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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뉴스 읽기약 6분

뉴스에 나오는 ‘파운드리’란? 남의 칩을 만들어 주는 사업

뉴스에 자주 나오는 ‘파운드리’(foundry)는 다른 회사의 칩을 대신 만들어 주는 것, 곧 반도체 위탁 생산이다. 칩은 고객이 설계하고, 파운드리는 고객의 설계도대로 웨이퍼 위에 한 층씩 만들어 완성품을 고객에게 넘긴다. 자기 칩은 팔지 않는다.

뉴스에는 ‘파운드리 증설’, ‘고객사 주문’, ‘파운드리 가격 인상’ 같은 말도 자주 나온다. 이런 기사를 읽으려면 먼저 칩 사업이 어떻게 나뉘어 있는지 알아야 한다.

칩을 만드는 회사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차이는 ‘설계’와 ‘제조’를 누가 하느냐에 있다. 크게 세 종류로 나뉘며, 식당에 빗대면 이해하기 쉽다.

  •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 칩(정식 이름은 IC, 곧 집적회로)을 설계만 하고 자기 팹은 없다. 메뉴만 개발하는 외식 브랜드와 비슷하다. 레시피와 간판은 자기 것이지만 요리는 다른 곳에 맡긴다. 영어 fabless는 말 그대로 ‘팹이 없다’는 뜻이다.
  • 파운드리: 남의 칩을 전문으로 만들어 줄 뿐, 직접 설계하지도 칩을 팔지도 않는다. 센트럴 키친과 비슷하다. 여러 브랜드의 주문을 받아 각 브랜드의 레시피대로 조리해 돌려보내고, 자기 매장은 내지 않는다.
  • IDM: 종합 반도체 기업(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으로, 직접 설계하고 자기 팹도 가지고 있다. 메뉴부터 주방까지 모두 직접 꾸리는 식당과 비슷하다.

IDM은 설계와 제조를 함께 맞춰 갈 수 있는 대신, 팹을 직접 짓고 유지해야 한다. 팹리스는 팹을 짓지 않아도 되므로 돈과 인력을 설계에 집중할 수 있는 대신, 파운드리와 일정과 생산 능력을 조율해야 한다.

왜 분업할까? 직접 만들면 되지 않을까?

팹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첨단 팹 하나를 지으려면 건물을 올리고 아주 비싼 장비를 수없이 사들여야 하며, 착공에서 생산 시작까지 몇 년이 걸린다. 드는 돈은 아주 큰 회사만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장비는 사들인 뒤로 쓰든 안 쓰든 매일 감가상각된다(반도체 공장은 왜 24시간 멈추지 않을까?). 그래서 장비는 바쁠수록 이득이고, 팹은 늘 로트를 꽉 채워 돌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한 회사의 칩만으로는 팹 하나를 다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파운드리는 여러 회사의 주문을 한데 모은다. 한 회사의 물량이 줄어도 다른 회사의 물량이 있으니 장비는 계속 일한다. 센트럴 키친과 같다. 한 브랜드가 하루에 수백 인분을 팔지는 못해도, 열 몇 개 브랜드의 주문을 모으면 화구를 쉬지 않고 켜 둘 수 있다.

초창기에는 칩 회사 대부분이 직접 설계하고 직접 만들었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팹을 짓는 비용이 커지자 직접 지을 수 있는 회사가 점점 줄었고, 설계와 제조는 서서히 다른 회사로 나뉘었다. 지금도 세 종류가 모두 있고, 서로 협력하는 경우도 많다. 일부 IDM은 칩의 일부를 파운드리에 맡기고, 자기 팹을 가진 회사가 남는 생산 능력으로 다른 회사의 칩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그래서 뉴스에 나오는 한 회사가 때로는 여러 역할을 겸하기도 한다.

파운드리는 남이 설계한 칩을 어떻게 만들까?

  1. 먼저 규칙을 준다: 공정 세대마다 파운드리는 설계 회사에 ‘디자인 룰(design rule)’ 한 벌을 준다. 선은 얼마나 가늘게 그릴 수 있는지, 두 선은 얼마나 가까이 붙을 수 있는지, 그리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쓰는 트랜지스터 특성이 들어 있다. 설계 회사는 이 규칙에 맞춰 그리고, 다 그린 뒤 규칙 위반이 없는지 컴퓨터로 검사한다. 센트럴 키친이 냄비가 얼마나 크고 화력이 얼마나 센지 먼저 알려 주고, 레시피를 거기에 맞춰 쓰게 하는 것과 같다.
  2. 설계를 넘긴다: 설계가 확정되면 회로를 찍는 데 쓰는 필름, 곧 포토마스크로 만들도록 넘긴다. 이를 테이프아웃이라고 한다.
  3. 제조에 들어간다: 웨이퍼 투입 뒤 웨이퍼는 팹에서 수백 개 공정을 거치며,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린다. 신제품을 처음 만드는 몇 로트를 시생산이라고 한다. 먼저 문제를 찾아내고, 안정된 뒤에야 대량 생산에 들어간다. 이미 양산 중인 공정을 쓰면 시생산도 바로 양산 팹에서 하는 경우가 많고, 차세대 공정을 쓰거나 몇 개 공정을 바꿔야 하는 경우에는 R&D 라인에서 먼저 시험하는 경우가 많다.
  4. 웨이퍼를 넘긴다: 제작과 계측을 마친 웨이퍼는 다음 단계로 보낸다.

파운드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 수율: 만들어 낸 칩 가운데 양품이 몇 퍼센트인가. 양품이 적으면 고객이 받는 양품 칩 하나의 값이 비싸지고, 약속한 수량을 제때 맞추지 못할 수도 있다(뉴스에서 말하는 ‘수율’이란?).
  • 납기: 고객에게 언제까지 얼마를 넘기기로 했는가. 웨이퍼는 한 번 만들기 시작하면 몇 달이 걸리고, 중간에 어느 장비든 멈추면 그 뒤 일정이 줄줄이 밀린다. 고객이 특히 서두르는 로트는 흔히 긴급 로트로 표시되어 공정마다 대개 먼저 처리된다.
  • 기밀 유지: 고객이 맡긴 설계는 그 회사의 가장 값진 자산이다. 한 팹에서 서로 경쟁하는 여러 회사의 칩을 동시에 만들 수도 있는데, 어느 회사의 설계도 다른 회사가 보거나 가져다 써서는 안 된다. 위탁 생산만 하고 자기 칩을 팔지 않으면 좋은 점이 하나 더 있다. 고객과 경쟁할 일이 없으니 고객이 더 안심하고 설계를 맡긴다.
  • 공정 세대: 고객은 더 빠르고 전력을 덜 쓰는 칩을 원하므로 파운드리는 다음 세대 공정을 계속 개발해야 한다(뉴스에서 말하는 ‘2나노’는 무엇이 2나노일까?). 이전 세대 공정도 대부분 계속 돌린다. 많은 칩은 이전 세대 공정으로 충분하고, 안정적이며 저렴하기 때문이다(성숙 공정). 그래서 파운드리는 흔히 여러 세대의 공정을 동시에 제공하고 고객이 고르게 한다.

웨이퍼가 완성되면 바로 고객에게 갈까?

아직 아니다. 완성된 웨이퍼 위에는 아직 잘리지 않은 칩이 가득 있다. 이제 칩 하나하나를 테스트하고, 잘라 내고, 패키지에 넣고, 다시 한 번 테스트해야 한다. 이 단계를 후공정(패키징·테스트)이라고 하며, 흔히 전문 후공정 업체(OSAT)가 맡는다(패키징이란? 완성된 칩을 왜 또 감싸야 할까). 후공정을 마친 칩이 비로소 고객에게 넘어가 휴대폰, 컴퓨터, 자동차, 가전제품에 들어간다.

그래서 칩 하나가 설계에서 출하까지 가는 동안 여러 회사를 거치는 경우가 많다. 설계 회사, 파운드리, 후공정 업체가 각자 한 구간씩 맡는다.

다음에 뉴스를 보면 이렇게 읽자

  • ‘파운드리 증설’: 새 팹을 짓거나 기존 팹에 장비를 더 들여 한 달에 만들 수 있는 웨이퍼를 늘린다는 뜻이다. 팹을 짓는 데는 몇 년이 걸리므로, 오늘 발표한 증설이 실제 출하로 이어지기까지는 대개 시간이 걸린다.
  • ‘고객사 주문’, ‘주문 축소’: 설계 회사가 파운드리에 주문하는 웨이퍼가 늘거나 줄었다는 뜻이다. 주문을 넣어도 칩을 받기까지는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린다.
  • ‘파운드리 가격 인상’: 파운드리가 고객에게 받는 돈이 오른다는 뜻으로, 대개 웨이퍼 한 장의 가격을 말한다. 설계 회사 입장에서는 칩 하나의 원가도 따라 오른다.
  • ‘풀가동’: 장비 일정이 꽉 차 있어 새 주문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fab24hr에서는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의 주인공은 가상의 보청기 칩 ‘Glowmere’다. 보청기를 만드는 작은 회사가 처음으로 직접 설계한 칩이다. 프롤로그 ‘테이프아웃’에서 설계가 팹으로 넘어가 포토마스크 한 세트가 된다. 제1막은 R&D 라인에서의 시생산이다. 챕터 4 ‘2주 앞당기기’에서는 고객사 창업자인 선 대표와 Leo가 화상 통화를 걸어온다. 연말에 출시해야 하니 먼저 리스크 투입을 하고 싶다는 것이고, 여기에 의견을 내는 것이 플레이어의 몫이다. 제2막의 무대인 양산 팹이 바로 고객의 주문을 받아 칩을 만드는 팹이다. 식각 장비 안에 갇힌 긴급 로트 H-2417의 고객이 바로 이 작은 회사라서, 장비가 멈추자 고객의 전화가 계속 걸려 온다. 제3막은 후공정 공장이다. 챕터 12 ‘출하 전날 밤’에서는 후공정 공장의 고객 담당이 되어, 내일 첫 출하분이 나가기 전에 고객이 무엇을 묻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게임 속 회사, 칩, 인물, 숫자는 모두 가상이다. 파운드리가 무엇이고 왜 분업하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게임 속 양산 팹은 고객의 칩을 받아 만드는 가상의 팹이다.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의 보청기 칩 ‘Glowmere’는 작은 회사가 설계했고, R&D 라인과 양산 팹이 만들어 후공정 공장에 넘긴다. 챕터 12에서는 후공정 공장의 고객 담당이 되어, 고객이 무엇을 묻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fab24hr에서 칩은 고객의 것이고, 일정은 고객과 한 약속이다. 장비가 멈추면 누군가는 ‘이 로트는 몇 시에 나갈 수 있는지’에 답해야 한다.

챕터 4 플레이하기: 2주 일찍 받고 싶은 고객에게 의견 내기

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뉴스에 나오는 ‘파운드리’란? 남의 칩을 만들어 주는 사업’,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what-is-found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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