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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은 어떻게 만들까약 7분

플라즈마란? 팹은 왜 플라즈마로 식각할까

플라즈마(plasma)는 기체가 전기 에너지로 ‘쪼개진’ 상태다. 분자의 일부는 전하를 띤 이온과 전자로 쪼개지고, 또 많은 분자가 매우 활발해 무엇과든 반응하려는 조각이 되어, 아직 쪼개지지 않은 기체와 섞여 있다. 팹에서는 저압으로 배기한 챔버에 가스를 넣고 고주파 전력을 걸어 플라즈마를 만든다. 식각(etching)에 플라즈마를 쓰는 것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조각은 화학 반응을 맡고, 전하를 띤 이온은 전기장에 끌려 아래로 부딪히는 일을 맡는다. 그래서 아래로만 깎여 가늘고 곧은 홈을 팔 수 있다.

건식 식각과 습식 식각이 어떻게 다른지는 ‘식각이란? 건식 식각과 습식 식각은 무엇이 다를까’에서 다뤘다. 이 글은 한 단계 더 들어가, 플라즈마가 무엇인지, 식각 장비 안에서 단계별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본다.

플라즈마란? 일상에서도 볼 수 있을까?

얼음을 가열하면 물이 되고, 물을 더 가열하면 수증기가 된다. 기체에 에너지를 더 주면 일부 분자는 조각으로 쪼개지고, 일부는 전자를 빼앗겨 양전하를 띤 ‘이온’이 된다. 이것이 플라즈마이며, 흔히 물질의 ‘제4의 상태’라 부른다. 네온사인이나 형광등에 전기가 통할 때 관 속의 기체, 그리고 번개와 오로라가 모두 플라즈마다. 기체가 다르면 빛의 색도 다르다.

팹의 플라즈마에서 실제로 이온이 되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며, 1%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전자는 매우 빠르게 움직여 온도로 환산하면 1만 도가 넘는다. 하지만 전자는 아주 가벼워서 기체 자체는 뜨겁지 않다. 그래서 웨이퍼를 높은 온도로 굽지 않아도 반응이 일어난다.

팹은 플라즈마를 어떻게 만드나?

  • 저압 챔버: 대기압의 약 1만분의 1에서 10만분의 1, 또는 그보다 낮은 압력까지 배기한다. 기체가 희박하면 전자가 다음 분자와 부딪히기 전에 가속할 거리가 생겨, 분자를 쪼갤 만한 에너지를 쌓기 쉽다.
  • 가스: 식각할 재료에 따라 고르며, 불소나 염소를 포함한 가스를 흔히 쓴다.
  • 고주파 전력: 1초에 1,000만 번 넘게 방향이 바뀌는 전기(흔히 13.56MHz)로 기체에 에너지를 보낸다.

식각 장비에는 전원이 두 개인 경우가 많다. 위쪽 전원은 플라즈마를 켜고 플라즈마의 밀도를 정하며, 웨이퍼 아래쪽 전원은 이온이 얼마나 세게 부딪힐지를 정한다.

식각에 왜 플라즈마를 쓰나?

  • 조각은 화학 반응을 한다: 이 조각을 교과서에서는 ‘라디칼’(radical)이라 부른다. 드러난 재료와 반응해 기체가 되고, 펌프로 빠져나간다.
  • 이온은 아래로 부딪힌다: 전자는 가볍고 빨라서 먼저 웨이퍼에 닿아 웨이퍼 표면을 음전하로 대전시키고, 그러면 양전하를 띤 이온이 끌려온다. 웨이퍼 바로 위의 아주 얇은 층에서는 전기장이 웨이퍼를 향해 곧게 뻗어 있어, 이온이 거의 수직으로 떨어진다.

유명한 실험이 있다. 이온만으로, 또는 활발한 기체만으로 실리콘을 식각하면 둘 다 느리지만, 둘을 함께 쓰면 각각 따로 쓸 때보다 몇 배나 빠르다. 이온은 바로 아래에만 닿으므로 구멍 바닥은 계속 깎이고 측벽은 거의 그대로다.

왼쪽은 습식 식각으로, 약액이 사방으로 파고들어 포토레지스트 아래까지 먹어 들어가고 가장자리가 둥글다. 오른쪽은 건식 식각으로, 플라즈마가 주로 아래로 깎아 벽면이 곧다.
미세한 패턴은 아래로만 깎아야 하므로 대부분 건식 식각을 쓴다. 습식 식각은 장비가 간단하고 빠르며, 약액조 하나에 웨이퍼 여러 장을 한꺼번에 담글 수 있다.

측벽은 왜 깎여 나가지 않을까?

조각에는 방향이 없으니 원래대로라면 측벽으로도 파고들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식각에서는 가스에 ‘막을 만드는’ 성분을 섞어 표면에 얇은 보호막을 입힌다. 구멍 바닥은 이온이 계속 부딪혀 막이 남지 못하므로 계속 아래로 깎이고, 측벽은 이온을 거의 맞지 않아 막이 남아 조각을 막는다. 막이 너무 적으면 측벽이 파이고, 너무 많으면 구멍이 깎을수록 좁아진다. 예를 들어 탄소와 불소를 포함한 가스를 쓸 때 산소를 조금 더 넣으면 보호막이 더 쉽게 깎여 나간다. 비율은 이렇게 조정한다.

웨이퍼 한 장은 식각 장비 안에서 어떻게 흘러가나?

1단계: 챔버에 넣고, 붙잡고, 뒷면에 헬륨을 흘린다

  • 하는 일: 로봇 암이 웨이퍼를 챔버에 넣어 정전척(ESC) 위에 평평하게 붙잡는다. 웨이퍼 뒷면과 척 사이의 가는 틈에는 헬륨을 흘린다(He 배압).
  • 이유: 진공에서는 흡입으로 붙잡을 수 없어서 정전기를 쓴다. 또 진공은 보온병처럼 열을 거의 전달하지 않으므로, 플라즈마에서 오는 열은 헬륨을 통해 아래의 냉각되는 받침대로 보내야 한다.
  • 하지 않으면: 식각할수록 웨이퍼가 뜨거워져, 식각된 모양과 선폭이 틀어진다.

2단계: 문을 닫고 진공 배기한다

  • 하는 일: 문을 닫고 챔버를 더 낮은 압력까지 배기한다.
  • 이유: 안에는 곧 넣을 가스만 남아 있어야 한다.
  • 하지 않으면: 여분의 기체와 수분이 반응에 섞여 결과가 설정과 달라진다.

3단계: 가스를 넣고 압력을 안정시킨다

  • 하는 일: 레시피(장비가 그대로 따라 실행하는 설정)에 따라 몇 가지 가스를 넣는다. 각 가스의 양은 sccm 단위로 정하고, 압력을 설정값에 맞춰 유지한다.
  • 이유: 가스와 압력이 무엇을 얼마나 곧게 깎을지를 정한다(아래 표 참고).
  • 하지 않으면: 유량이나 압력이 흔들리면 웨이퍼마다 결과가 달라진다.

4단계: 플라즈마를 켠다

  • 하는 일: 위쪽 전원을 켜면 챔버 안에 빛 덩어리가 생긴다. 이어서 웨이퍼 아래쪽 전원을 켜 이온을 아래로 끌어당긴다.
  • 이유: 하나는 플라즈마의 밀도를, 하나는 이온이 부딪히는 세기를 맡는다. 둘을 나눠야 각각 정확하게 조정할 수 있다.
  • 하지 않으면: 전원 하나로만 하면 두 가지가 묶여 버려, 둘 다 딱 맞추기 어렵다.

5단계: 식각한다

  • 하는 일: 조각과 이온이 드러난 재료를 기체로 바꿔 내보내고, 측벽에는 보호막이 쌓인다. 포토레지스트(PR)로 덮인 곳은 남는다.
  • 이유: 그래야 패턴이 포토레지스트 그대로 아래로 곧게 옮겨진다.
  • 하지 않으면: 너무 오래 식각하면 포토레지스트(이것도 계속 조금씩 깎인다)가 먼저 다 없어져, 남아야 할 곳까지 깎인다.

6단계: 엔드포인트를 본다

  • 하는 일: 장비는 측면의 작은 창으로 플라즈마의 빛을 계속 지켜본다. 이 층이 뚫리고 아래층이 드러나면 빛의 색이나 세기가 바뀌므로 다 깎였음을 안다. 그 뒤 조금 더 식각해(과식각) 모든 구멍이 바닥까지 닿게 한다.
  • 이유: 막 두께와 식각 속도는 웨이퍼마다 조금씩 다르므로, 시간만 보는 것보다 빛을 보는 편이 정확하다.
  • 하지 않으면: 너무 일찍 멈추면 구멍이 뚫리지 않고, 너무 늦게 멈추면 아래층이 손상된다. 같은 재료 안에서 일정 깊이까지만 팔 때는 빛이 변하지 않으므로, 측정해 둔 속도로 시간을 계산하는 경우가 많다.

7단계: 플라즈마를 끄고, 가스를 빼내고, 꺼낸다

  • 하는 일: 플라즈마를 끄고 가스를 깨끗이 빼낸 뒤, 척이 웨이퍼를 놓으면 웨이퍼를 들어 올려 내보낸다.
  • 이유: 식각에 쓰는 특수 가스 중에는 유독하거나 부식성인 것이 많아서, 빼낸 배기가스는 먼저 배기가스 처리를 거친 뒤에 배출한다.
  • 하지 않으면: 가스를 다 빼내지 않고 문을 열면, 가스가 웨이퍼를 옮기는 공간으로 흘러 들어가 다음 웨이퍼와 장비 부품에 닿는다.

압력, 전력, 가스는 각각 무엇을 바꾸나?

조정하는 것대략 일어나는 일
압력낮추면 이온이 덜 부딪혀 덜 휘므로 더 곧게 깎이고, 높이면 화학 반응의 비중이 커져 옆으로 더 깎인다
위쪽 전원높이면 플라즈마가 짙어져 더 빨리 깎인다
웨이퍼 아래쪽 전원높이면 이온이 더 세게 부딪혀 더 곧고 빠르게 깎이지만, 재료를 덜 가리고 포토레지스트도 더 많이 깎인다
가스의 종류와 비율무엇과 반응할지, 재료를 얼마나 가릴지, 측벽 보호막이 얼마나 쌓일지를 정한다

이 조건들은 한 세트로 함께 정해 레시피에 적는다(‘레시피란?’ 참고).

패턴의 밀도가 다르면 왜 식각 결과가 달라지나?

  • 식각할 곳이 넓게 몰려 있는 곳: 그곳에서는 조각이 빨리 소모되어 ‘모자라므로’ 식각이 느려진다.
  • 좁고 깊은 구멍: 조각과 이온이 바닥까지 들어가기 어려워 깊을수록 느려지고, 가는 구멍은 넓은 구멍보다 바닥에 늦게 닿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엔드포인트를 잡은 뒤에도 과식각을 조금 더 한다.

뒷면 냉각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되나?

척 표면이 닳거나 웨이퍼 뒷면에 파티클이 묻으면 웨이퍼가 척에 꼭 붙지 못하고, 헬륨이 가장자리로 샌다. 장비가 지켜보는 것은 헬륨의 유량이다. 유량이 높을수록 많이 새고 있다는 뜻이다. 조금 새면 웨이퍼 온도가 높아져 선폭이 한쪽으로 조금씩 치우칠 수 있다. 많이 새면 장비가 알람을 띄우고 멈추며, 웨이퍼가 식각 도중에 챔버 안에 갇힐 수 있다. 그래서 헬륨 유량이 서서히 오르는 것은 누군가 지켜봐야 할 경고 신호다.

플라즈마는 식각에만 쓰나?

  • 막 증착: 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PECVD). 조각이 원래 반응하려는 성질이 강해서, 웨이퍼를 그렇게 뜨겁게 하지 않아도 막이 성장한다(‘박막 공정이란?’ 참고).
  • 포토레지스트 제거(애싱, ashing): 포토레지스트는 주로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져 있다. 산소를 플라즈마로 만들면 포토레지스트와 반응해 이산화탄소와 수증기가 되어 빠져나가고, 아래의 실리콘과 산화막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포토레지스트를 태워 재로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fab24hr에서는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양산 팹’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공정 엔지니어를 찾은 다음 이름 아래의 ‘식각’을 누르면, 맡게 되는 ETCH-03이 바로 플라즈마 식각 장비다. 장비를 누르고 ‘분해해 보기’, 이어서 ‘작동 보기’를 누르면 웨이퍼가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한 단계씩 움직이며 보여 준다. 식각 챔버를 바로 열어 볼 수도 있다.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6에서는 02:47에 ETCH-03의 챔버 A에서 He 배압 알람이 뜬다. 챕터 7 ‘급한 불 끄기’에서는 장비에서 단서를 찾는다. He 유량이 사흘 동안 계속 올랐고, ESC는 교체 주기의 96%까지 썼다. ESC를 교체한 뒤에는 테스트 런을 하며 시즈닝 웨이퍼를 몇 장 돌릴지, 진공 배기하며 얼마나 오래 베이크할지 정해야 한다. R&D 라인의 식각 개발 공정 엔지니어는 오전 근무에 ETCH-R1이 멈춰 서는 일을 겪는다. 플라즈마 전력이 챔버로 들어가지 못하고 반사되어 돌아온다. 저녁 근무는 챕터 5 ‘마지막 한 칸’으로, He 유량 알람의 상한을 정해야 한다.

게임 속 회사, 인물, 장비 번호, 숫자는 모두 가상이며, 플라즈마가 무엇이고 식각 장비가 플라즈마를 어떻게 쓰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다. 다른 업계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식각 공정 엔지니어(양산 팹 › 공정 › 식각)가 맡는 ETCH-03이 바로 플라즈마 식각 장비다. 장비를 누르고 ‘분해해 보기’와 ‘작동 보기’를 누르면 웨이퍼가 챔버로 들어가고 플라즈마가 켜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메인 스토리 챕터 7 ‘급한 불 끄기’에서는 헬륨 유량과 ESC에서 장비가 한밤중에 멈춘 원인을 찾아야 한다.

fab24hr에서 식각 장비가 한밤중에 멈춘 이유는 웨이퍼 뒷면의 얇은 헬륨층 속에 숨어 있다.

챕터 7 ‘급한 불 끄기’부터 시작해 ETCH-03 뒷면의 헬륨 누출 원인 찾기

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플라즈마란? 팹은 왜 플라즈마로 식각할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what-is-plas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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