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PM(예방 정비)이란? 장비는 왜 정기적으로 멈춰야 할까
팹에서 말하는 PM은 Preventive Maintenance의 약자로, 예방 정비라는 뜻이다. 장비가 고장 나기 전에 일정에 따라 먼저 멈추고, 열어서 청소하고, 수명이 다 되어 가는 부품을 바꾸고, 한 번 점검한 뒤 다시 조립한다. 팹에서 “이 장비 오늘 PM”이라고 하면 바로 이 일을 말하며, 사무실에서 흔히 말하는 프로젝트 매니저(Project Manager)나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와는 관계가 없다.
자동차 정비와 비슷하다. 일정 기간마다, 또는 일정 거리를 달리면 정비소에서 엔진오일을 간다. 엔진이 길에서 고장 나기를 기다렸다가 처리하지 않는다. 팹의 장비는 훨씬 비싸서, 멈춰 있는 한 시간 한 시간을 누군가 계산하고 있다(장비가 왜 놀면 안 되는지는 ‘반도체 공장은 왜 24시간 멈추지 않을까?’ 참고).
고장 나지 않았는데 왜 멈출까?
주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챔버 안에 무언가가 서서히 쌓인다. 많은 장비에서 실제로 웨이퍼를 가공하는 곳은 밀폐된 챔버다. 그 안에서 식각하거나 막을 증착할 때 생기는 물질은 웨이퍼에만 떨어지지 않고, 일부는 챔버 내벽과 부품 표면에 달라붙는다. 웨이퍼를 한 장 한 장 처리할수록 한 겹 한 겹 두꺼워진다. 이 층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 벗겨져 떨어진다: 떨어진 부스러기가 파티클(particle)이고, 웨이퍼에 떨어지면 결함이 된다.
- 결과를 서서히 틀어지게 한다: 내벽이 변하면 같은 설정으로 처리해도 결과가 조금씩 달라진다(이유는 ‘식각이란?’ 참고).
그래서 어떤 대학 클린룸의 증착 장비는 사용자가 챔버 안에 쌓인 막 두께를 기록하게 하고, 한도에 이르면 먼저 챔버를 청소한다.
둘째, 부품이 닳는다. 어떤 부품은 온종일 플라즈마, 고온, 화학 가스 곁에 있다. 두 부품 사이에 끼워 가스를 막는 고무 링인 오링은 플라즈마 속에서 서서히 침식되고 노화해 밀봉이 나빠지고, 부스러기가 떨어질 수도 있다. 진공을 만드는 펌프도 부식성 가스를 오래 뽑다 보면 조금씩 성능이 떨어진다. 그래서 너무 나빠지기 전에 교체한다.
고장 난 뒤에 고치는 게 더 싸지 않을까?
듣기에는 그렇지만, 따져 보면 더 비싼 경우가 많다.
- 고장은 때를 가리지 않는다: 한밤중일 수도, 로트가 가장 많을 때일 수도 있고, 부품 재고가 있다는 보장도 없다. 한밤중에 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현장 사람들은 먼저 절차대로 처리한 뒤 엔지니어를 전화로 부른다(‘OCAP이란 무슨 뜻일까?’ 참고). 일정을 잡아 둔 정비는 다르다. 사람, 부품, 시간이 모두 미리 준비되어 있다.
- 고장 나기 전에 이미 나빠져 있다: 장비는 여전히 로트를 돌리고 있는데, 만들어지는 웨이퍼는 이미 틀어져 있을 수 있다. 계측에서 발견했을 때는 이미 몇 로트를 처리한 뒤일 수 있고, 수율이 먼저 떨어진다. 장비에 반복해서 들어오는 노란불이 때로는 이런 전조다(‘장비의 빨간불·노란불·초록불은 무슨 뜻일까?’ 참고).
그래서 정비는 미리 일정을 잡아 두고 시간도 비교적 예측 가능한 정지로,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고 얼마나 멈출지도 모르는 정지를 대신하는 일이다.
언제 정비해야 할까? 달력, 사용량, 상태 기준
정비 시점을 잡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 방식 | 무엇을 보나 | 자동차로 치면 |
|---|---|---|
| 달력 기준 | 정해진 일수, 주수마다 | 몇 달에 한 번 정비 |
| 사용량 기준 | 웨이퍼를 몇 장 돌렸는지, 플라즈마를 몇 시간 켰는지, 막이 얼마나 두껍게 쌓였는지 | 몇 km를 달렸는지 |
| 상태 기준 | 센서 수치가 변하기 시작하면 정비 | 타이어 홈이 얼마나 남았는지 |
앞의 두 방식은 일정을 짜고 관리하기 쉽지만, 장비의 실제 상태를 보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보수적으로 잡으면 사실 아직 필요 없는 정비도 하게 되고, 너무 느슨하게 잡으면 두 정비 사이에 고장이 날 수도 있다. 세 번째 방식은 장비가 계속 기록하는 수치, 예를 들어 FDC가 감시하는 압력, 전력, 온도를 보므로 불필요한 정지를 줄일 수 있다. 다만 데이터가 충분히 믿을 만해서 ‘정상’과 ‘변하기 시작함’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진공 펌프의 상태를 추적해 얼마나 더 버틸지 추정하는 연구도 있다.
정비는 대개 특정한 날에 딱 고정되지 않고, 앞뒤로 옮길 수 있는 범위가 있다. 조금 일찍 해도, 조금 늦게 해도 되지만 한없이 미룰 수는 없다. 어느 날로 옮길지는 라인에 로트가 얼마나 많은지, 같은 공정에서 쓸 수 있는 장비가 몇 대 남는지를 함께 보고 정하는 경우가 많다.
정비를 마쳤는데 왜 바로 생산을 시작하지 못할까?
‘다시 조립했다’가 ‘원래와 같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챔버를 한 번 열었으니 안의 상태가 달라졌고, 정비 자체에서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 부품 하나가 제자리에 안 앉았거나, 단계 하나를 빠뜨리는 식이다. 그래서 관문을 하나씩 확인한다.
- 진공 배기, 리크 체크: 챔버를 닫고 공기를 뽑아, 방금 다시 조립한 이음쇠에 틈이 없는지 확인한다.
- 시즈닝(워밍업): 갓 청소한 챔버 벽에서는 처음 몇 장의 결과가 오히려 평소와 다르다. 고객 로트가 아닌 더미 웨이퍼를 먼저 몇 장 돌려 내벽을 안정시킨다. 시즈닝에도 자체 설정이 따로 있다(‘레시피란?’ 참고).
- 테스트 런: 테스트 웨이퍼로 처리 결과를 측정한다. 예를 들어 식각 속도가 얼마인지, 파티클이 몇 개 늘었는지 본다. 규격 안에 드는지뿐 아니라 그 장비의 평소 수치와도 비교한다.
- 장비 인계, 복구: 팹마다 나누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흔히 장비 엔지니어가 하드웨어 작업을 마치고 공정 엔지니어에게 넘겨 결과를 확인받으며, 양쪽을 모두 통과해야 장비가 생산으로 돌아간다.
관문마다의 자세한 내용은 ‘장비 엔지니어는 무슨 일을 할까?’에, 두 엔지니어가 일을 어떻게 나누는지는 ‘공정 엔지니어와 장비 엔지니어는 무엇이 다를까?’에 있다.
정비와 가동률, 어떻게 균형을 잡을까?
가동률이란 장비의 시간 중 얼마를 생산에 쓰는지를 말한다. 정비하는 동안 장비는 로트를 처리할 수 없으므로, 정비도 일종의 다운이다. 다만 미리 계획한 다운이라 고장과는 따로 기록한다. ‘평균 얼마 만에 한 번 고장 나는가’를 계산할 때 계획된 정비는 넣지 않는다.
균형은 여기서 잡는다.
- 정비가 너무 잦으면: 정지 시간이 늘고, 아직 쓸 수 있는 부품까지 바꾸게 되어 가동률이 나빠 보인다.
- 정비가 너무 적으면: 고장 났을 때 더 오래 멈추고 수리비도 더 들며, 그 전에 불량 웨이퍼를 만들 수도 있다.
이온 주입 구역을 예로 든 한 연구는 서두에서, 정비가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으면 모두 비용이 더 들 수 있다고 짚는다. 그래서 찾아야 하는 것은 딱 알맞은 지점이다. 정비 자체에 걸리는 시간도 매번 같지는 않다. 정비를 장비 가용 시간이 들쭉날쭉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은 연구도 있다.
fab24hr에서는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양산 팹’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장비 엔지니어를 찾은 다음, 이름 아래의 ‘식각’을 누르면 식각 장비 엔지니어가 된다. 이 역할에는 정비와 관련된 근무가 두 개 있다.
- 오전 근무: 한밤중에 ETCH-03의 챔버 A에서 알람이 울려, 내가 챔버 오픈을 하고 부품을 교체한다. 이것은 고장 뒤의 수리이지 계획된 정비가 아니다. 나중에 선배인 아카이가 이야기를 꺼낸다. “챔버 B PM은 아침에 샤오린 씨가 물어봐서, 누적 시간을 보고 내일로 미뤘어요.” 누적 시간은 아직 범위 안이지만 내일 10:00에는 반드시 해야 한다. “우리가 PM을 하는 건 ‘고장 안 날 수도 있다’에 걸지 않으려는 거예요.”
- 오후 근무: 증착 장비 CVD-02의 대규모 PM을 마쳤는데 파티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18개로, 규격은 10개 이하다. 아카이는 대규모 PM이 웨이퍼를 몇 장 돌렸는지, 플라즈마를 몇 시간 켰는지를 기준으로 잡힌다고 설명한다. 챔버를 닦아도 통과하지 못하는데, 원인은 샤워헤드다. 작은 구멍 가장자리에 쌓인 막이 벗겨지고 있다. 예비품은 내일에야 온다. 다른 팀에서 빌릴지, 로트마다 모니터 웨이퍼를 돌리며 일단 진행할지, 내일까지 멈춰 둘지는 내가 정한다. 퇴근 전에는 PM 기록도 써야 하는데, 아카이는 “PM 기록은 다음에 PM 하는 사람이 보라고 쓰는 거예요.”라고 말한다. 어떤 날은 오후 근무가 포토 구역에서 아침에 막 PM을 마친 트랙(코터·디벨로퍼) 이야기로 바뀐다.
식각 공정 엔지니어로 플레이하면(좌우로 넘겨 공정 엔지니어를 찾고 이름 아래의 ‘식각’을 누른다), 오전 근무의 인수인계서에 ‘ETCH-03 챔버 B: 오늘 10:00 PM 예정’이라고 적혀 있고, 미룰 수 있느냐고 먼저 묻는 사람이 바로 나다. 챔버 A가 이미 멈춰 있어서, 두 챔버가 함께 멈추면 장비 전체의 생산 능력이 없어진다.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7 ‘급한 불 끄기’도 바로 이날 아침이다.
게임 속 회사, 인물, 장비 번호와 수치는 모두 가상이며, PM이 무엇인지, 왜 하는지, 일정을 어떻게 잡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다. 실제 정비 항목과 주기는 장비 종류마다, 회사마다 다르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식각 장비 엔지니어(양산 팹 › 장비 › 식각)가 되면 오전 근무에 아카이가 챔버 B의 누적 시간을 보고 PM을 내일로 미룬다. 오후 근무에는 CVD-02의 대규모 PM을 마쳤는데 파티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다.
fab24hr에서 하루 동안 식각 장비 엔지니어가 되어 보자. 대규모 PM을 마쳤는데 파티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고, 바꿔야 할 부품은 내일에야 온다. 빌릴지, 기다릴지, 일단 돌릴지는 내가 정한다.
식각 장비 엔지니어로 플레이하기: 대규모 PM을 마쳤는데 통과하지 못했다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장비 PM(예방 정비)이란? 장비는 왜 정기적으로 멈춰야 할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what-is-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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