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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은 어떻게 만들까약 6분

에피택시란? 웨이퍼 위에 가지런히 배열된 실리콘 층은 어떻게 자랄까

에피택시(epitaxy, 업계에서는 흔히 줄여서 에피(epi)라고 한다)는 웨이퍼 위에 새로운 결정층을 키우는 것이다. 새 원자가 아래 웨이퍼의 배열을 따라 한 층 한 층 쌓여, 아래와 똑같이 가지런하게 자란다. 가장 흔한 것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 실리콘 층을 키우는 것이고, 다른 재료를 키울 수도 있다. 이 영어 단어는 그리스어에서 왔다. epi는 ‘위에’, taxis는 ‘배열’이라는 뜻이다.

‘가지런하게 배열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칩을 만드는 웨이퍼는 단결정 실리콘이다. 웨이퍼 전체의 실리콘 원자가 같은 방향으로 가지런한 격자를 이루고 있다(웨이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웨이퍼는 왜 둥글까?’ 참고).

같은 벽돌로 쌓은 벽을 떠올려 보자. 맨 아래 몇 줄을 반듯하게 쌓고, 그 뒤로 한 줄 한 줄 아래 줄눈을 따라 쌓아 올리면 벽 전체가 똑같이 가지런해진다. 에피택시가 바로 이렇다. 웨이퍼가 맨 아래 몇 줄이고, 새로 온 원자가 그 격자를 따라 위로 이어지며, 다 자라면 웨이퍼와 하나의 결정으로 이어진다.

에피택시는 일반 박막 증착과 무엇이 다를까?

칩 속 막 대부분은 원자가 아래를 따라 배열될 필요가 없다(일반적인 막이 어떻게 자라는지는 ‘박막 공정이란?’ 참고).

원자 배열비유예
비정질정해진 배열이 없음바닥에 쏟아 놓은 벽돌 더미실리콘 산화막, 실리콘 질화막 같은 절연막
다결정작은 덩어리 여러 개가 각자 가지런하지만 방향이 저마다 다름작은 벽 여러 개를 이어 붙였는데 줄눈이 맞지 않음트랜지스터 게이트에 흔히 쓰는 폴리실리콘
에피택시(단결정)층 전체가 같은 방향이고 아래에 이어서 배열됨아래 줄눈을 따라 끝까지 쌓아 올림에피 웨이퍼 위의 실리콘 층

같은 실리콘이라도 드러난 단결정 실리콘 위에 키우면, 조건이 맞을 때 격자를 이어받아 에피층이 된다. 산화막 위에 키우면 아래에 따를 격자가 없어 다결정이 된다. 에피택시의 가장 흔한 방법도 가스가 뜨거운 웨이퍼 표면에서 반응하는 화학기상증착(CVD)이다. 다만 원자가 제자리를 찾을 시간이 있도록 조건을 맞춰야 한다.

에피택시는 어떻게 성장시킬까? 단계별로 보기

실리콘 웨이퍼 위에 실리콘 층을 키우는 경우를 예로 든다.

1단계: 깨끗이 세정한다

  • 무엇을 하나: 약액으로 표면의 파티클, 유기물, 금속을 씻어 내고, 물로 헹군 뒤 말린다(‘웨이퍼 세정이란?’ 참고).
  • 왜: 새 원자는 표면 맨 위 원자 줄을 따라 이어 붙으므로, 표면이 곧 본보기다.
  • 그러지 않으면: 무언가 묻은 곳에서는 이어 붙지 못해 배열이 틀어진다. 이 어긋남은 위로도 계속 이어진다. 벽 속에 비뚤어진 벽돌 하나가 있으면 그 위에 따라 쌓은 벽돌도 꼭대기까지 비뚤어지는 것과 같다.

2단계: 자연 산화막을 없앤다

  • 무엇을 하나: 실리콘은 공기와 물에 닿으면 표면에 원자 몇 층 두께의 산화막이 저절로 생긴다. 아주 묽은 불산에 잠깐 담가 이것을 녹여 낸다. 장비에 넣은 뒤에는 수소 속에서 한 번 더 가열해 조금 남은 것까지 몰아내는 경우가 많다.
  • 왜: 산화막은 격자를 이루고 있지 않다. 벽돌 벽 위에 시멘트를 얇게 한 겹 바른 것과 같아서, 새 원자가 아래 줄눈을 볼 수 없다.
  • 그러지 않으면: 성장한 층에 결함이 훨씬 많아지고, 아예 가지런하게 배열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세정 후 너무 오래 두면 안 된다. 산화막이 다시 자라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Q-time이다.

3단계: 챔버에 넣고 가열한다

  • 무엇을 하나: 웨이퍼를 에피택시 장비의 밀폐된 챔버에 넣고 약 1,000℃ 안팎까지 가열한다. 방법에 따라서는 더 높이기도 한다.
  • 왜: 원자는 표면에 내려앉은 뒤 충분히 뜨거워야 움직일 수 있고, 조금 이동해 아래와 이어질 수 있는 자리를 찾는다.
  • 그러지 않으면: 너무 차가우면 원자가 떨어진 자리에 그대로 박혀 다결정이나 비정질이 된다. 하지만 고온은 앞서 주입한 원자를 옆으로 퍼지게 하므로(열 예산), 어떤 단계는 조금 낮은 온도를 쓴다.

4단계: 실리콘을 포함한 가스를 흘려 한 층씩 키운다

  • 무엇을 하나: 실란이나 염소를 포함한 실리콘 화합물 같은 가스를 넣는데, 흔히 수소에 실어 보낸다(‘팹에서는 어떤 가스를 쓸까?’ 참고). 가스는 뜨거운 표면에서 분해되어 실리콘 원자를 남기고, 원자가 한 층을 다 채우면 다음 층을 채운다. 두께는 1μm 미만에서 몇 μm까지가 흔하다(1μm는 1,000분의 1mm다).
  • 왜: 원자가 하나씩 내려앉으므로 하나하나가 아래와 맞는 자리에 앉을 기회를 얻는다.
  • 그러지 않으면: 온도, 가스량, 성장 시간이 맞지 않으면 두께가 틀어지고, 원자도 제대로 배열될 시간이 없다.

5단계: 키우면서 도핑한다

  • 무엇을 하나: 인이나 붕소를 포함한 가스를 동시에 조금 섞는다. 인과 붕소가 실리콘과 함께 격자에 들어가면 이 층이 n형이나 p형이 된다(‘도핑이란?’ 참고).
  • 왜: 이 층의 도핑 농도를 아래 웨이퍼와 완전히 다르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래는 고농도, 위는 저농도로 만든다.
  • 그러지 않으면: 농도가 어긋나면 그 위에 만드는 스위치도 함께 어긋난다. 한번 들어간 원자는 빼낼 수 없으므로 가스량을 미리 정확히 맞춰야 한다.

6단계: 두께를 측정하고 결함을 검사한다

  • 무엇을 하나: 이 층의 두께와 도핑이 맞는지 측정하고, 빛으로 웨이퍼 전체를 스캔해 파티클과 배열이 틀어진 곳을 찾는다(‘결함 검사란?’ 참고). 두께는 흔히 적외선으로 측정한다. 위아래 두 층의 도핑이 달라 적외선이 경계에서도 반사되므로, 두 반사광으로 두께를 계산한다.
  • 왜: 트랜지스터는 바로 이 층 위에 만들어진다. 칩 전체의 기초인 셈이다.
  • 그러지 않으면: 기초가 비뚤어지면 뒤의 수백 단계가 모두 헛수고가 되고, 몇 달 뒤 전기 특성을 측정하고서야 발견할 수도 있다.

왜 이 층을 하나 더 키울까?

  • 트랜지스터에 깨끗한 실리콘 층을 주려고: 웨이퍼 자체의 도핑 농도는 웨이퍼 전체가 똑같다. 에피층은 더 깨끗하고 결함이 적게 키울 수 있고, 도핑 농도도 따로 정할 수 있다. 트랜지스터는 맨 위의 얇은 층에만 만들어진다(‘트랜지스터 하나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참고).
  • 전력 소자: 높은 전압과 큰 전류를 다루는 스위치(충전기, 전기차에 모두 들어 있다)는 상당수가 전류를 위에서 아래로 흘린다. 아래는 고농도로 도핑한 웨이퍼라 전류가 잘 흐르고, 위는 저농도로 도핑한 비교적 두꺼운 에피층이라 꺼져 있을 때 높은 전압을 막는다. 두껍고 농도가 낮을수록 견딜 수 있는 전압이 높아지지만, 켜졌을 때의 저항도 커진다.
  • 다른 재료: 질화갈륨 같은 재료는 큰 덩어리 결정으로 키우기 어려워서, 대개 실리콘, 탄화규소, 사파이어 웨이퍼 위에 키운다. 이를 이종 에피택시(heteroepitaxy)라고 한다. 두 원자의 간격이 서로 달라 크기가 다른 벽돌을 억지로 겹쳐 쌓은 것과 같으므로, 경계에 결함이 생기기 쉽다(뉴스에 나오는 ‘3세대 반도체’란? 참고). 청색·백색 LED에서 빛을 내는 층들도 이렇게 키운다.
  • 최첨단 트랜지스터의 소스와 드레인: 첨단 트랜지스터는 소스와 드레인을 먼저 조금 파낸 뒤 에피택시로 다시 채우는 경우가 많다. 이때 키우는 것은 고농도로 도핑한 실리콘이나 실리콘저마늄(SiGe) 같은 재료로, 전류가 잘 흐르게 한다. 이 경우 실리콘이 드러난 곳에서만 자란다.

에피 웨이퍼란?

에피층을 올린 웨이퍼를 에피 웨이퍼(epi wafer)라고 한다. 겉보기에는 일반 웨이퍼와 같고 전체 두께도 1mm가 안 되며, 차이는 맨 위의 얇은 한 층뿐이다. 어떤 웨이퍼는 구입할 때 이미 에피층이 올라가 있다. 소스·드레인의 경우는 팹에서 그 단계까지 진행한 뒤에 키운다.

fab24hr에서는

게임에는 에피택시 장비도, 에피 웨이퍼도 없다. 가장 가까운 것은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2 ‘한 공정씩’이다. 웨이퍼 투입 후 1일째, 나는 개발 PIE 엔지니어로서 가상의 보청기 칩 ‘Glowmere’의 초도 로트 12장을 들고 R&D 라인의 세정 장비 WET-R1에서 약액조를 하나씩 거치며 세정하고, 마지막에 희석 불산에 잠깐 담가 자연 산화막을 없애고 깨끗한 실리콘을 드러낸다. 다만 게임에서는 세정 다음에 퍼니스 FURN-R1으로 가서 바탕이 될 패드 산화막을 키우며, 에피택시가 아니다. 2일째에 증착 장비 CVD-R1에서 덮는 실리콘 질화막은 격자를 따를 필요가 없는 일반 박막이다.

‘직장인의 하루’에도 박막을 맡는 역할이 있다.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양산 팹’이나 ‘개발 라인’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공정 엔지니어나 개발 공정 엔지니어를 찾은 다음, 이름 아래의 ‘박막’을 누르면 된다. 게임 속 회사, 칩, 인물, 장비 번호는 모두 가상이며, 에피택시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단순화해 썼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게임에는 에피택시 장비가 없다. 가장 가까운 것은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2 ‘한 공정씩’의 1일째다. R&D 라인의 세정 장비 WET-R1 앞에서 약액조를 하나씩 거치며 세정하고, 마지막에 희석 불산에 잠깐 담가 자연 산화막을 없애고 깨끗한 실리콘을 드러낸다.

fab24hr에서 첫 공정은 언제나 세정이다. 에피택시 전에도 해야 하는 그 단계를 챕터 2의 1일째에 직접 해 볼 수 있다.

챕터 2 ‘한 공정씩’ 플레이하기: 1일째에 직접 자연 산화막 없애기

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에피택시란? 웨이퍼 위에 가지런히 배열된 실리콘 층은 어떻게 자랄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what-is-epita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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