’ 넣을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ion-implant/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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