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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뉴스 읽기약 7분

IC 설계 회사는 팹과 어떻게 협업할까? 주문부터 납품까지 단계별로 보기

뉴스에서 흔히 ‘○○ 칩을 파운드리에서 웨이퍼 투입했다’고 말하는데, 그 뒤에는 IC 설계 회사와 팹 사이의 긴 협업 과정이 있다. 먼저 공정을 고르고 설계 규칙을 받은 뒤 생산 능력과 일정을 협의한다. 설계를 넘겨 포토마스크로 만들고, 웨이퍼를 투입하면 팹에서 몇 달 동안 가공하며, 측정을 거친 뒤 후공정 공장(패키징·테스트)으로 보내 테스트와 패키징을 한다. 테이프아웃에서 칩을 손에 넣기까지 몇 달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파운드리가 무엇인지는 “뉴스에 나오는 ‘파운드리’란?”에서 다뤘다. 이 글은 두 회사가 한 단계씩 어떻게 협업하는지 설명한다.

주문부터 납품까지 어떤 단계가 있을까?

책 한 권을 내는 것과 비슷하다. 출판사가 원고를 인쇄소에 넘기면 먼저 어떤 종이를 쓸지, 언제 인쇄를 시작할지 정하고, 인쇄판을 만들고, 인쇄하고, 제본한다. 칩도 마찬가지인데, 단계마다 더 오래 걸리고 더 비쌀 뿐이다. 크게 8단계로 나눌 수 있다.

칩 하나를 만드는 분업: IC 설계 회사가 회로를 그리면, 이것이 포토마스크로 만들어져 팹에 넘어가고, 팹이 웨이퍼 위에 칩을 만들며, 후공정 공장이 테스트하고 패키징한 뒤, 마지막으로 제품에 들어간다. 소재와 장비는 공급사가 팹과 후공정 공장에 공급한다.
칩은 크게 세 단계를 거쳐 만들어지며, 단계마다 다른 회사가 맡는 경우가 많다. 소재와 장비는 또 다른 회사들이 공급한다.

1단계: 공정을 고르고 설계 규칙과 소자 모델 받기

  • 하는 일: 팹 한 곳과 공정 세대 하나, 그리고 그 세대 안의 버전 하나를 고른다(같은 세대도 속도 중심, 저전력 중심, 대기 시 누설이 특히 적은 버전 등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다). 팹은 설계에 쓸 파일 묶음을 제공하는데, 흔히 공정 설계 키트(PDK, process design kit)라고 한다. 설계 규칙(선을 최소 얼마나 가늘게, 얼마나 가깝게 그릴 수 있는지), 트랜지스터 모델(회로가 얼마나 빠르고 전력을 얼마나 쓰는지 컴퓨터로 계산할 때 쓴다), 검사용 규칙 파일이 들어 있다.
  • 이유: 팹마다, 세대마다 만들어지는 트랜지스터가 다르므로 설계는 그 팹이 만들 수 있는 범위에 맞춰 그려야 한다(‘칩은 어떻게 설계할까?’ 참고).
  • 제대로 안 되면: 규칙이 맞지 않으면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모델이 맞지 않으면 실제 칩의 속도와 전력이 컴퓨터 계산과 크게 달라진다.

2단계: 생산 능력과 일정 협의

  • 하는 일: 대략 언제 테이프아웃할지, 처음에 웨이퍼를 몇 장 투입할지, 이후 매달 얼마나 필요할지 정한다. 팹은 장비 일정에 넣을 수 있는지 보고 자리를 확보해 둔다. 계약에 따라서는 대금을 먼저 내고 생산 능력을 예약하기도 한다.
  • 이유: 웨이퍼는 한번 들어가면 몇 달씩 가공되고, 장비 일정도 꽉 차 있는 경우가 많다(‘생산관리는 무슨 일을 할까?’ 참고).
  • 제대로 안 되면: 설계를 끝내고도 일정에 들어가지 못해 기다려야 하고, 제품이 잘 팔려도 더 만들 수 없다.

3단계: 테이프아웃, 설계 파일 넘기기

  • 하는 일: 설계 검사를 모두 마치고 최종 레이아웃 파일(각 층의 패턴)을 팹에 넘긴다. 이를 테이프아웃(tape-out)이라고 한다(‘테이프아웃(tape-out)이란?’ 참고). 팹은 파일을 받은 뒤 자체적으로 한 번 더 검사한다.
  • 이유: 다음 단계인 포토마스크 제작은 비싸고 오래 걸리므로 오류는 여기서 잡아야 한다.
  • 제대로 안 되면: 웨이퍼가 다 만들어진 뒤에야 오류를 발견하면 비용과 몇 달의 시간을 함께 잃는다.

4단계: 포토마스크 제작

  • 하는 일: 가장 미세한 몇 개 층은 먼저 컴퓨터로 패턴을 보정하고, 각 층을 포토마스크로 만들어 검사한다. 포토마스크는 회로를 찍는 ‘필름’이며, 한 세트가 수십 장인 경우가 많다(‘포토마스크란?’ 참고).
  • 이유: 패턴은 포토마스크를 통해 빛으로 웨이퍼에 찍는다. 인쇄할 때 먼저 인쇄판을 만드는 것과 같다.
  • 제대로 안 되면: 포토마스크에서 놓친 결함 하나가 모든 웨이퍼에 찍힌다.

5단계: 웨이퍼 투입

  • 하는 일: 포토마스크가 도착하고 공정 경로가 정해지면 첫 로트의 웨이퍼를 생산 라인에 올려 첫 공정을 시작한다. 이를 웨이퍼 투입이라고 한다(‘웨이퍼 투입이란?’ 참고).
  • 이유: 몇 달 뒤 얼마나, 대략 언제 납품할지가 이날 거의 정해진다.
  • 제대로 안 되면: 투입이 한 주 늦으면 출하도 한 주 늦어진다. 중간에 물량을 추가하려 해도 대개 첫 공정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6단계: 몇 달에 걸쳐 공정을 하나씩 거치기

  • 하는 일: 웨이퍼는 수백 단계를 거치며 한 층씩 쌓아 올려진다. 업계에서는 평균 3개월 정도 걸린다고 흔히 말하며, 첨단 공정일수록 더 오래 걸린다(‘웨이퍼 한 장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릴까?’ 참고). 도중에 장비가 멈추거나 로트가 홀드되면, 팹은 고객에게 납기가 늦어지는지 알려야 한다.
  • 이유: 칩은 수십 층을 쌓아야 하고, 층마다 노광, 식각, 증착, 계측을 해야 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시간은 장비를 기다리며 대기하는 데 쓰인다.
  • 제대로 안 되면: 공정 하나를 빼먹으면 칩에 층 하나가 빠진다. 빨리 하려면 대기를 줄이는 수밖에 없고(예를 들어 긴급 로트로 지정), 공정을 줄일 수는 없다.

7단계: 출하 전 WAT 측정, 데이터 제출

  • 하는 일: 웨이퍼가 완성되면 먼저 WAT를 측정한다. 칩 사이에 측정용으로 남겨 둔 작은 구조를 프로브로 측정해 트랜지스터, 저항 같은 기본 수치가 맞는지 본다(‘WAT란?’ 참고). 이 데이터는 웨이퍼와 함께 고객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 이유: 이 로트가 약속한 공정대로 만들어졌고, 고객이 설계할 때 쓴 모델과 맞는다는 것을 입증한다.
  • 제대로 안 되면: 공정이 틀어졌는데도 발견하지 못하면 그대로 테스트, 다이싱, 패키징까지 진행되어 비용과 시간이 모두 헛수고가 된다.

8단계: 후공정 공장으로 보내기

  • 하는 일: 웨이퍼를 출하용 밀폐 용기에 담아 고객이 정한 대로 후공정 공장으로 보낸다. 먼저 웨이퍼 테스트로 칩을 하나하나 테스트해 웨이퍼 맵을 만들고, 다이싱하고 패키징한 뒤 다시 한 번 테스트한다(‘칩은 어떻게 테스트할까?’ 참고).
  • 이유: 칩은 아직 웨이퍼에 붙어 있고 패키지도 없어서 회로 기판에 바로 납땜할 수 없다.
  • 제대로 안 되면: 불량을 먼저 걸러 내지 않으면 함께 패키징되어 비용이 더 들고, 고객에게까지 넘어갈 수도 있다.

처음 만들 때는 왜 ‘합승’부터 할까?

샘플 몇 개를 위해 포토마스크 한 세트를 통째로 만들기에는 너무 비싸다. 흔히 쓰는 방법이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ulti-project wafer, 약칭 MPW)로, 영어로는 셔틀(shuttle)이라고도 하고 중국어권에서는 ‘합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러 회사의 설계를 같은 포토마스크 세트에 함께 올려 한 로트의 웨이퍼로 만들고, 비용을 나눠 낸다. 셔틀버스를 타는 것과 같다. 버스 한 대를 통째로 빌릴 필요는 없지만 시간표를 따라야 한다.

  • 장점: 비용의 일부만 내고도 실제 칩을 받을 수 있다. 대학에서도 학생들이 직접 설계한 칩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자주 활용한다.
  • 대가: 출발 날짜가 정해져 있어 놓치면 다음 차를 기다려야 한다. 받는 칩의 수량이 한정되어 있어 대부분 테스트용으로 쓴다. 대량 출하할 제품은 결국 자체 포토마스크 한 세트를 따로 만들어야 한다.

엔지니어링 로트와 양산 로트는 무엇이 다를까?

자체 포토마스크 세트를 만들었더라도 신제품의 첫 몇 로트는 대개 엔지니어링 로트다. 판매용이 아니라 시험하고 문제를 찾기 위한 것이다. 몇 장을 일부러 빠른 쪽, 느린 쪽으로 치우치게 만들어 설계가 버텨 내는지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스플릿 실험이라 하고, 그 몇 가지 치우친 조건을 코너라고 한다.

양산 로트는 고객에게 넘겨 판매할 물량으로, 고정된 표준 공정 조건(POR)을 따르며 로트마다 똑같아야 한다. 양산으로 전환하기 전에는 대개 몇 가지 관문을 넘어야 한다. 수율이 충분히 안정되고, 신뢰성 시험을 통과하고, 고객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시험이 끝나기 전에 먼저 투입하는 것을 리스크 투입이라고 한다.

결과가 맞지 않거나 중간에 바꿔야 하면 어떻게 할까?

첫 로트가 한 번에 모두 맞는 경우는 드물다. 설계 회사는 칩을 보드에 실장해 테스트하고, 팹은 WAT와 웨이퍼 맵을 보며 어느 단계가 틀어졌는지 찾는다. 양쪽이 데이터를 맞대고 원인을 찾으면서 수율이 로트마다 조금씩 올라간다(‘칩이 클수록 수율은 왜 낮아질까?’ 참고).

  • 설계가 틀렸을 때: 설계를 고쳐 다시 테이프아웃하고, 바뀐 포토마스크를 다시 만들어 웨이퍼를 처음부터 가공한다. 비용을 아끼는 흔한 방법은 미리 칩 안에 예비 논리 게이트를 흩어 두는 것이다. 수정이 필요하면 트랜지스터 위의 배선만 바꾸고, 바뀐 몇 개 층의 포토마스크만 다시 만든다.
  • 팹이 공정을 바꾸려 할 때: 고객이 검증한 것은 원래의 공정이므로, 고객에게 영향을 주는 변경은 먼저 고객에게 공식 통지해야 한다(‘팹의 변경 관리란?’ 참고).

다음에 뉴스를 보면 이렇게 읽으면 된다

  • ‘신규 칩 테이프아웃 완료’: 설계를 넘겨 포토마스크를 만들 단계다. 아직 칩은 손에 없다.
  • ‘파운드리에서 웨이퍼 투입’: 웨이퍼 가공이 시작됐다. 완성까지 몇 달이 걸리고, 그 뒤에 테스트와 패키징이 남아 있다.
  • ‘샘플 공급 시작’: 칩을 살 회사에 먼저 칩 일부를 보내 시험하고 검증하게 하는 단계다. 아직 대량 출하는 아니다.
  • ‘내년 물량까지 수주 완료’: 내년까지의 생산 능력이 대부분 고객 주문으로 채워졌다는 뜻이다. 새 주문은 빈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fab24hr에서는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은 가상의 보청기 칩 ‘Glowmere’를 따라간다. 프롤로그 ‘테이프아웃’에서 이 칩의 설계가 팹으로 넘어가 포토마스크 한 세트가 된다. 챕터 1 ‘12장을 어떻게 나눌까’는 웨이퍼 투입 전날이다. 플레이어는 R&D 라인의 개발 PIE 엔지니어로, 초도 로트 12장을 어떻게 나눌지 정해야 한다. 고객사 제품 엔지니어 Leo가 화상 통화로 스플릿 표를 보러 온다. 챕터 4 ‘2주 앞당기기’에서는 신뢰성 시험이 아직 3주 남았는데, 고객에게 시험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자고 권할지, 리스크 투입을 먼저 할지 정해야 한다.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양산 팹’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공정 통합 엔지니어(Beta 표시)를 고른다. 심야에는 신제품 첫 로트의 전기 테스트 결과가 나왔는데 아침 8시에 후공정 공장으로 출하해야 하고, 저녁에는 고객 Leo가 온라인에서 설명을 기다린다. ‘후공정 공장’을 누르고 고객 담당으로 넘기면, 저녁 근무가 바로 메인 스토리 챕터 12 ‘출하 전날 밤’이다.

게임 속 회사, 칩, 인물, 숫자는 모두 가상이다. 설계 회사와 팹이 어떻게 협업하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으며, 회사마다 방식이 다르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은 프롤로그 ‘테이프아웃’에서 시작한다. Glowmere의 설계가 팹으로 넘어가 포토마스크 한 세트가 된다. 챕터 1 ‘12장을 어떻게 나눌까’에서는 고객사 제품 엔지니어 Leo가 화상 통화로 초도 로트 12장을 어떻게 나누는지 본다. ‘직장인의 하루’에서 양산 팹의 공정 통합 엔지니어가 되면 저녁에 고객이 온라인에서 설명을 기다리고, 후공정 공장의 고객 담당이 되면 내일 바로 출하해야 하므로 고객이 무엇을 묻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fab24hr의 메인 스토리에서는 작은 회사가 설계한 칩이 테이프아웃에서 출발해 R&D 라인과 양산 팹을 거쳐 후공정 공장의 출하까지 이어진다.

챕터 1부터 시작하기: 고객의 초도 로트 웨이퍼를 어떻게 나눌까

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IC 설계 회사는 팹과 어떻게 협업할까? 주문부터 납품까지 단계별로 보기’,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foundry-order/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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