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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 안약 6분

초순수는 얼마나 순수할까? 팹은 왜 물을 많이 쓸까

초순수(ultrapure water)는 물 분자를 제외한 거의 모든 것을 제거한 물이다. 물에 녹아 있는 이온, 파티클, 유기물, 산소, 세균을 모두 극히 낮은 수준까지 낮춘다. 팹은 이 물로 웨이퍼를 헹군다. 얼마나 순수한지는 흔히 ‘비저항’으로 본다. 완전히 순수한 물은 섭씨 25도에서 비저항이 약 18.2MΩ·cm(메가옴·센티미터)인데, 이것이 이론상의 상한이며 팹이 원하는 것은 이 숫자에 바짝 붙은 물이다. 수돗물은 그 1,000분의 1~1만분의 1에 불과하다. 웨이퍼는 팹 안에서 여러 번 헹궈야 하므로 첨단 팹 한 곳은 하루에 수백만 갤런의 초순수를 쓰며, 초순수를 만드는 데에는 그보다 더 많은 원수가 든다.

웨이퍼는 왜 이렇게 순수한 물로 헹궈야 할까?

웨이퍼는 만들어지는 동안 약액에 여러 번 담긴다. 파티클, 유기물, 금속을 씻어 내거나, 재료층 하나를 녹여 내기 위해서다(습식 식각. ‘식각이란? 건식 식각과 습식 식각은 무엇이 다를까’ 참고). 약액에서 꺼내면 곧바로 물로 약액을 헹궈 내고, 그다음 웨이퍼를 건조한다. 건조하기 전에 웨이퍼 표면에 마지막으로 닿는 액체가 바로 이 헹굼물이다. 물속에 무엇이 있든 웨이퍼에 남을 수 있다.

칩에서 가장 가는 선은 수십 나노미터, 혹은 그보다 더 가늘어서 아주 작은 것 하나로도 문제가 생긴다.

  • 이온: 나트륨 같은 이온이 트랜지스터의 아주 얇은 절연층에 들어가면 스위치의 특성이 틀어진다. 철, 니켈 같은 금속이 실리콘 안으로 들어가면 트랜지스터에 누설 전류가 생기기 쉽다.
  • 파티클: 웨이퍼에 떨어지면 선 하나를 끊거나 두 선을 이어 붙일 수 있다. 이 내용은 ‘클린룸은 얼마나 깨끗할까?’에서 다뤘는데, 물속의 파티클도 마찬가지다.
  • 유기물: 표면에 보이지 않는 얇은 막을 남겨, 다음 재료층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 용존 산소: 산화막을 막 씻어 내 드러난 실리콘을 산소가 녹아 있는 물에 담가 두면, 아주 얇은 산화막이 서서히 다시 자란다.
  • 세균: 살아 있든 죽었든 파티클이자 유기물이며, 물이 고여 움직이지 않는 곳에서 자란다.

그래서 초순수는 단순히 ‘소금기 없는 물’이 아니라, 이 다섯 가지를 모두 관리해야 하는 물이다.

왜 ‘비저항’으로 순도를 볼까?

순수한 물 분자는 그 자체로는 전기가 거의 통하지 않는다. 수돗물에 전기가 통하는 것은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염소처럼 전하를 띤 작은 입자, 즉 이온이 녹아 있고 전류가 이들을 타고 흐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물속 이온이 적을수록 전기가 통하기 어렵고 저항이 높아진다. 비저항은 ‘같은 크기의 물 덩어리에 전기가 얼마나 통하기 어려운가’를 하나의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이온을 모두 없애도 물이 전기를 전혀 통하지 않게 되지는 않는다. 물 분자 가운데 극히 일부가 스스로 쪼개져 수소 이온과 수산화 이온이 되기 때문이다. 이 아주 적은 이온이 상한을 정하며, 25°C에서 그 값이 약 18.2MΩ·cm다. 수돗물의 비저항은 대략 수천~2만 Ω·cm(옴·센티미터)에 불과해, 1,000배에서 1만 배까지 차이가 난다.

비저항은 매우 민감하다. 이온이 조금만 섞여도 떨어지고,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기만 해도 물이 전기를 조금 더 잘 통하게 된다. 그래서 팹은 비저항계를 배관에 직접 달아 쉬지 않고 측정한다. 비저항이 떨어지면 이온이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이온을 제거하는 단계의 처리 능력이 거의 다한 경우다.

다만 비저항으로 보이는 것은 이온뿐이다. 파티클, 유기물, 용존 산소, 세균은 각각 다른 장비로 따로 측정해야 한다.

초순수는 어떻게 만들까?

대략 단계를 하나씩 거치며 필요 없는 것을 걷어 낸다. 세부 사항은 팹마다 다르지만, 흔히 다음 단계를 거친다.

  1. 먼저 여과: 원수에서 모래와 부유물을 걸러 내, 뒤에 있는 막이 막히지 않게 한다.
  2. 역삼투(RO): 압력으로 물을 아주 미세한 막에 밀어 통과시킨다. 물에 녹아 있는 염류와 유기물 대부분은 통과하지 못하고 반대편에 남는다.
  3. 이온 교환: 작은 수지 알갱이를 가득 채운 탱크에 물을 흘려보낸다. 수지가 남은 이온을 붙잡고 대신 수소 이온과 수산화 이온을 내놓는데, 이 둘이 합쳐지면 다시 물이 된다. 수지가 이온으로 가득 차면 새것으로 바꾸거나 재생한다.
  4. 자외선(UV): 강한 자외선을 쬐어 남아 있는 미량의 유기물을 분해하고, 살균도 함께 한다. 분해된 유기물은 이산화탄소와 전하를 띤 작은 분자가 되므로, 뒤에 이온 교환 단계를 한 번 더 두어 이들을 잡아내는 경우가 많다.
  5. 탈기: 물에 녹아 있는 산소와 다른 기체를 뽑아낸다.
  6. 최종 여과: 구멍이 더 미세한 막으로 가장 작은 파티클까지 걸러 낸다.

완성된 물은 탱크에 담겨 사용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고리 모양의 배관을 따라 계속 순환한다. 장비마다 옆까지 공급되고, 쓰이지 않은 물은 되돌아와 다시 처리된다. 물이 계속 움직이면 세균이 자라기 어렵다. 배관 재질도 골라야 한다. 배관 벽 자체에서도 무언가가 물속으로 조금 녹아 나올 수 있어서, 일반 금속관 대신 특별히 고른 플라스틱관을 주로 쓴다. 이 시스템도 팹 전체와 마찬가지로 24시간 멈추지 않는다(‘반도체 공장은 왜 24시간 멈추지 않을까?’ 참고).

팹은 왜 이렇게 물을 많이 쓸까?

주된 이유는 세 가지다.

  1. 헹구는 횟수가 많다: 칩은 한 층씩 쌓아 만들며, 층 하나를 쌓을 때마다 웨이퍼를 여러 번 세정한다. 세정은 전체 공정 흐름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는 단계 가운데 하나다(‘반도체 공장의 7개 공정 구역은 각각 무슨 일을 할까?’ 참고). 약액에 담갔다 꺼낼 때마다 초순수로 깨끗이 헹궈야 하고, 생산 라인에서는 수천, 수만 장의 웨이퍼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2. 초순수를 만드는 데 더 많은 물이 든다: 역삼투에서 걸러진 염류와 불순물은 비교적 진한 물에 섞여 배출된다. 그래서 초순수 한 단위를 만들려면 원수를 한 단위보다 더 많이 끌어와야 한다.
  3. 웨이퍼를 헹구는 데만 쓰는 것이 아니다: 장비의 열은 냉각수가 실어 날라 최종적으로 냉각탑에서 방출하는데, 이때 적지 않은 물이 증발한다. 일부 장비의 배기가스 처리에도 물로 배기가스를 씻어 낸다. 이런 곳에 쓰는 물은 그렇게 순수할 필요는 없지만, 양은 적지 않다.

초순수만 해도 첨단 팹 한 곳이 하루에 수백만 갤런을 쓴다. 1갤런은 약 3.8리터이고, 올림픽 규격 수영장 하나에는 약 250만 리터(약 66만 갤런)가 들어간다. 하루에 쓰는 양이 수영장 여러 개 분량인 셈이다.

쓴 물은 어디로 갈까? 회수할 수 있을까?

회수할 수 있고, 팹도 이 문제에 많은 신경을 쓴다. 쓴 물을 한데 모아 버리지 않고, 오염 정도에 따라 나눠 모은다.

  • 비교적 깨끗한 물: 예를 들어 마지막 몇 차례 헹굼물로, 무언가가 아주 조금 더 섞였을 뿐이다. 검사하고 처리하면 초순수를 만드는 원수로 다시 보낼 수 있다.
  • 그만큼 깨끗하지 않은 물: 냉각탑이나 배기가스 세정처럼 순도가 그렇게 높을 필요가 없는 곳에서 한 번 더 쓴다.
  • 약액이 비교적 많이 섞인 물: 먼저 배출 기준에 맞게 처리한 뒤에야 내보낼 수 있다.

회수할 때 가장 까다로운 것 가운데 하나는 아주 작고 전하를 띠지 않는 유기 분자다. 예를 들면 세정 때 쓰는 일부 용제다. 역삼투와 이온 교환 모두 이런 분자를 잘 잡아내지 못해서, 회수수에 섞여 들어가면 초순수까지 그대로 흘러갈 수 있다. 그래서 회수수는 계속 측정하고, 이상하면 회수하지 않는다.

fab24hr에서는

fab24hr에서 초순수는 인프라 부서의 용수팀이 관리한다.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양산 팹’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인프라 엔지니어로 간 다음 이름 아래의 ‘인프라 · 용수’ 블록을 누르면 용수팀 엔지니어가 된다.

  • 심야 근무: 집에서 온콜 대기 중이다. 새벽 4시, 초순수가 다른 계열 설비로 전환된다. 비저항은 그대로인데 TOC가 올라간다. TOC(총유기탄소)는 물속 유기물이 얼마나 있는지 보는 값으로, 비저항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 계열의 자외선 램프가 오래됐기 때문이다. 중앙 제어실에 원래 계열로 되돌려 달라고 할 수도 있고, 그대로 공급하며 지켜볼 수도 있다.
  • 오후 근무: 새 장비의 초순수 연결 지점 옆에 쓰지 않는 짧은 배관이 있고, 그 안에 물이 고여 있다. 이를 ‘데드 레그’라 한다. 협력업체에 지금 잘라 달라고 할 수도 있고, 일단 막아 두고 플러싱을 시작할 수도 있다.
  • 저녁 근무: 헹굼물 회수 라인의 전도도(비저항의 역수)가 조금 올라갔지만 아직 범위 안이다. 일단 폐수로 돌릴 수도 있고(‘팹에서 쓴 물은 어디로 갈까?’ 참고), 평소대로 회수하며 지켜볼 수도 있다.

식각 공정 엔지니어나 제조부로 플레이하면 오전 근무와 오후 근무에 랜덤 이벤트 ‘초순수 비저항 하락 중’을 만날 수 있다. 게임 속 공장, 인물, 장비 번호, 시각은 모두 가상이며, 이 공장이 물을 얼마나 쓰는지도 나오지 않는다. 초순수가 얼마나 순수한지, 어떻게 만드는지, 왜 물을 많이 쓰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용수팀 엔지니어(양산 팹, 인프라 · 용수)가 되면 심야 근무에 집에서 온콜 대기를 한다. 새벽 4시에 초순수가 다른 계열 설비로 전환된 뒤 비저항은 그대로인데 TOC가 조금씩 올라간다. 오후 근무에는 새 장비의 초순수 연결 지점 옆에 데드 레그가 있어, 지금 잘라 낼지 일단 막아 두고 플러싱할지 정해야 한다.

fab24hr에서 비저항이 그대로라고 해서 아무 일도 없는 것은 아니다. 용수팀의 그날 밤, 올라간 것은 TOC였다.

용수팀 엔지니어가 되어 초순수 지키기

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글에 나오는 장비는 분해해서 볼 수 있어요: 배치식 세정조 · 매엽식 세정 챔버.

이 글 인용하기‘초순수는 얼마나 순수할까? 팹은 왜 물을 많이 쓸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ultrapure-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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