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퍼 스크랩이란? 언제 살릴 수 없게 되고, 누가 정할까
웨이퍼 스크랩이란 무슨 뜻일까?
웨이퍼 스크랩(scrap)은 어떤 웨이퍼를 더 이상 살릴 수 없다고 판정하고, 로트에서 빼서 더는 가공하지 않는 것이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혼자 정하는 일이 아니다. 먼저 사실을 확인하고, 로트 책임자가 판정하며, 다른 누군가가 결재로 승인한다.
품질경영 국제 표준은 스크랩을 ‘부적합한 대상이 원래 용도로 쓰이지 못하게 하는 조치’로 정의하고, 예로 재활용과 파기를 든다. 핵심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제품으로 취급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스크랩은 한 장씩 판정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가 생긴 뒤의 전체 순서(먼저 홀드하고, 그다음 릴리스, 리워크, 스크랩 중 하나로 판정)는 ‘홀드란? 로트가 멈춰 선 뒤 릴리스, 리워크, 스크랩은 누가 정할까’에서 다룬다. 이 글은 스크랩이라는 결정 자체만 다룬다.
어떤 경우에 스크랩이 될까?
크게 두 가지다. 어떤 공정이 웨이퍼 자체를 바꿨는데 잘못 바꾼 경우, 그리고 웨이퍼 자체가 망가진 경우다.
- 과식각, 잘못된 원자 주입: 식각으로 깎아 낸 재료는 되돌릴 수 없고, 이온 주입으로 박아 넣은 원자는 골라낼 수 없다(‘리워크란?’ 참고).
- 공정 누락, 레시피 오류: 공정을 건너뛰거나, 같은 공정을 두 번 하거나, 레시피를 잘못 고른 경우다. 한 대학의 수율 강의 자료는 이런 가공 오류와 취급 중 웨이퍼 손상을 웨이퍼 단위 손실의 두 가지 원인으로 든다.
- 파손: 깨지거나 금이 간 웨이퍼는 다시 장비에 넣을 수 없다.
- Q-time 초과, 리워크 불가: 너무 오래 기다려서 표면이 이미 변했다.
- 규격 이탈, 복구 불가: 예를 들어 식각 뒤 남은 막이 이미 규격보다 얇은 경우다.
반대로 규격을 벗어났다고 해서 곧바로 스크랩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측정하고 기록을 살펴 아직 쓸 수 있다고 판단한 웨이퍼는 편차 승인서를 붙여 그대로 진행한다.
스크랩하기 전에 어떤 단계를 거칠까?
스크랩은 되돌릴 수 없으므로 보통 다음 순서로 진행한다.
1단계: 먼저 홀드, 먼저 버리지 않는다
무엇을: 로트를 홀드하고 라벨을 붙이며, 웨이퍼는 그 자리에 두고 장비 기록을 저장한다. 왜: 망가져 보이는 웨이퍼도 아직 살릴 수 있을지 모르고, 웨이퍼 자체가 원인을 찾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지 않으면: 먼저 버리면 살릴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도 되돌릴 수 없고, 원인을 찾을 증거도 사라진다.
2단계: 한 장씩 확인한다
무엇을: 장비 기록과 측정 결과를 대조해 각 웨이퍼가 실제로 무엇을 거쳤고 측정값이 얼마인지 본 뒤, 한 장씩 처리 방향을 정한다. 이것을 웨이퍼 판정이라고 한다. 왜: 같은 로트라도 웨이퍼마다 겪은 일이 다른 경우가 많다. 그러지 않으면: 로트 전체를 스크랩하면 멀쩡한 웨이퍼까지 버리게 되고, 한 장을 놓치면 불량 웨이퍼가 다른 웨이퍼와 섞여 흘러간다.
3단계: 다른 길을 먼저 찾는다
무엇을: 리워크할 수 있는가, 편차 승인서를 붙여 그대로 진행할 수 있는가, 단면을 잘라 분석하는 등 다른 용도로 돌릴 수 있는가를 따진다. 왜: 품질 표준이 드는 처리 방법은 하나가 아니며, 스크랩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지 않으면: 아직 쓸모 있는 웨이퍼를 버려 로트의 매수가 괜히 줄어든다.
4단계: 앞으로 남은 것을 따져, 끝까지 진행할 가치가 있는지 본다
무엇을: 남은 공정 수, 앞으로 쓸 장비 시간, 끝났을 때 양품 칩이 대략 몇 개 남을지를 본다. 왜: 이미 쓴 돈은 스크랩을 하든 안 하든 돌아오지 않으므로 판단은 앞을 보고 해야 한다. 한 논문은 몇 장밖에 남지 않은 로트도 장비 시간을 차지하므로, 그 로트를 스크랩하고 새 풀 로트에 자리를 내주는 편이 나은 경우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미 이만큼 들였으니’라는 이유만으로 계속 진행해 비용만 불어나거나, 끝까지 진행할 가치가 있던 웨이퍼를 버리게 된다.
5단계: 결재와 기록
무엇을: 스크랩할 웨이퍼는 권한이 있는 사람에게 결재를 올린다. 기록에는 어느 웨이퍼를, 어느 공정에서, 왜, 누가 승인했는지를 쓰고, MES의 로트 매수도 고친다. 왜: 품질 표준은 무엇이 부적합했는지, 어떤 조치를 했는지, 누가 결정했는지를 기록으로 남기도록 요구한다. 그러지 않으면: 장부와 박스 안의 매수가 맞지 않게 되고, 출하도 원인 추적도 스크랩률도 모두 잘못 계산된다.
누가 정할까? 왜 결재가 필요할까?
흔한 분담은 이렇다. 해당 공정의 공정 엔지니어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고, 로트를 맡은 공정 통합이 웨이퍼마다 이력을 보고 처리 방향을 정하며(‘공정 통합 엔지니어(PIE)는 무슨 일을 할까?’ 참고), 품질 부서가 기록과 결재가 다 갖춰졌는지 확인한다(‘품질 보증(QA)은 팹에서 무슨 일을 할까?’ 참고). 납기나 품질에 영향이 있으면 고객에게 알리며, 고객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결재가 필요한 이유는 스크랩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더 보면 잘못 판단할 기회가 한 번 줄어든다. 명칭과 결재를 어디까지 올리는지는 공장마다 다르다.
스크랩률은 왜 주목받을까?
완성에 가까울수록 스크랩의 손실이 크다는 점은 용어 카드 ‘스크랩’에서 설명했다. 돈 말고도 스크랩은 다음과 같은 영향을 준다.
- 출하량이 줄어든다: 모자란 만큼을 채우려면 첫 공정부터 다시 웨이퍼 투입을 하고 몇 달을 기다려야 한다.
- 장비 시간을 헛되이 쓴다: 스크랩된 웨이퍼가 거친 공정은 모두 장비를 차지했다.
- 문제의 단서가 된다: 스크랩이 같은 공정, 같은 장비, 같은 원인에 몰려 있다면 거슬러 올라가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신호다(‘근본 원인 분석이란?’ 참고).
그래서 팹은 투입한 웨이퍼 가운데 몇 퍼센트가 끝까지 온전히 흘러갔는지를 센다. 이를 라인 수율(line yield)이라고 한다. 팹의 성과를 다룬 연구는 이것을 수율, 생산 주기, 납기 준수와 나란히 놓고 보는 경우가 많다. 수율은 완성된 웨이퍼 위 양품 칩의 비율이고(뉴스에서 말하는 ‘수율’이란? 참고), 라인 수율은 웨이퍼 한 장이 통째로 끝까지 흘러갔는지를 센다.
스크랩률만 보면 어떻게 될까?
자주 인용되는 굿하트의 법칙은, 어떤 수치가 목표가 되면 더 이상 좋은 척도가 아니게 된다고 말한다. 스크랩률만 보면 다음과 같은 일이 생길 수 있다.
- 스크랩해야 할 웨이퍼를 그대로 진행시켰다가 마지막 테스트에서야 버려, 중간 공정 비용을 모두 날린다.
- 있는 그대로 기록하지 않게 되어, 가장 배워야 할 교훈이 사라진다.
그래서 스크랩률은 수율, 생산 주기와 함께 본다. 있는 그대로 기록한 스크랩만이 원인을 찾는 단서가 된다.
스크랩한 웨이퍼는 어디로 갈까?
- 먼저 표시하고 따로 둔다: 부적합으로 판정한 것은 분명히 표시하고 양품과 떨어뜨려 둔다. 다시 섞이거나 출하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 먼저 분석에 돌리는 것도 있다: 단면 분석으로 어느 층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본다(‘불량 분석(FA)이란?’ 참고).
- 패턴은 없앤다: 제품 웨이퍼에는 회로 설계가 새겨져 있으므로 스크랩하더라도 그대로 밖으로 내보낼 수 없다.
출하하지 않는 모니터 웨이퍼와 더미 웨이퍼는 대개 막을 벗기고 연마한 뒤 다시 쓴다(‘모니터 웨이퍼, 컨트롤 웨이퍼, 더미 웨이퍼란?’ 참고).
fab24hr에서는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양산 팹’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품질 엔지니어’를 찾는다. 네 근무 중 어느 근무가 나오는지는 사이트를 연 시간에 따라 정해진다. 오후 근무 ‘어떻게 기록할까’에서는 옆 장비 ETCH-05의 수동 추가 식각이 지시는 3장인데 장비에서는 로트 25장 전부가 선택된 채로 돌아갔고, 세 번째 웨이퍼에서야 중지됐다. 먼저 남길 것을 고르는 장면에는 ‘앞의 3장부터 버리기’라는 선택지가 있고, 그 아래에 ‘스크랩은 PIE가 판정한다. 지금 버리면 되돌릴 수 없다.’라고 적혀 있다. PIE의 야팅이 판정 결과를 전해 준다. 앞의 3장은 스크랩, 추가 식각할 3장은 추가 식각하고 측정한 뒤 판정, 손대지 않은 19장은 속행이다. 장비와 MES를 한 구간씩 대조한 뒤 어떻게 기록할지 정한다. ‘확정’과 ‘확인 필요’로 나눌지, 25장 전부 스크랩으로 쓸지, 나머지는 ‘정상’으로 쓸지다. 잘못 쓴 것은 16시 30분 검토 회의에서 고쳐야 한다.
공정 통합 엔지니어의 오후 근무에서는 추가 식각 지시서에 “수동 투입 전 ‘모두 해제’부터, 7번째 웨이퍼만 선택”이라는 한 줄을 넣지 않으면 장비가 몇 장을 더 돌릴 수 있다. 그러면 한 장씩 속행할지 스크랩할지 판정해야 하고, 스크랩할 웨이퍼는 결재도 받아야 한다. ‘개발 라인’에서 이온 주입 개발 공정 엔지니어가 되면 심야 근무에 레시피를 잘못 골라 주입한 웨이퍼가 나온다. ‘7번째 웨이퍼는 이미 주입돼서 뺄 수 없어요. 남길까요, 스크랩할까요?’
게임 속 회사, 인물, 로트 번호, 장비와 숫자는 모두 가상이다. 스크랩을 어떻게 판정하고, 누가 결재하며, 어디로 보내는지는 품질경영 표준의 일반적인 설명과 대학 강의 자료, 공개 논문을 바탕으로 썼으며, 실제 방법은 공장마다 다르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품질 엔지니어의 오후 근무 ‘어떻게 기록할까’에서는 옆 장비의 수동 추가 식각에서 웨이퍼 3장이 더 돌아갔다. 먼저 현장을 보존하고, 어느 웨이퍼가 스크랩으로 확정됐고 어느 웨이퍼가 아직 대기 중인지를 나눠 기록해야 한다. 이온 주입 개발 공정 엔지니어의 심야 근무에서는 잘못 주입한 웨이퍼를 남길지 스크랩할지 정한다.
fab24hr에서 스크랩은 버리면 끝나는 일이 아니다. 확정된 것과 아직 기다리는 것을 나눠 쓰지 않으면 나중에 확인하는 사람이 오해하게 된다.
품질 엔지니어로 플레이하며 스크랩 기록하기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웨이퍼 스크랩이란? 언제 살릴 수 없게 되고, 누가 정할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what-is-scrap/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다른 글
팹(fab)이란? 반도체에서 말하는 fab, ‘팹에 들어간다’는 무슨 뜻일까?
클린룸은 얼마나 깨끗할까? Class 100, ISO 5 같은 등급을 정하는 방법
클린룸에서는 왜 전신 방진복을 입을까?
반도체 공장은 왜 24시간 멈추지 않을까?
이 사이트의 다른 페이지
- fab24hr란?: 두 가지 플레이 방식, 네 가지 근무, 자주 묻는 질문, 자료 출처
- 칩의 일생: 칩 하나가 테이프아웃, 시생산, 양산, 웨이퍼 테스트, 패키징을 거쳐 출하되기까지 단계마다 하는 일
- 반도체 공장 엔지니어의 하루: PE, EE, PIE, 제조부의 역할 분담과 하루 타임라인
- 반도체 공장에는 누가 있을까: 기술자, 제조부, 공정, 장비, 인프라, PIE, 품질, 생산관리, 마스크, 개발, 팀장, 장비사부터 후공정 공장의 테스트와 패키징까지, 직무별 하루
-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 MO, Hold, Q-time, OCAP 같은 전문 용어를 한 줄씩 쉬운 말로
- 반도체 입문: 칩의 일생 따라가기: 반도체 입문 강의: 칩의 일생을 따라가는 그림 강의 노트, 슬라이드, 필독 글, 3D 장비, 토론 질문(독학·수업용)
- 분해해서 보는 반도체 공장 장비: 반도체 장비 31종이 하는 일(식각 장비, 노광 장비, CMP, OHT, 몰딩 장비…), 모두 3D 모델로 분해해 보기
-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반도체 수업 지도안: 20/40분 수업 흐름, 한 챕터·한 구역 한 차시 수업(3D 장비, 게임, 글), 토론 질문, 활동지, 선생님들이 자주 묻는 질문
- 소개 및 미디어 자료: 홍보 영상, 게임 화면, 소개 문구와 기본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