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룸에서는 왜 전신 방진복을 입을까?

팹 내부 사진을 보면 사람들이 모두 똑같은 점프슈트를 입고 후드와 방진 마스크를 쓴 채 눈만 내놓고 있다. 이 옷이 방진복이고, 영어로는 흔히 ‘버니 슈트(bunny suit)’라고 부른다. 방진복이 보호하는 것은 입은 사람이 아니라 클린룸 안의 웨이퍼다. 막아야 할 대상이 바로 사람 자신이다.
왜 ‘버니 슈트’라고 부를까?
‘버니 슈트’는 별칭이고(bunny는 토끼를 가리키는 말이다), 정식 이름은 방진복이다. 널리 쓰이는 한 영어 사전은 bunny suit의 뜻을 두 가지로 싣고 있다. 하나는 토끼로 분장하는 옷으로, 보통 커다란 귀가 한 쌍 달려 있다. 다른 하나가 바로 이 옷이다. 대개 흰색이고 온몸을 감싸며, 클린룸 같은 곳에서 오염을 막기 위해 입는 작업복이다. 이 이름을 누가 처음, 어디서부터 쓰기 시작했는지는 믿을 만한 기록이 없다. 그저 흔히 쓰는 별칭일 뿐이다.
사람은 클린룸에서 가장 큰 먼지 발생원이다
사람의 몸에서는 끊임없이 무언가가 떨어져 나온다. 피부 각질, 머리카락, 옷의 섬유, 숨 쉬고 말할 때 나오는 작은 물방울이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수는 놀라울 만큼 많다. 대학 클린룸 수칙에는 이런 수치가 자주 인용된다. 가만히 서 있는 사람 한 명이 1분에 10만 개가 넘는 파티클을 내보내고, 걸어 다니면 100만 개를 넘는다. 측정 방식(어떤 크기의 파티클을 세는지, 어떤 옷을 입었는지)이 저마다 달라 수치 차이가 크지만, 규모는 대체로 이 정도다.
클린룸 안의 장비와 배관, 바닥은 모두 아주 깨끗하게 설계할 수 있다. 사람만은 예외로, 매일 드나든다. 그래서 클린룸 규칙은 대부분 ‘사람’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파티클 하나가 왜 칩을 망가뜨릴까
머리카락 한 올의 지름은 수십 마이크로미터(μm) 정도다. 0.5μm 파티클은 머리카락보다 백 배 넘게 작아 눈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칩 위 회로의 선폭은 이미 나노미터 수준으로, 이 파티클보다도 몇 배나 더 가늘다.
파티클 하나가 웨이퍼 위에 떨어지는 것은 인쇄가 반쯤 진행된 종이 위에 돌멩이가 하나 떨어지는 것과 같다. 노광을 가려 선 하나를 끊어 놓을 수도 있고, 원래 떨어져 있어야 할 두 선을 이어 단락(short)을 일으킬 수도 있다. 웨이퍼 한 장에는 칩이 많이 들어 있는데, 파티클 하나가 그중 하나를 불량으로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수율 손실이다.
클린룸은 얼마나 깨끗한가
클린룸의 청정도는 현재 보통 국제 표준 ISO 14644-1로 등급을 나눈다. ISO 1(가장 깨끗함)부터 ISO 9까지 있으며, 공기 1세제곱미터(m³)에 일정 크기 이상의 파티클이 몇 개 있는지를 본다.
| 등급 | 1m³당 0.5μm 이상 파티클 상한 | 옛 명칭 |
|---|---|---|
| ISO 5 | 3,520개 | Class 100 |
| ISO 6 | 35,200개 | Class 1,000 |
| ISO 7 | 352,000개 | Class 10,000 |
| ISO 8 | 3,520,000개 | Class 100,000 |
‘Class 100’은 옛 미국 표준의 표현으로, 공기 1세제곱피트에 0.5μm 이상인 파티클이 100개를 넘지 않는다는 뜻이며 대략 ISO 5에 해당한다. 팹에서 가장 중요한 구역은 ISO 5보다도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 실외 공기와 비교하면, 같은 1m³에 0.5μm 이상인 파티클이 수천만 개에 이를 수 있다.
공기를 어떻게 깨끗하게 유지하나
- 천장 대부분이 필터다: 공기가 고효율 HEPA 필터(가장 걸러 내기 어려운 0.3μm 파티클을 99.97% 이상 걸러 낸다)나 그보다 더 촘촘한 ULPA 필터를 거쳐 천장에서 아래로 불어 내려온다.
-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기류: 깨끗한 공기가 위에서 불어 내려와 바닥이나 벽 쪽으로 빠져나가면서 파티클을 아래로 실어 가, 공중에 떠다니지 않게 한다.
- 양압: 클린룸의 기압을 바깥보다 아주 조금 높게 유지한다. 문을 열면 공기가 밖으로 흘러 나가므로 바깥 먼지가 쉽게 들어오지 못한다.
방진복 입는 법: 위에서 아래로, 장갑은 마지막
팹마다, 대학 실험실마다 순서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학 클린룸이 공개한 착의 절차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 보풀이 떨어지는 겉옷을 먼저 벗고, 머리카락을 모두 헤어넷 안에 넣는다.
- 방진 마스크를 쓰고, 이어서 후드를 쓴다.
- 점프슈트를 입고 후드 아랫단을 옷깃 안으로 집어넣은 뒤 지퍼를 끝까지 올린다.
- 슈커버를 신는다.
- 마지막으로 장갑을 낀다(보안경도 쓰는 경우가 많다).
왜 위에서 아래 순서일까? 머리가 몸에서 파티클을 가장 많이 내보내는 부위이고, 파티클은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머리를 먼저 감싸고 몸통과 발을 차례로 덮은 뒤 장갑을 마지막에 껴야, 옷을 입는 동안 손이 다른 것을 다시 만지지 않는다. 벗을 때는 대체로 그 반대 순서다.
많은 클린룸 입구에는 에어샤워도 있다. 앞뒤 두 문이 동시에 열리지 않는 작은 방으로, 노즐에서 여과된 강한 바람이 나온다. 사람은 그 안에서 팔을 들고 몸을 돌려 옷 표면의 파티클을 털어 낸 뒤에야 들어간다. 화장품, 일반 종이,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물건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방진복을 입으면 파티클이 없어질까?
그렇지 않다. 방진복은 사람이 내보내는 파티클을 크게 줄여 주지만 0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방진복을 입고 걸어도 틈새로 파티클이 새어 나온다. 그래서 클린룸 안의 사람들은 뛰지 않고 걸으며 동작을 천천히 하고, 웨이퍼도 되도록 밀폐된 용기(FOUP)에 담아 머리 위의 OHT(천장 반송 장치)로 옮긴다. 이런 규칙은 모두 같은 이유에서 나온다. 사람이 웨이퍼에 닿을 일이 적을수록 좋다는 것이다.
fab24hr에서는
fab24hr에서는 모든 역할이 사무 공간에서 처음 클린룸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사물함에서 갈아입는다. 헤어넷, 방진 마스크, 후드, 점프슈트, 슈커버, 보안경, 장갑 순서다. 갈아입고 나면 3D 캐릭터가 후드와 보안경, 방진 마스크, 슈커버, 파란 장갑을 착용하고, 사무 공간으로 돌아가서야 벗는다. 게임 속 회사와 인물은 모두 가상이며, 클린룸 규칙은 대학과 연구 기관이 공개한 클린룸 절차를 따라 썼다. 이 옷을 입고 클린룸에 있을 때는 넘어지지 않게도 조심해야 한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어느 근무든 출근하면 먼저 탈의실에서 방진복으로 갈아입는다. 사물함에서는 방진복 색깔도 바꿀 수 있다.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1에서도 먼저 갈아입어야 R&D 라인에 들어갈 수 있다.
fab24hr에서는 모든 역할이 사무 공간에서 처음 클린룸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탈의실 사물함에서 방진복으로 갈아입는다.
제조부로 플레이하며 탈의실에서 시작하기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글에 나오는 장비는 분해해서 볼 수 있어요: 에어샤워.
이 글 인용하기‘클린룸에서는 왜 전신 방진복을 입을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bunny-suit/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다른 글
반도체 공장은 왜 24시간 멈추지 않을까?
Q-time이란? 웨이퍼는 왜 오래 기다릴 수 없을까
장비의 빨간불·노란불·초록불은 무슨 뜻일까?
초순수는 얼마나 순수할까? 팹은 왜 물을 많이 쓸까
이 사이트의 다른 페이지
- fab24hr란?: 두 가지 플레이 방식, 네 가지 근무, 자주 묻는 질문, 자료 출처
- 칩의 일생: 칩 하나가 테이프아웃, 시생산, 양산, 웨이퍼 테스트, 패키징을 거쳐 출하되기까지 단계마다 하는 일
- 반도체 공장 엔지니어의 하루: PE, EE, PIE, 제조부의 역할 분담과 하루 타임라인
- 반도체 공장에는 누가 있을까: 기술자, 제조부, 공정, 장비, 인프라, PIE, 품질, 생산관리, 마스크, 개발, 팀장, 장비사부터 후공정 공장의 테스트와 패키징까지, 직무별 하루
-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 MO, Hold, Q-time, OCAP 같은 전문 용어를 한 줄씩 쉬운 말로
- 반도체 입문: 칩의 일생 따라가기: 반도체 입문 강의: 칩의 일생을 따라가는 그림 강의 노트, 슬라이드, 필독 글, 3D 장비, 토론 질문(독학·수업용)
- 분해해서 보는 반도체 공장 장비: 반도체 장비 31종이 하는 일(식각 장비, 노광 장비, CMP, OHT, 몰딩 장비…), 모두 3D 모델로 분해해 보기
-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반도체 수업 지도안: 20/40분 수업 흐름, 한 챕터·한 구역 한 차시 수업(3D 장비, 게임, 글), 토론 질문, 활동지, 선생님들이 자주 묻는 질문
- 소개 및 미디어 자료: 홍보 영상, 게임 화면, 소개 문구와 기본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