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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 안약 6분

OCAP이란 무슨 뜻일까?

OCAP은 ‘Out-of-Control Action Plan’의 약자로, 이상 조치 계획이라고도 한다. 생산 라인에 정상이 아닌 신호가 나타나면, 예를 들어 계측값이 관리 한계를 벗어나거나 장비가 경보를 띄우고 멈추면, 라인의 작업자는 미리 적어 둔 이 절차를 따른다. 무엇을 먼저 멈추고, 어떤 로트를 먼저 묶어 두고, 무엇을 확인하고, 누구에게 알릴지다. OCAP이라는 네 글자는 다른 분야에서는 다른 뜻으로도 쓰인다. 이 글에서 다루는 것은 팹과 그 밖의 공장에서 쓰는 뜻이다.

OCAP의 네 글자는 각각 무슨 뜻일까?

하나씩 떼어 보면 다음과 같다.

  • Out of control: 통제를 벗어났다는 뜻이다. 공장에서는 장비가 폭주한다는 뜻이 아니라, 통계적으로 ‘평소 같지 않다’는 뜻이다. 수치가 평소에 들어오던 범위를 벗어나거나, 계속 한쪽으로 치우친다.
  • Action: 해야 할 일.
  • Plan: 미리 적어 둔 계획.

합치면 ‘평소 같지 않은’ 신호를 보는 즉시 무엇을 할지에 관한 계획이다. 공학 통계 핸드북은 이를 통제 이탈을 발견한 뒤 취할 조치를 명시한 문서로 설명하며, 때로는 흐름도로 그려 사람이 한 단계씩 따라가게 한다고 한다.

직역하면 ‘통제 이탈 조치 계획’이고, ‘이상 조치 계획’, ‘이상 처리 계획’이라고 옮기기도 하며, 그냥 OCAP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

학교의 지진 대피 훈련과 비슷하다. 경보가 울리면 회의를 열 필요 없이 모두가 훈련한 동작부터 한다. OCAP은 공장이 ‘경보’의 종류마다 미리 써 둔 대본이다.

OCAP에는 무엇이 적혀 있을까?

예를 들어 보자. 어떤 장비가 매일 모니터 웨이퍼를 한 장씩 돌린다. 고객의 제품이 아니라 장비 상태를 점검하는 데만 쓰는 웨이퍼다. 오늘 측정해 보니 파티클이 평소보다 훨씬 많아 관리 한계를 넘었다. 이 장비의 OCAP은 대략 이런 모습일 것이다(세부 사항은 팹마다 다르며, 여기서는 예시일 뿐이다).

  1. 이 장비를 먼저 멈추고, 뒤에 대기 중인 로트를 더 넣지 않는다.
  2. 그동안 처리한 로트들을 먼저 홀드한다. 그 자리에 묶어 두고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지 않게 한다.
  3. 수치 자체를 확인한다. 데이터를 잘못 입력하지 않았는지, 계측 장비가 틀어지지 않았는지 보고, 필요하면 다시 측정한다.
  4. 수치가 한계를 넘은 것이 확실하면 이 장비를 담당하는 엔지니어에게 알리고, 무엇을 봤는지, 이미 어떤 단계를 거쳤는지 분명히 전한다.
  5. 단계마다 무엇을 했는지, 몇 시에 했는지 모두 기록한다.

순서에 주목하자. 먼저 멈추고 먼저 묶어 둔 다음 확인한다. 수치가 잘못 측정된 것일 수도 있지만, 확인하는 동안 장비가 계속 돌면 불량 로트가 하나 더 나올 수 있다. 왜 잘못됐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먼저 피해를 멈추는 것은 나중에 이상 보고서를 쓸 때의 봉쇄 조치와 같은 생각이다. 원인은 조금 뒤에 찾아도 된다.

교과서는 이런 절차를 세 부분으로 나눈다. 이 절차를 작동시키는 신호, 한 칸씩 확인해야 할 가능한 원인, 원인을 찾은 뒤의 조치다. 확인 순서에도 원칙이 있어서, 가장 가능성 높은 원인이나 가장 확인하기 쉬운 항목을 앞에 두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OCAP은 설명서라기보다 ‘만약 ……라면 ……한다’로 이어지는 지도에 가깝다.

왜 미리 적어 두고, 그 자리에서 생각하지 않을까?

사고는 머리가 가장 맑은 시간을 골라서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팹은 24시간 멈추지 않는다(이유는 ‘반도체 공장은 왜 24시간 멈추지 않을까?’ 참고). 한밤중에 라인을 지키는 것은 교대 근무자이고, 엔지니어는 대개 집에서 돌아가며 온콜을 선다. 새벽 3시에 장비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현장의 작업자는 긴장하고, 전화에 잠이 깬 엔지니어도 아직 완전히 깨어 있지 않다. 산업 안전 자료는 사람의 뇌와 몸이 밤과 이른 아침에 느려지고, 너무 피곤하면 집중하기 어려워 실수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경고한다.

미리 적어 두면 좋은 점이 세 가지 있다.

  • 기억에 기대지 않는다: 종이에 적힌 순서대로 한 칸씩 따라가면 단계를 빠뜨리지 않는다. 항공기 조종사가 비상 상황에서 체크리스트를 꺼내 한 항목씩 따라 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사람이 당황하고 지쳤을 때 가장 믿을 수 없는 것이 기억이고, 적어 둔 목록은 잊어버리지 않는다.
  •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라인의 작업자가 절차대로 하면 장비를 먼저 멈추고 로트를 먼저 묶어 둘 수 있어서, 단계마다 엔지니어의 회신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과거에 일어난 이상의 원인을 OCAP으로 정리해, 작업자가 그 상황을 만나면 바로 스스로 처리하게 하고 엔지니어를 기다리는 시간을 줄인 대학 연구도 있다.
  • 누구나 똑같이 한다: 어느 조의 누가 만나든 첫 단계는 같다. 이번에 어떻게 처리했는지와 다음번에 어떻게 처리할지를 비교할 수도 있다.

OCAP에 적혀 있지 않은 상황이면 어떻게 할까?

OCAP이 아무리 완벽해도 모든 상황을 담을 수는 없다. 적혀 있지 않은 상황이 바로 전화해야 할 때다. 온콜 엔지니어에게 전화해 무엇을 봤는지, 이미 무엇을 했는지 분명히 말하고, 다음 단계는 엔지니어가 판단하게 한다.

일이 지나간 뒤에는 이 새로운 상황을 OCAP에 추가하는 경우가 많아서, 다음번에는 정해진 대응 방법이 생긴다. 그러니 OCAP은 한번 쓰면 그대로 두는 문서가 아니라 경험과 함께 조금씩 자라는 문서다.

OCAP은 SPC, SOP와 어떤 관계일까?

이 세 약어는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서로 다른 세 가지 질문에 답한다.

약어답하는 질문
SPC공정에 이상이 있는가?
OCAP이상이 생겼다. 이제 무엇을 할까?
SOP평소에는 각 단계를 어떻게 하는가?

먼저 SPC는 통계적 공정 관리(statistical process control)로, 계측값을 관리도에 한 점씩 찍어 공정이 흔들리는지 본다. 수치가 관리 한계를 벗어나거나 여러 점이 연속으로 한쪽으로 치우치면 그것이 신호다. SPC는 ‘발견’을 맡고, 발견한 뒤에 무엇을 할지는 OCAP에 넘긴다. 한마디로 SPC는 이상이 생겼다고 알려 주고, OCAP은 그다음에 무엇을 할지 알려 준다. 앞의 핸드북도 같은 말을 한다. 통제를 벗어나면 엔지니어는 그 관리도에 연결된 OCAP을 따라 원인을 찾는다. SPC 자체는 ‘SPC 관리도란?’에서 따로 다룬다.

관리 한계를 벗어난 것(OOC)이 꼭 제품 규격을 벗어난 것(OOS)은 아니다. 차이는 OOC/OOS를 누르면 볼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조치가 필요하고, OCAP에는 그 조치의 순서가 적혀 있다.

관리도 말고도 장비 자체가 OCAP을 불러낼 수 있다. 알람이 뜨거나, 경광등에 빨간불이 들어오거나, 장비가 멈춘 경우다. 빨간불과 노란불이 각각 무엇을 뜻하는지는 ‘장비의 빨간불·노란불·초록불은 무슨 뜻일까?’ 참고.

다음으로 SOP는 표준 작업 절차(standard operating procedure)로, 평소의 작업을 다룬다. 각 단계를 어떻게 하는지, 누가 해도 결과가 같도록 적어 둔다. OCAP은 평소가 아닐 때를 다룬다. 둘 다 미리 써 두고 모두가 따르는 문서이지만, 하나는 매일 쓰고 다른 하나는 일이 터진 몇 분 동안 쓴다. 기술자가 평소에 이 문서들을 따라 어떻게 일하는지는 ‘기술자와 엔지니어는 무엇이 다를까?’에서 읽을 수 있다.

fab24hr에서는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양산 팹’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제조부’를 고른다. 네 근무 중 어느 근무를 하게 될지는 사이트를 연 시각에 따라 정해진다. 심야 근무 새벽 02:47, 식각 장비 ETCH-03의 챔버 A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안에는 긴급 로트의 웨이퍼 한 장이 걸려 있다. 야간조의 아하오는 보통 리셋을 한 번 누르고 다시 돌리면 지나간다고 한다. 그런데 OCAP에는 ‘장비 알람 시 먼저 엔지니어에게 알릴 것’이라고 적혀 있다. OCAP대로 온콜 엔지니어에게 전화할지, 먼저 리셋을 눌러 볼지는 플레이어가 정한다. 전화가 연결되면 샤오린은 챔버 A에 다운을 걸고, 안에 걸린 한 장은 억지로 꺼내지 말고, 앞의 6장은 로트 분할로 떼어 Q-time이 지나기 전에 먼저 세정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로트 전체를 홀드해 달라고 부탁한다.

같은 일도 다른 자리에서 보면 달라진다. 품질 엔지니어로 플레이하면 오전 근무 10시에 OCAP을 들고 식각 구역으로 가서, 그날 새벽의 조치를 한 단계씩 대조한다. 맞지 않는 항목이 세 개인데, 그중 하나는 OCAP에 애초에 없던 ‘웨이퍼가 챔버 안에 걸렸을 때 어떻게 할까’다. 식각 공정 엔지니어(‘공정 엔지니어’로 넘긴 뒤 이름 아래의 ‘식각’을 누른다)로 플레이하면, 오후 근무 16:30 검토 회의가 끝난 뒤 이 항목을 야간조 조치 절차에 추가할 사람을 찾아야 한다.

게임 속 회사, 인물, 장비, 절차 내용은 모두 허구다. OCAP이 무엇인지, 왜 미리 적어 두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다. 다른 업계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제조부로 플레이하면 심야 근무 02:47에 식각 장비 ETCH-03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OCAP에는 먼저 엔지니어에게 알리라고 적혀 있다. 품질 엔지니어로 플레이하면 오전 근무에 OCAP을 들고 그날 밤의 조치를 한 단계씩 대조한다.

fab24hr에서는 새벽 02:47 장비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로트는 기다리고 엔지니어는 자고 있다. OCAP대로 먼저 전화할지, 먼저 리셋을 눌러 볼지는 플레이어가 정한다.

제조부로 플레이하기: 02:47 장비에 빨간불, OCAP에는 뭐라고 적혀 있을까

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OCAP이란 무슨 뜻일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what-is-oc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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