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통합 엔지니어(PIE)는 무슨 일을 할까? 공정 엔지니어와는 무엇이 다를까?
공정 통합 엔지니어(Process Integration Engineer, 줄여서 PIE, 현장에서는 흔히 PI라고도 부른다)는 전체 공정을 다 거친 뒤 만들어진 칩이 제대로인지를 책임진다. 웨이퍼 한 장은 수백 개의 공정 단계를 거치는데, 공정 엔지니어는 각자 한 구역의 몇 단계를 맡는다. 통합 엔지니어는 이 수백 단계를 하나로 이어서 본다. 순서를 어떻게 짤지, 어느 단계를 바꾸면 뒤의 어느 단계에 영향이 가는지, 최종 전기적 특성과 수율이 맞는지를 보고, 문제가 생기면 거슬러 올라가 어느 공정에서 생긴 일인지 찾는다.
공정 엔지니어와 통합 엔지니어는 어떻게 다를까?
팹은 수백 개 단계를 몇 개 구역에 나눠 맡긴다. 포토에서 패턴을 찍고, 식각에서 그 패턴대로 깎아 내고, 박막에서 막을 한 층 올리는 식이다(반도체 공장의 7개 공정 구역은 각각 무슨 일을 할까? 참고). 각 구역의 공정 엔지니어는 자기 몫의 몇 단계와 장비 몇 대를 책임진다. 막은 충분히 두꺼운지, 선폭은 충분히 가는지, 숫자가 규격 안에 들어오는지를 본다. 장비 엔지니어와 어떻게 일을 나누는지는 공정 엔지니어와 장비 엔지니어는 무엇이 다를까?에서 다뤘다.
통합 엔지니어가 맡는 것은 한 구역이 아니라 하나의 제품, 또는 공정 전체다. 통합 엔지니어의 질문은 ‘이 공정이 제대로 됐나’가 아니라 ‘모든 공정을 다 마쳤을 때 칩이 동작하나’다.
| 공정 엔지니어 | 공정 통합 엔지니어 | |
|---|---|---|
| 책임 범위 | 한 구역의 몇 개 단계, 장비 몇 대 | 하나의 제품 또는 공정 전체, 첫 공정부터 마지막 공정까지 |
| 주로 보는 것 | 그 공정의 계측값, 관리도 | 모든 공정의 계측값, 그리고 다 만든 뒤의 전기적 특성과 수율 |
| 문제가 생기면 | 자기 공정과 담당 장비를 확인 | 결과에서 거슬러 올라가 어느 공정, 어느 장비인지 찾음 |
모든 공정이 규격 안인데, 칩은 왜 잘못될 수 있을까?
공정과 공정이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집 짓기를 생각해 보자. 전기·배관, 미장, 도장에 각각 기술자가 있고, 모두 도면대로 일한다. 그런데 벽에 남겨 둔 구멍이 수도관 위치와 맞지 않으면 그 집에서는 살 수 없다. 누군가는 집 전체를 봐야 한다.
팹에서도 같은 일이 생긴다. 박막 공정에서 올린 막이 평소보다 아주 조금 두껍지만 여전히 규격 안이다. 식각 공정은 원래 시간대로 깎았고, 이것도 규격 안이다. 그런데 둘이 겹치면 작은 구멍 일부가 바닥까지 다 뚫리지 않고, 트랜지스터와 위쪽 배선을 잇는 콘택트의 저항이 높아진다. 각 공정만 놓고 보면 잘못이 없다. 문제는 공정과 공정이 ‘이어지는’ 곳에서 생긴다.
수백 개 공정은 왜 아무 순서로나 배치할 수 없을까?
통합 엔지니어는 단계마다 앞뒤 단계와의 관계를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금속은 고온에 약하다: 아주 높은 온도가 필요한 단계는 대부분 금속 배선을 만들기 전에 배치한다. 배선을 만든 뒤에는 온도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
- 열은 쌓인다: 뒤에서 고온 공정을 거칠 때마다 앞에서 실리콘에 주입해 둔 원자가 조금씩 더 움직인다. 그래서 앞 단계의 조건은 뒤에 올 고온 공정을 모두 미리 계산에 넣고 정해야 한다. 이를 열 예산(thermal budget)이라고 한다.
- 먼저 평탄하게 갈아야 정확히 찍힌다: 표면이 평평하지 않으면 다음 층의 포토 공정에서 패턴이 선명하게 찍히지 않는다. 그래서 배선을 한 층 더 쌓기 전에 CMP로 표면을 평탄화한다.
양산 단계에서는 이 공정 흐름표가 고정되어 있으며, 이를 POR(process of record)이라고 한다. 어느 단계든 바꾸려면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 단계를 바꾸면 뒤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흔히 통합 엔지니어의 몫이다.
통합 엔지니어는 매일 무엇을 볼까?
- 각 공정의 계측값: 막 두께, 선폭 같은 숫자를 관리도에 찍는다. 이 숫자들은 ‘그 공정’에 대해 말해 줄 뿐, 칩이 동작할지는 아직 알려 주지 못한다.
- 전기적 테스트: 웨이퍼 제작이 끝나고 팹을 나가기 전에, 측정용으로 따로 만들어 둔 TEG(대부분 칩과 칩 사이에 배치)에 프로브를 대고 측정한다. 트랜지스터가 몇 볼트에서 켜지기 시작하는지, 저항은 얼마인지, 누설 전류는 얼마인지를 본다. 이것이 WAT이며, 치수와 두께가 아니라 ‘전기’를 측정한다.
- 수율과 웨이퍼 맵: 그 뒤에는 보통 웨이퍼 테스트가 있어 칩 하나하나를 모두 한 번씩 테스트한다. 양품의 비율이 수율이다(뉴스에서 말하는 ‘수율’이란? 참고). 이를 위치별로 그리면 웨이퍼 맵이 되는데, 불량 칩이 어떤 모양으로 모여 있는지가 흔히 단서가 된다. WAT와 웨이퍼 테스트가 어떻게 다른지는 칩은 어떻게 테스트할까?에서 다룬다.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거슬러 올라갈까?
WAT와 웨이퍼 테스트는 웨이퍼가 다 만들어진 뒤에야 할 수 있고, 그때는 웨이퍼 투입 후 이미 몇 주가 지난 경우가 많다. 이때 통합 엔지니어는 탐정처럼 결과에서 거꾸로 추적해 나간다.
- 먼저 모양을 본다: 불량이 아무 규칙 없이 흩어져 있으면 무작위로 떨어진 파티클에 가깝다. 가장자리를 따라 고리 모양으로 늘어서 있거나, 노광 샷마다 같은 위치에서 불량이 나면 대개 특정한 원인이 있다.
- 공통점을 찾는다: MES에는 로트마다 어느 날 어느 장비를 거쳤는지, 어떤 레시피를 썼는지가 기록되어 있다. 불량 로트와 양품 로트를 비교해 ‘불량 로트만 거친’ 장비나 공정을 찾는다.
- 앞 공정을 본다: 여러 공정의 계측값을 나란히 놓고 어느 숫자가 가장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는지 본다. 전기적 특성은 가장 마지막에 측정하므로,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대개 훨씬 앞쪽에 있다.
- 그 공정에 넘긴다: 가장 의심스러운 공정을 찾으면 그 공정의 공정 엔지니어, 장비 엔지니어와 함께 조사한다. 필요하면 웨이퍼를 잘라 단면 분석을 한다.
원인을 찾는 동안, 아직 라인에 있으면서 영향을 받았을 수 있는 로트를 먼저 홀드할지 그대로 진행할지도 통합 엔지니어가 공정 엔지니어와 함께 정하는 경우가 많다.
언제 가장 바쁠까?
신제품, 신공정을 할 때다. 신제품을 처음 만드는 몇 로트를 시생산이라고 하는데, 많은 문제가 이때 처음 드러난다. 통합 엔지니어는 스플릿 실험을 계획한다. 같은 로트의 웨이퍼를 몇 그룹으로 나누어 그룹마다 조건 하나만 바꾸고, 아무것도 바꾸지 않은 그룹을 하나 남겨 비교한다. 결과가 나오면 다음 로트를 어떻게 할지 정한다.
신공정은 보통 R&D 라인에서 먼저 안정화한 뒤 통째로 양산 팹에 넘긴다. 넘기기 전에는 기술 이전 심사를 거쳐 조건, 문서, 신뢰성을 하나하나 맞춰 본다.
통합 엔지니어는 누구와 자주 일할까?
- 각 구역의 공정 엔지니어: 원인을 찾을 때도, 조건을 바꿀 때도 이들이 있어야 한다.
- 장비 엔지니어: 장비의 기록과 상태.
- 수율 엔지니어, 제품 엔지니어: 테스트 데이터, 그리고 수율이 어디서 떨어지는지. PE라는 두 글자는 다른 곳에서 흔히 제품 엔지니어를 뜻한다. PE는 공정 엔지니어일까, 제품 엔지니어일까? 참고.
- 제조부: 로트가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긴급 로트는 언제 나가야 하는지.
- 고객사 엔지니어: 다른 회사의 칩을 만들어 주는 팹에서는 고객이 ‘이 로트는 어떻게 된 건지, 언제 알 수 있는지’를 묻는다. 데이터를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옮기는 것도 때로는 통합 엔지니어의 일이다.
모든 회사가 이렇게 나눌까?
꼭 그렇지는 않다. 직함과 업무 분담은 회사마다 다르다. 위의 일들을 여러 조직에 나눠 맡기는 회사도 있고, 한 조직이 도맡는 회사도 있다. 이름도 꼭 PIE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위에 쓴 것은 업계에서 흔한 방식이다.
이 일을 하려면 트랜지스터가 어떻게 동작하는지도, 각 구역이 무엇을 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전체 그림을 보기 좋아하고, 데이터를 맞춰 가며 원인을 찾아내는 것을 즐기고,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 사람이 통합 쪽에 가깝다.
fab24hr에서는
fab24hr에서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양산 팹’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공정 통합 엔지니어를 고르면 된다. 게임에서 이 역할은 ‘로트의 주인’이라고 불린다. 심야에는 신제품 초도 로트의 전기적 테스트 결과가 나왔는데, 웨이퍼 맵 가장자리 한 바퀴가 규격 한계에 바짝 붙어 있고, 아침 8시에는 후공정 공장으로 출하해야 한다. 아침에는 긴급 로트 H-2417이 홀드되어 있는데 사유 칸이 비어 있다. 오후에는 추가 식각 지시를 내린다. 저녁에는 고객 Leo가 온라인으로 쉬운 말 세 문장을 기다리고, 다른 제품의 콘택트 저항은 2주째 조금씩 오르고 있다. 앞 공정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박막의 막 두께다. 공정 엔지니어로 플레이하는 날, H-2417의 주인인 야팅이 바로 통합 엔지니어다.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1~4에서는 R&D 라인의 개발 PIE 엔지니어가 된다. 웨이퍼 12장을 어떻게 나눌지 정하고, 그 웨이퍼를 따라 7개 구역을 거치고, WAT와 웨이퍼 맵 세 장을 보고, 기술 이전 심사 전날 밤에는 고객이 2주 앞당기고 싶어 한다. 게임 속 회사, 제품, 인물, 로트 번호, 장비는 모두 가상이다. 통합 엔지니어가 하는 일은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으며, 실제 업무 분담은 회사마다 다르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직장인의 하루’에서 양산 팹의 공정 통합 엔지니어가 될 수 있다. 심야에는 신제품 초도 로트의 전기적 특성을 보고, 아침에는 홀드된 긴급 로트를 쫓고, 저녁에는 오늘 있었던 일을 고객에게 설명한다.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1~4에서는 R&D 라인의 개발 PIE 엔지니어가 된다.
fab24hr에서 공정 통합 엔지니어로 하루를 보낸다. 콘택트 저항이 조금씩 오르고, 앞 공정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식각 공정이 아니다.
공정 통합 엔지니어로 플레이하기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공정 통합 엔지니어(PIE)는 무슨 일을 할까? 공정 엔지니어와는 무엇이 다를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what-is-pie/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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