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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 안약 6분

장비를 고쳤는데, 왜 또 ‘테스트 런’을 해야 할까?

장비를 고쳤는데도 테스트 런을 하는 이유는, ‘고쳤다’는 것이 장비가 움직인다는 사실만 증명할 뿐 그 장비가 만든 것이 맞다는 것까지는 아직 증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테스트 런이란 장비를 정비하거나 고친 뒤, 출하하지 않는 패턴 없는 웨이퍼(테스트 웨이퍼) 몇 장을 먼저 넣고 정해진 조건대로 한 번 돌려 그 결과를 측정하는 것이다. 결과가 규격 안에 들고 그 장비의 평소 수치와도 비슷해야 장비가 복구되어 생산으로 돌아간다. 영어로는 흔히 qualification이라 하고 줄여서 qual(퀄)이라고 하며, 정비 후에 다시 하는 것은 requalification이라고도 한다.

자동차 정비소에서 브레이크를 갈고 나면, 정비사가 먼저 직접 한 바퀴 몰아 보며 브레이크를 몇 번 밟아 본 뒤에야 열쇠를 돌려주는 것과 조금 비슷하다. 정비를 마친 뒤 거쳐야 하는 관문은 ‘장비 PM(예방 정비)이란?’에 목록으로 정리되어 있다. 이 글은 그중 테스트 런만 다룬다.

고쳤는데 왜 바로 로트를 돌리면 안 될까?

이유는 세 가지다.

  1. 챔버가 이전과 달라졌다. 부품을 바꾸거나 챔버를 한 번 열고 나면, 내벽의 상태, 안에 남은 수분, 부품의 위치가 모두 장비를 멈추기 전과 다르다. 막 깨끗이 청소한 내벽에서는 처음 몇 장이 오히려 평소와 다르게 식각되는데, 연구자들은 이를 ‘첫 웨이퍼 효과’(first wafer effect)라고 부른다.
  2. 수리 과정 자체에서 실수가 있을 수 있다. 부품 하나가 제자리에 바로 앉지 않았거나 이음쇠 하나가 끝까지 조여지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는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3. 내기에서 졌을 때 잃는 것이 너무 다르다. 테스트 웨이퍼는 패턴 없는 웨이퍼라서, 망가지면 한 장 바꾸면 그만이다. 고객 로트는 한 박스에 최대 25장이고, 한 장 한 장이 이미 앞의 많은 공정을 거쳐 왔다. 그것으로 시험하다 한 로트를 잘못 돌리면, 손해는 테스트 웨이퍼 몇 장보다 훨씬 크다.

테스트 런은 어떻게 할까? 단계별로 보기

1단계: 장비가 멈춘다

하는 일: 장비가 일정에 따라 정비에 들어가거나, 고장으로 알람이 뜨면 상태를 다운으로 바꾸고 뒤의 로트는 일단 넣지 않는다. 이유: 장비를 열고 손을 대야 하므로, 안에서 로트가 돌고 있으면 안 된다. 그러지 않으면: 로트가 일정대로 들어가, 고장 났거나 반쯤 분해된 장비 안에서 불량이 된다.

2단계: 장비 엔지니어가 고쳐서 인계한다

하는 일: 장비 엔지니어가 부품을 바꾸고 다시 조립한 뒤 진공 배기와 리크 체크를 해서 하드웨어가 정상인지 확인하고, 공정 엔지니어에게 장비 인계를 한다. 이유: ‘움직이는가’를 먼저 확정해 두어야, 테스트 런에서 측정하는 것이 ‘제대로 만드는가’가 된다. 그러지 않으면: 이음쇠가 아직 새고 있어 테스트 런이 계속 통과하지 못하고, 하드웨어 문제인지 조건 문제인지도 가려낼 수 없다.

진공 배기를 왜 기다려야 하는지는 ‘반도체 장비는 왜 진공이 필요할까?’에서 다룬다.

3단계: 테스트 웨이퍼를 돌리고 결과를 측정한다

하는 일: 먼저 더미 웨이퍼 몇 장을 돌려 막 청소한 내벽을 안정시키고(시즈닝), 이어서 테스트 웨이퍼를 넣어 정해진 테스트 조건대로 돌린 뒤 측정하러 보낸다. 이 두 가지를 누가 맡는지는 팹마다 나누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식각 장비를 예로 들면, 흔히 보는 것은 세 가지다.

  • 식각 속도: 테스트 웨이퍼에는 먼저 막을 한 층 입혀 둔다. 식각 전에 두께를 한 번 재고, 식각 후에 다시 잰다. 그 차이를 시간으로 나누면 1분에 얼마나 식각되는지가 나온다.
  • 균일도: 같은 웨이퍼의 여러 지점을 측정해, 가운데와 가장자리가 똑같이 식각되었는지 본다.
  • 파티클: 돌리기 전에 한 번 세고, 돌린 뒤에 다시 센다. 늘어난 파티클은 장비 자체에서 떨어진 것이다.

이유: 세 가지는 각각 ‘충분히 식각되었나’, ‘웨이퍼 전체가 고른가’, ‘깨끗한가’에 답한다. 그러지 않으면: 한 가지만 보면, 예를 들어 식각 속도는 딱 맞는데 부스러기가 잔뜩 떨어졌어도 알 수 없다.

막을 키우는 장비나 이온 주입 장비에서 무엇을 측정하는지는 ‘모니터 웨이퍼, 컨트롤 웨이퍼, 더미 웨이퍼란?’에서 다룬다.

4단계: 규격을 보고, 그 장비의 평소 수치와도 비교한다

하는 일: 수치를 먼저 규격과 비교하고, 이어서 그 장비의 과거 수치, 예를 들어 그 장비만의 관리도와 비교한다. 이유: 규격은 ‘합격인지 아닌지’를, 평소 수치는 ‘이전과 같은지 다른지’를 말해 준다. 규격 안에 들더라도 평소와 확연히 다르면 장비 안의 무언가가 변했다는 뜻이므로, 몇 장 더 돌려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지 않으면: 매번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사이 장비가 갈수록 조금씩 더 틀어지고, 정말로 규격을 벗어났을 때는 이미 많은 로트를 만든 뒤다.

관리도를 읽는 법은 ‘SPC 관리도란?’에서 다룬다.

관리도: 가운데는 평소의 중심선, 점선은 공정 자체의 데이터로 계산한 관리 상한과 관리 하한, 바깥쪽 실선은 규격 상한과 규격 하한이다. 한 점이 관리 상한을 벗어났지만 아직 규격 안에 있어 OOC에 해당한다. 아래: 단계마다 99.9%가 양호하면 500단계를 거친 뒤 약 60%가 남는다.
관리 한계는 ‘평소와 다른가’를, 규격 한계는 ‘합격인가’를 본다. 점이 관리 한계를 벗어나면 제품이 아직 합격이라도 먼저 멈추고 원인을 찾아야 한다.

5단계: 양쪽을 모두 통과해야 복구한다

하는 일: 공정 엔지니어가 결과를 확인하고 장비를 생산으로 돌려보내며, 제조부에 로트를 넣어도 된다고 알린다. 통과하지 못하면 2단계로 돌아간다. 장비 쪽이 다시 점검하고, 고친 뒤 테스트 런을 한 번 더 한다. 이유: 장비 쪽이 넘기는 것은 ‘장비가 움직인다’는 것이고, 공정 쪽이 확인하는 것은 ‘만든 것이 맞다’는 것이다. 절반마다 책임지는 사람이 따로 있다. 그러지 않으면: 한쪽만 결정하면 나머지 절반은 아무도 보지 않는다.

두 엔지니어가 일을 어떻게 나누는지는 ‘공정 엔지니어와 장비 엔지니어는 무엇이 다를까?’에서 다룬다.

6단계: 복구 후 처음 몇 로트는 좀 더 지켜본다

하는 일: 복구 후 처음 몇 로트의 계측 결과를 한 번 더 살피고, 막 바꾼 부품과 관련된 센서 수치를 며칠 더 지켜본다. 팹에 따라서는 이 로트들을 평소보다 많이 측정하기도 한다. 이유: 테스트 웨이퍼는 몇 장뿐이고 조건도 한 가지뿐이다. 막 바꾼 부품의 문제가 꼭 첫 장에서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지 않으면: 서서히 나빠지는 종류의 문제는 많은 로트가 지난 뒤에야 발견된다.

장비의 센서를 어떻게 감시하는지는 ‘FDC란?’에서 다룬다.

새 장비의 첫 검증과 정비 후 테스트 런은 무엇이 다를까?

둘 다 ‘먼저 증명하고, 그다음 생산한다’는 점은 같지만, 증명해야 하는 것이 다르다.

새 장비의 첫 검증정비·수리 후 테스트 런
언제팹에 막 들여와 설치를 마쳤을 때정비, 수리, 챔버 오픈을 마칠 때마다
무엇을 증명하나약속한 일을 해낼 수 있어 생산에 쓸 수 있다는 것장비를 멈추기 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왔다는 것
무엇과 비교하나사는 쪽과 파는 쪽이 미리 합의한 조건규격, 그리고 그 장비 자신의 과거 수치
얼마나 걸리나길다. 시험할 항목이 많다짧다. 테스트 웨이퍼 몇 장을 돌린다

새 장비에는 아직 비교할 ‘평소’가 없다. 계약대로 검수를 통과한 뒤에도 한동안 돌리면서 그 장비만의 수치를 쌓아야 비로소 그 장비의 관리 한계를 그을 수 있다. 그 뒤의 테스트 런은 매번 이 수치와 비교한다. 새 장비가 어떻게 한 단계씩 검수 서명까지 가는지는 ‘장비사 상주 엔지니어(FSE)는 무슨 일을 할까?’에서 다룬다.

fab24hr에서는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양산 팹’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공정 엔지니어를 찾은 다음, 이름 아래의 ‘식각’을 누르면 식각 공정 엔지니어가 된다.

  • 오전 근무 ‘급한 불 끄기’: ETCH-03의 챔버 A는 02:47부터 지금까지 멈춰 있다. 아침 회의에서 팀장이 나에게 “몇 시에 복구돼요?” 하고 묻는다. 나중에 장비 엔지니어 아카이가 말한다. “저희가 넘기는 건 ‘장비가 움직인다’까지예요. 만든 게 맞는지는 테스트 런을 통과해야 인정돼요.” 장비 쪽에서 하드웨어를 인계하고 나면, 먼저 진공 핀셋으로 테스트 웨이퍼 세 장을 웨이퍼 박스에 옮겨 넣는다. 손이 흔들리면 한 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테스트 런에서는 시즈닝을 몇 장 돌릴지, 진공 배기와 베이크를 얼마나 할지, 두 가지 설정을 움직여 식각 속도와 파티클 증가 수(10개 이하)가 동시에 규격 안에 들어오게 한다. 너무 적게 하면 통과하지 못하고, 너무 많이 하면 뒤에 있는 로트가 전부 기다린다. 통과하면 제조부의 샤오윈에게 로트를 넣어도 된다고 알린다. 아카이는 새로 바꾼 ESC의 He 유량을 사흘 연속 보겠다고 한다.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7 ‘급한 불 끄기’도 바로 이날 아침이다.
  • 저녁 근무 ‘퇴근 미수’: 먼저 퇴근하지 않았다면, 아카이가 챔버 A의 He 유량을 한 번만 봐 달라고 부탁한다. 한 장 한 장 갈수록 높아지다가 경고선에 닿고 노란불이 들어온다. 노란불을 끄고 퇴근할지, 티켓을 발행할지는 내가 정한다.
  • 오후의 검토 회의부터 저녁 인수인계 전까지는 계측 장비에 다시 가 볼 수도 있다. 복구 후 3로트를 측정했다. 선폭은 중심선 근처로 돌아왔을까?

식각 장비 엔지니어로 플레이하면(좌우로 넘겨 장비 엔지니어를 찾고 이름 아래의 ‘식각’을 누른다), 오전 근무에 ESC를 바꾼 뒤 장비 인계를 해야 한다. 장비 인계 전의 단계 중에는 생략할 수 있는 것도 있다. 리크 체크를 생략하면 첫 테스트 웨이퍼에서 He 유량이 경고선을 넘어, 챔버를 한 번 더 열어야 한다.

게임 속 회사, 인물, 장비 번호와 수치는 모두 가상이며, 테스트 런 화면의 규격에도 ‘숫자는 예시예요’라고 표시되어 있다. 테스트 런이 무엇인지, 왜 하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다. 실제로 어떤 항목을 측정하는지, 규격이 얼마인지는 장비 종류마다, 팹마다 다르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식각 공정 엔지니어(양산 팹 › 공정 › 식각)가 되면, 오전 근무에 ETCH-03 챔버 A의 ESC 교체와 장비 인계가 끝난 뒤 테스트 런을 내가 맡는다. 식각 속도는 규격 안에 들어야 하고, 파티클 증가 수는 10개 이하여야 한다. 저녁 근무에는 새 부품의 He 유량을 지켜보는 일을 돕게 될 수도 있다.

fab24hr에서 장비 쪽이 넘기는 것은 ‘장비가 움직인다’는 것이고, 내가 확인해야 하는 것은 ‘만든 것이 맞다’는 것이다. 테스트 런 시간은 가장 재촉받기 쉽고, 가장 줄여서는 안 된다.

식각 공정 엔지니어로 플레이하며 부품 교체 후 테스트 런 맡기

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장비를 고쳤는데, 왜 또 ‘테스트 런’을 해야 할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tool-qual/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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