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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은 어떻게 만들까약 7분

실리콘 웨이퍼는 어떻게 만들까? 모래에서 연마된 웨이퍼 한 장까지

실리콘 웨이퍼는 이렇게 만든다. 먼저 모래(규사) 속의 이산화규소를 실리콘으로 환원해 아주 높은 순도로 정제한다. 이를 녹인 뒤 작은 시드(seed) 결정을 내려 액면에 살짝 닿게 하고, 돌리면서 천천히 끌어올리면 원자가 가지런히 늘어선 원기둥이 자라는데, 이를 잉곳(ingot)이라 한다. 잉곳을 둥글게 연삭하고 얇게 자른 다음, 평평하게 갈고 약액으로 절단 때 생긴 손상을 제거하고 거울처럼 연마한다. 세정과 검사를 마친 뒤에야 박스에 담아 팹으로 보낸다. 잉곳을 키우는 이 단계를 업계에서는 결정 성장 또는 단결정 인상이라고 한다.

이 글은 웨이퍼 자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만 다룬다. 팹에 들어간 뒤 어떻게 칩이 되는지는 ‘칩은 어떻게 만들어질까?’를 참고하면 된다.

실리콘 웨이퍼 제조 공정은 어떤 단계로 이루어질까?

크게 아홉 단계로 나뉜다. 순서대로 살펴본다.

1단계: 모래를 실리콘으로 환원한다

모래와 석영의 주성분은 이산화규소로, 실리콘과 산소가 결합해 있어 먼저 이 둘을 떼어 내야 한다. 석영 덩어리를 코크스, 나뭇조각 같은 탄소 원료와 함께 전기 아크로에 넣고 약 2,000도까지 가열하면, 탄소가 산소를 빼앗아 일산화탄소가 되어 빠져나가고 실리콘이 남는다. 이렇게 얻은 실리콘은 순도가 약 98~99%로, 금속급 실리콘(metallurgical-grade silicon)이라 한다. 나머지 1~2%는 대부분 철과 알루미늄이어서 칩을 만들기에는 아직 한참 모자란다.

2단계: 아주 높은 순도로 정제한다

금속급 실리콘을 잘게 부숴 염화수소와 반응시키면 상온에서 액체인 삼염화실란(trichlorosilane)이 된다. 이를 술을 증류하듯 거듭 증류해 불순물을 분리한다. 이어 고온에서 분해시키면 실리콘이 가열된 가는 실리콘 막대 위에 한 층씩 쌓여 다결정 실리콘(폴리실리콘)이 된다. 안은 작은 결정들이 저마다 다른 방향으로 이어 붙은 상태지만, 순도는 이미 9가 아홉 개 붙는 수준(99.9999999%) 이상이어서 불순물은 약 10억분의 1만 남는다. 이렇게까지 순수해야 하는 이유는, 칩에 일부러 넣는 붕소와 인이 적은 곳에서는 실리콘 원자 약 1억 개에 하나꼴이기 때문이다(‘반도체란?’ 참고). 원치 않는 불순물은 이보다 훨씬 적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기가 계획대로 통하지 않고, 금속 불순물은 트랜지스터의 누설 전류를 일으킨다.

3단계: 녹이고, 시드를 액면에 닿게 한 뒤 돌리면서 끌어올린다

가장 흔히 쓰는 성장법은 초크랄스키법(CZ법)이다. 다결정 실리콘 덩어리를 석영 도가니에 넣고, 아르곤을 채운 로 안에서 1,400여 도로 가열해 녹인다(실리콘의 녹는점은 약 1,414도). 잉곳 전체를 p형이나 n형으로 만들려면 이때 녹은 실리콘에 붕소나 인을 아주 조금 넣는다. 이어 단결정 실리콘으로 만든 작은 시드를 내려 액면에 살짝 닿게 하고, 시드와 도가니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돌리면서 시드를 아주 느리게 끌어올린다. 녹은 실리콘은 시드 아래에서 굳으면서 시드의 원자 배열을 그대로 이어받아 한 층씩 쌓인다. 시드는 줄의 맨 앞사람과 같아서, 뒤에 오는 원자가 모두 시드를 따라 줄을 서므로, 잉곳 전체가 하나의 결정이 된다.

처음에는 가늘고 짧은 ‘목(neck)’을 먼저 뽑아낸다. 시드가 뜨거운 실리콘에 막 닿으면 급격히 가열되어 원자가 잘못 배열되기 쉽다. 시작 부분을 아주 가늘게 뽑으면 잘못 배열된 곳이 이 구간에서 표면으로 빠져나가 사라지므로, 그 뒤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어 원하는 직경까지 굵게 키워 위로 성장시키고, 마지막에 다시 가늘게 줄여 액면에서 떼어 낸다.

끌어올리는 속도는 아주 느리다. 분당 1mm 안팎으로, 한 시간에 몇 cm밖에 자라지 않는다. 잉곳 하나는 약 2m까지 자랄 수 있다. 실리콘의 밀도로 계산하면 지름 30cm, 길이 1.5m인 잉곳은 200kg이 넘고, 끌어올리는 데만 하루 정도 걸린다. 계속 돌리면서 키우기 때문에 단면은 자연히 둥글다(‘웨이퍼는 왜 둥글까?’ 참고). 너무 빨리 끌어올리거나 온도가 불안정하면 원자가 제자리를 찾을 틈이 없어 잘못 배열된 곳이 생기고, 그 구간은 칩을 만드는 데 쓰지 못할 수 있다.

대부분의 웨이퍼는 이렇게 끌어올려 만든다. 도가니를 쓰지 않는 플로팅 존법(FZ법)도 있는데, 더 순수하지만 크게 만들기 어려워 주로 전력 소자에 쓴다.

4단계: 양 끝을 잘라 내고, 외경을 연삭하고, 방향 표시를 낸다

잉곳의 양 끝은 뾰족하므로 먼저 잘라 낸다. 가운데 부분의 굵기도 조금씩 들쭉날쭉해서, 바깥을 정확한 지름으로 연삭한다. 12인치라면 300mm다(‘12인치, 8인치 웨이퍼란 무슨 뜻일까?’ 참고). 이어 원자 배열의 방향을 측정해 옆면에 작은 홈을 갈아 낸다. 얇게 자르고 나면 이 홈이 가장자리의 작은 노치(notch)가 되고(더 작은 웨이퍼는 한쪽이 곧게 잘린 플랫), 장비는 이것을 기준으로 모든 웨이퍼를 같은 각도로 돌려 놓는다. 이 단계를 먼저 거치지 않으면 웨이퍼마다 크기가 달라 장비에 넣어도 정확히 맞지 않고, 방향도 구분할 수 없다.

5단계: 얇게 자른다

가는 강철 와이어 여러 가닥을 나란히 걸고, 연마재를 묻히거나 다이아몬드를 입혀 앞뒤로 움직이게 한 뒤, 잉곳을 눌러 대어 한 번에 여러 장으로 자른다. 달걀 슬라이서와 같은 원리다. 가는 와이어를 쓰는 이유는 절단 폭이 좁을수록 가루가 되어 버려지는 실리콘이 줄기 때문이다. 각 장은 완성품보다 조금 두껍게 잘라 뒤에서 갈아 낼 몫을 남긴다. 하지만 어떻게 자르든 표면에는 톱 자국이 남고, 그 아래에는 원자 배열이 흐트러진 손상층이 있어 아직은 쓸 수 없다. (칩을 다 만든 뒤 웨이퍼를 칩 하나하나로 자르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웨이퍼는 어떻게 칩 하나하나로 자를까?’ 참고.)

6단계: 가장자리를 둥글게 갈고, 평평하게 갈고, 약액으로 손상을 제거한다

먼저 가장자리를 둥글게 간다. 날카로운 직각 모서리는 살짝 부딪혀도 이가 빠지고, 웨이퍼 전체가 거기서부터 깨지기도 쉽다. 이어 양면을 평평하게 갈아 웨이퍼 전체의 두께를 고르게 한다. 마지막으로 산이나 알칼리 약액에 담가 톱 자국과 연삭이 남긴 손상층을 녹여 낸다. 이 층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원자 배열은 이미 흐트러져 있어서, 그대로 두면 3단계에서 가지런히 키운 결정이 표면층에서는 헛수고가 된다.

7단계: 거울처럼 연마한다

웨이퍼를 회전하는 연마 패드에 눌러 대고, 아주 미세한 입자가 든 슬러리를 떨어뜨린다. 약액이 표면을 조금 무르게 하고 입자가 그것을 갈아 내어, 거울처럼 될 때까지 연마한다. 원리는 팹 안의 CMP와 같다. 이렇게까지 평평해야 하는 이유는, 나중에 회로를 찍는 노광 장비가 아주 얕은 높이 범위 안에서만 초점이 맞기 때문이다. 표면의 높낮이 차가 크면 같은 패턴이 어떤 곳은 선명하고 어떤 곳은 흐릿하게 찍힌다(‘CMP란?’ 참고). 어떤 웨이퍼는 연마 뒤 표면에 가지런한 실리콘층을 한 겹 더 키우는데, 이를 에피 웨이퍼라 한다(‘에피택시란?’ 참고).

8단계: 세정하고 검사한다

연마를 마친 표면에는 슬러리 입자와 미량의 금속이 아직 묻어 있어 약액과 초순수로 씻어 낸다(‘웨이퍼 세정이란?’ 참고). 이어 두께를 잰다. 출하 두께에는 일반적인 규격이 있어서 12인치 웨이퍼는 약 0.78mm, 8인치는 약 0.73mm로 모두 1mm가 채 안 된다. 웨이퍼 전체와 작은 영역 하나하나가 평평한지도 잰다. 그다음 레이저로 웨이퍼 전체를 훑는다. 거울 같은 표면은 빛을 왔던 길로 그대로 반사하지만, 파티클 하나나 스크래치 한 줄을 만나면 빛이 옆으로 흩어지고, 장비는 그 자리를 점 하나로 기록한다. 파티클 하나가 잘못된 곳에 떨어지면 칩 하나가 불량이 될 수 있으므로(‘클린룸은 얼마나 깨끗할까?’ 참고), 통과하지 못한 웨이퍼는 출하하지 않는다.

9단계: 밀폐 박스에 담아 팹으로 보낸다

합격한 웨이퍼는 운송용 밀폐 박스에 담는다. 12인치용은 정면으로 문이 열리는 형태이며, 운송 내내 먼지와 충격을 막아 준다. 팹에 도착하면 팹 안에서 쓰는 웨이퍼 박스인 FOUP으로 옮겨 담고(‘웨이퍼는 팹 안에서 어떻게 이동할까?’ 참고), 생산 라인에 올리는데 이것이 바로 웨이퍼 투입이다(‘웨이퍼 투입이란?’ 참고).

왜 꼭 단결정이어야 할까?

단결정은 웨이퍼 전체의 실리콘 원자가 같은 방향을 향해 가지런한 격자를 이룬 상태다. 방 하나에 타일을 모두 같은 방향으로 붙인 것과 같다. 다결정은 작은 조각들이 저마다 따로 붙어 있어서 조각과 조각의 경계가 맞지 않는다. 전자는 가지런한 격자 안에서는 잘 움직이지만 경계에 부딪히면 걸리고, 경계 근처에서는 누설 전류도 생기기 쉽다. 칩 하나에는 트랜지스터가 수억 개 이상 들어갈 수 있고 그 하나하나가 거의 같은 특성을 보여야 하므로, 칩은 단결정 위에 만든다.

fab24hr에서는

fab24hr에는 웨이퍼를 만드는 공장이 없고, 게임은 웨이퍼가 팹에 들어와 투입을 기다리는 시점부터 시작한다. 가장 가까운 것은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1 ‘12장을 어떻게 나눌까’다. 웨이퍼 투입 전날, 플레이어는 R&D 라인의 개발 PIE 엔지니어가 되어 스플릿 회의에서 가상의 보청기 칩 ‘Glowmere’의 초도 로트 12장을 어떻게 나눌지 정해야 한다. 챕터 2 ‘한 공정씩’의 1일째가 바로 ‘웨이퍼 투입’이다. 12장은 먼저 세정 장비 WET-R1에서 세정한 뒤 퍼니스 FURN-R1에 들어간다. 보트에 웨이퍼를 실을 때 위, 가운데, 아래에 모니터 웨이퍼를 한 장씩 끼울지, 가운데에만 한 장 둘지 정해야 한다. 게임의 설명에 따르면 모니터 웨이퍼는 아직 아무 패턴도 만들지 않은 빈 실리콘 웨이퍼다.

도감 ‘용어’의 ‘웨이퍼’에서 ‘조금 더 알아보기’를 누르면 단결정 실리콘을 어떻게 끌어올리는지도 읽을 수 있다. 게임 속 회사, 인물, 칩, 장비 번호는 모두 가상이다. 웨이퍼를 어떻게 만드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간략하게 썼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게임은 웨이퍼 투입부터 시작하며, 웨이퍼를 만드는 공장은 나오지 않는다. 가장 가까운 것은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1 ‘12장을 어떻게 나눌까’다. 웨이퍼 투입 전날, Glowmere 초도 로트 12장을 어떻게 나눌지 정해야 한다. 도감의 ‘용어’에서 ‘웨이퍼’의 ‘조금 더 알아보기’를 누르면 단결정 실리콘을 어떻게 끌어올리는지도 읽을 수 있다.

fab24hr에서는 웨이퍼가 팹에 들어온 뒤의 여정이 챕터 1의 그 12장에서 시작된다.

챕터 1부터 시작하기: 내일 투입할 12장을 먼저 나누기

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실리콘 웨이퍼는 어떻게 만들까? 모래에서 연마된 웨이퍼 한 장까지’,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wafer-ma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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