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나오는 ‘첨단 패키징’이란? 칩을 왜 나란히 놓고, 쌓아 올릴까
뉴스에 자주 나오는 ‘첨단 패키징’은 여러 개의 칩을 한 패키지 안에 넣는 것이다. 칩끼리 아주 가까이 놓고 촘촘하게 연결해 하나의 큰 칩처럼 쓴다.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아주 가는 배선이 그려진 얇은 판 위에 나란히 놓거나, 바로 쌓아 올린다. 제대로 설명하려면 기존의 패키징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기존의 패키징은 어떻게 할까?
웨이퍼 위에서 칩을 다 만들고 나면, 잘라서 외부 케이스에 넣어야 회로 기판에 납땜할 수 있다. 이것을 패키징이라고 한다(패키징이란 무엇인가에서 다뤘다). 기존 방식은 대부분 칩 하나를 패키지 하나에 넣는다. 여러 칩이 함께 일해야 하면 각자 패키지에 넣어 회로 기판에 납땜하고, 회로 기판의 배선을 통해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첨단 패키징은 다르다. 여러 칩을 먼저 한데 놓고 연결한 뒤, 마지막에 한꺼번에 감싸 부품 하나로 만든다.
그냥 큰 칩 하나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
모든 것을 칩 하나에 넣으면 칩이 아주 커지는데, 큰 칩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큰 칩은 수율이 낮다. 웨이퍼에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결함이 어쩔 수 없이 몇 개 떨어지고, 결함이 떨어진 칩은 불량이 된다. 칩이 클수록 결함에 맞을 확률이 높다(뉴스에서 말하는 ‘수율’에서 쿠키 굽기에 빗대어 설명했다).
둘째, 큰 칩에는 크기 상한이 있다. 노광 장비는 한 번에 한 샷만 찍을 수 있고, 한 샷의 크기는 정해져 있다. 가장 큰 칩은 이미 거의 한 샷만 한 크기까지 왔다. 더 커지면 한 샷에 다 찍을 수 없다.
몇 조각으로 나누면 무엇이 좋을까?
가정한 숫자로 계산해 보자. 웨이퍼 한 장에 큰 칩이 40개 들어간다. 이 웨이퍼에 결함 10개가 떨어지면 많아야 10개가 망가지므로, 양품은 적어도 30개 남는다.
큰 칩 하나를 똑같은 작은 조각 4개로 나누면, 같은 웨이퍼에 조각이 160개 들어간다. 똑같이 결함 10개가 떨어지면 많아야 조각 10개가 망가지고, 양품 조각은 적어도 150개 남는다. 4개씩 묶으면 37세트가 나온다. 같은 웨이퍼에서 쓸 수 있는 것이 30개에서 37세트로 늘어난다.
이 작은 조각이 뉴스에서 말하는 칩렛(chiplet)이다. 큰 칩 하나를 몇 조각으로 나누어 각자 만들고 각자 테스트한 뒤 다시 이어 붙이는 것이다. 실제로는 이보다 복잡하다. 나누고 나면 연결할 자리를 더 남겨야 하고 패키징도 더 어려워지므로, 모든 칩이 나눌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세대마다 비싸지는 것과는 무슨 관계일까?
새로운 공정 세대는 세대가 바뀔 때마다 만들기 어려워지고 비싸진다(뉴스에서 말하는 ‘2나노’에서 다뤘다). 하지만 칩의 모든 부분에 최신 세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외부와 통신하거나 아날로그 신호를 처리하는 부분은 새 세대로 만들어도 크기가 별로 줄지 않는다.
칩렛으로 나누면 가장 필요한 조각(예를 들어 연산을 맡는 조각)은 최신 세대로 만들고, 나머지 조각은 몇 세대 전의 싸고 안정된 방식으로 만든 다음 한데 패키징한다. 돈을 가장 필요한 곳에 쓰는 것이다.
칩과 칩 사이의 길은 왜 더 짧고 넓어야 할까?
두 칩을 각자 패키지에 넣어 회로 기판에 납땜하면, 데이터는 먼저 패키지 밖으로 나와 회로 기판 위의 몇 센티미터 길이 배선을 지나 다른 칩으로 들어가야 한다. 길이 길고, 나란히 달릴 수 있는 선도 많지 않다. 두 도시 사이에 길고 좁은 시골길 하나만 있는 것과 같다.
같은 패키지 안에 넣으면 칩과 칩 사이는 아주 조금 떨어져 있을 뿐이고, 그 사이에 가늘고 많은 선을 깔 수 있다. 짧고 차선이 많은 고속도로로 바꾼 것과 같다. 길이 짧으면 데이터가 빨리 가고 전력도 덜 들며, 차선이 많으면 한 번에 많이 보낼 수 있다.
칩은 어떻게 나란히 놓고, 어떻게 쌓을까?
인터포저 위에 나란히: 2.5D
여러 칩을 인터포저(interposer)라는 얇은 판 위에 나란히 놓는다. 인터포저는 흔히 실리콘 한 장으로 만든다. 칩을 만드는 방법으로 그 위에 회로 기판보다 훨씬 가는 배선을 그려, 이웃한 칩끼리 촘촘하게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칩은 뒤집어서 아주 작은 범프로 납땜해 붙이는데, 패키징 글에서 설명한 플립칩과 같다. 인터포저는 다시 신호를 아래쪽 패키지 기판으로 이어 준다.
업계에서는 이를 2.5D라고 부른다. 칩을 쌓지는 않았지만 아래에 층을 하나 더 깔았으니, 평평하게 놓는 것과 쌓는 것의 중간쯤이라는 뜻이다.
바로 쌓아 올리기: 3D
다른 방식은 칩을 한 층 한 층 쌓아 올리는 것이다. 위아래 두 층은 어떻게 연결할까? 실리콘에 아주 가는 구멍을 뚫고 금속을 채워, 신호가 칩을 곧장 관통해 위아래로 통하게 한다. 이렇게 만든 구멍을 실리콘 관통 전극(TSV)이라고 하며,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늘다. 층과 층 사이는 다시 아주 작은 범프로 납땜해 붙인다. 솔더를 쓰지 않고 두 층 표면의 구리 접점과 그 옆의 절연막을 함께 바로 맞붙이는 방식도 있는데, 이를 하이브리드 본딩이라고 한다.
쌓으면 길이 가장 짧고 공간도 가장 적게 차지한다. 대신 만들기가 더 어렵다. 칩을 아주 얇게 갈아야 하고, 가운데에 끼인 층은 열도 빠져나가기 어렵다.
AI 칩 옆에 흔히 놓이는 메모리 스택 몇 개는 여러 층의 메모리 칩을 쌓아 실리콘 관통 전극으로 연결한 것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라고 한다. HBM이 무엇이고 AI에 왜 특히 필요한지는 뉴스에서 말하는 ‘HBM’이란?에서 읽을 수 있다.
뉴스는 왜 첨단 패키징을 AI 칩의 핵심이라고 할까?
AI는 계산할 것이 아주 많아서, 데이터가 연산 칩과 메모리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가야 한다. 가장 큰 칩은 이미 한 샷이라는 상한에 닿았으니, 연산과 메모리를 더 넣으려면 여러 칩을 한데 패키징하되 충분히 가깝고 촘촘하게 연결해야 한다. 그래서 AI 칩은 흔히 연산 칩 옆에 메모리 스택 몇 개를 나란히 두고 함께 인터포저 위에 올린다. 2.5D와 3D를 모두 쓰는 셈이다. 어느 정부의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 계획에는 최근 AI의 발전은 첨단 패키징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분명히 적혀 있다.
생산 능력이 모자라다는 말은 왜 자주 나올까?
뉴스에서는 첨단 패키징의 ‘생산 능력이 빠듯하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일반적인 설명은 이렇다. 최근 몇 년 사이 AI 칩 수요가 갑자기 크게 늘었는데, 고성능 AI 칩은 대부분 이런 패키징을 거쳐야 한다. 이 패키징은 공정 단계가 많고, 일부 단계는 실리콘 위에 배선을 그리고 구멍을 뚫는 일이라 쓰는 장비와 방식이 팹에 더 가깝다. 새 라인을 짓고 안정될 때까지 조정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칩은 만들 수 있는데 패키징 단계에서 막히는 일이 생긴다. 일부 단계가 팹의 일과 비슷하기 때문에, 첨단 패키징은 후공정 업체뿐 아니라 팹에서도 한다.
실수에도 아주 민감하다. 한 패키지에 들어가는 칩은 모두 비싸서, 그중 한 조각이 불량이거나 어느 한 곳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으면 전체가 함께 버려진다. 그래서 조각마다 이어 붙이기 전에 먼저 테스트한다(웨이퍼 테스트).
다음에 뉴스를 보면 이렇게 읽자
- ‘첨단 패키징 생산 능력 부족’: 여러 칩을 한데 패키징할 수 있는 라인이 모자라다는 뜻이다. AI 칩이 이 단계에서 막힐 수 있으며, 칩 자체를 못 만드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 ‘칩렛(chiplet) 설계 채택’: 이 칩은 사실 여러 조각을 이어 붙인 것으로, 각자 만들고 각자 테스트한 뒤 한데 패키징했다는 뜻이다.
- ‘2.5D, 3D 패키징’: 2.5D는 인터포저 위에 나란히 놓은 것이고, 3D는 바로 쌓아 올려 실리콘을 관통하는 미세한 구멍으로 연결한 것이다.
- ‘이종 집적’: 따로 만든 서로 다른 칩(기능이 다르고, 심지어 다른 세대의 방식으로 만든 칩)을, 때로는 다른 작은 부품까지 함께 하나의 패키지에 넣는 것이다.
fab24hr에서는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제3막의 무대는 후공정 공장이다. 챕터 11 ‘볼이 들렸다’에서는 수후이가 패키징 라인을 한 바퀴 안내해 준다. 게임 속 보청기 칩 ‘Glowmere’가 들어가는 것은 SiP 모듈로, 작은 기판 위에 칩이 있고 그 옆에 저항, 커패시터 몇 개가 있다. 먼저 부품 실장과 다이 본딩을 하고, 이어서 와이어 본딩과 몰딩을 한다. 이것도 한 가지가 넘는 부품을 한 패키지에 넣는 것이지만, 모듈 안의 칩은 하나뿐이고 와이어 본딩으로 연결된다. 인터포저 위에 나란히 놓거나 쌓아 올린 칩은 게임에 없다. 게임 속 회사, 칩, 인물은 모두 가상이다. 첨단 패키징이 무엇이고 왜 하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으며, 글 속의 숫자는 가정한 것이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11에서는 수후이가 패키징 라인을 한 바퀴 안내해 준다. ‘Glowmere’가 들어가는 것은 SiP 소형 모듈로, 작은 기판 위에 칩과 저항, 커패시터 몇 개가 올라가 있다. ‘직장인의 하루’에서도 후공정 공장의 패키징 공정 엔지니어를 고를 수 있다.
fab24hr에서는 보청기 칩 하나가 손톱보다 작은 모듈에 들어간다. 부품 실장, 다이 본딩, 와이어 본딩, 몰딩까지, 공정마다 지키는 사람이 있다.
챕터 11 플레이하기: 수후이와 함께 패키징 라인 돌아보기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글에 나오는 장비는 분해해서 볼 수 있어요: 부품 실장 라인.
이 글 인용하기‘뉴스에 나오는 ‘첨단 패키징’이란? 칩을 왜 나란히 놓고, 쌓아 올릴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advanced-packaging/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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