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입문 · 23강
팹의 사람들: 분업, 교대 근무, 커리어
팹에는 기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 강에서는 팹 안에 어떤 부서가 있는지, 누가 누구와 매일 이야기해야 하는지, 문제가 생기면 누가 먼저 무엇을 하는지 살펴보고, 어떤 직무가 있는지, 교대 근무와 온콜은 어떤 것인지도 알아본다.
학습 목표
- 제조, 공정, 장비, 공정 통합, 품질보증, 생산관리, 팹 인프라 부서가 각각 무엇을 맡는지, 그리고 왜 부서마다 매일 여러 부서와 이야기해야 하는지 말할 수 있다.
-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먼저 로트를 막고, 누가 원인을 찾고, 누가 웨이퍼 한 장 한 장을 판정하고, 누가 규정대로 처리되었는지 확인하고, 누가 일정을 다시 짜는지 말할 수 있으며, 공정 엔지니어와 장비 엔지니어가 일을 어떻게 나누는지 구분할 수 있다.
-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교대 근무, 온콜, 근무 시간을 바라보고, 무엇이 일 자체의 성격이고 무엇이 회사마다 다른지 구분할 수 있다.
핵심 설명
먼저 칩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 본다
반도체 산업의 직무는 먼저 칩이 지나는 길에 따라 나뉜다. 설계 회사는 회로를 설계하고, 팹은 그것을 웨이퍼 위에 한 층씩 만들며, 후공정 업체는 칩을 하나하나 테스트하고 패키징한다. 그 곁에는 장비와 재료를 공급하는 회사들도 있다. 이 단계들은 서로 다른 회사인 경우가 많고, 근무 리듬도 다르다. 설계 회사에는 생산 라인이 없으므로 장비 때문에 교대 근무를 할 필요가 없지만, 팹의 장비는 24시간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똑같이 엔지니어라고 불려도, 어느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매일 마주하는 일이 크게 다르다.
팹 안에서는 ‘무엇을 맡는가’로 일을 나눈다
웨이퍼 한 장은 여러 구역을 오가며 수백 단계를 거치고, 그 기간은 몇 주에서 몇 달에 이른다. 장비를 어떻게 고칠지, 조건을 어떻게 정할지, 어느 로트를 먼저 보낼지, 물·전기·가스가 끊기지 않게 하는 일까지 한 사람이 다 알 수는 없으므로 일을 나눈다. 제조부는 로트가 공정을 하나씩 거쳐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공정 엔지니어링은 각 공정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를, 장비 엔지니어링은 장비를 맡는다. 공정 통합은 수백 단계가 이어졌을 때 제대로 맞물리는지를 보고, 수율·불량 분석은 칩이 어디에서 잘못되었는지 찾아낸다. 품질보증은 품질 제도를 맡는다. 출하 전 검사, 고객 불만, 이상이 규정대로 처리되었는지, 대책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를 본다. 생산관리는 각 로트를 언제 완성하고 출하할지 일정을 짜고, 팹 인프라 부서는 물, 전기, 가스, 화학약품을 맡는다. 부서를 나누는 방식과 부르는 이름은 회사마다 다르다. 큰 병원처럼 저마다 한 분야를 맡지만 환자는 같은 웨이퍼들이므로, 부서마다 매일 여러 부서와 이야기해야 한다. 제조부는 장비 쪽에 “장비 몇 시에 돼요?”, 공정 쪽에 “이 로트 진행해도 돼요?”, 생산관리에 “어느 로트부터 해요?”라고 가장 자주 묻는다. 장비 곁에는 표준 작업 절차(SOP)에 따라 장비를 다루는 기술자도 있다.
문제가 생기면 이어달리기: 공정은 웨이퍼를, 장비는 기계를
예를 들어 어떤 공정에서 측정한 선폭이 규격을 벗어났다고 하자. 제조부와 기술자는 미리 작성해 둔 이상 조치 절차(OCAP)에 따라 먼저 이 로트를 막고(홀드), 멈춰야 할 장비는 먼저 멈춘 뒤, 온콜(on-call) 당번 엔지니어에게 전화한다. 먼저 막아 두면 잘못된 로트가 한 공정이라도 더 나아가지 않는다. 이어서 공정 엔지니어와 장비 엔지니어가 함께 조사한다. 공정 엔지니어는 웨이퍼를 본다. 측정 오류가 아닌지 먼저 확인하고, 수치가 언제부터 어긋났는지, 같은 장비에서 어떤 로트들을 더 작업했는지 살펴 함께 막는다. 장비 엔지니어는 기계 자체를 보며 장비 기록과 부품을 점검한다. 원인은 조건에 있을 수도, 하드웨어에 있을 수도 있어서, 따로 조사하면 절반밖에 보이지 않는다. 수리가 끝나면 장비 엔지니어가 장비를 넘겨주고 공정 엔지니어가 테스트 웨이퍼로 확인해, 양쪽 모두 통과해야 생산에 복귀한다. 하드웨어를 고쳤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결과물까지 똑같이 좋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정 통합 엔지니어는 대개 공정 엔지니어와 함께 뒤쪽 공정에 영향이 있는지 보고, 웨이퍼 한 장 한 장을 속행할지, 리워크할지, 스크랩할지 판정한다. 품질보증은 처리가 규정대로 이루어졌는지, 서명해야 할 사람이 서명했는지 확인한다. 생산관리는 일정을 다시 짜고, 납기를 바꿔야 하면 영업이 고객에게 알린다. 때로는 모든 부서의 기록이 옳은데도, 문제는 다음 사람에게 넘기는 그 구간에서 생긴다.
교대 근무와 온콜: 무엇이 일 자체의 성격인가
장비는 멈추지 않고, 문제는 시간을 가려 생기지 않는다. 이것은 일 자체의 성격이다. 기술자와 제조부는 대개 교대 근무를 하며, 흔한 방식은 12시간씩 네 조가 돌아가며 근무하는 것이다. 산업안전보건 기관의 지침은 이런 장시간 근무에는 휴무일을 더 많이 배정하고, 근무와 근무 사이에 충분한 수면 시간을 두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엔지니어는 대개 주간 근무를 하면서 돌아가며 온콜을 맡고, 한밤중에 판단이 필요하면 전화가 걸려 온다. 장비 엔지니어와 인프라 엔지니어도 교대 근무에 편성되는 팹이 적지 않다. 근무 편성 방식, 얼마나 자주 차례가 돌아오는지, 직접 팹에 나와야 하는지는 회사마다 다르다.
흔한 오해
- 흔히 듣는 말팹은 전기공학과 출신만 뽑는다.
- 실제로는칩 하나를 만드는 데는 화학, 물리, 전기, 기계와 방대한 데이터가 함께 쓰인다. 그래서 화학공학, 화학, 재료, 물리, 기계, 산업공학, 컴퓨터공학 전공자에게도 흔히 볼 수 있는 자리가 있다. 전공은 출발점일 뿐이고, 전공의 경계를 넘어 옮겨 가는 사람도 많다. 더 큰 차이는 매일 웨이퍼, 장비, 데이터, 아니면 생산 라인 전체 가운데 무엇을 마주하기를 좋아하느냐에 있다.
- 흔히 듣는 말반도체 업계의 일은 어떤 직무든 똑같이 고되다.
- 실제로는직무와 시기에 따라 크게 다르다. 교대 근무와 온콜 편성은 자리마다 다르고, 설계 회사는 장비 때문에 교대 근무를 할 필요도 없다. 새 장비가 들어올 때, 새 공정을 라인에 올릴 때, 수율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특히 바쁘지만 그런 일이 매일 있는 것은 아니다. 힘드냐고 묻기보다 구체적인 것을 묻는 편이 낫다. 교대 근무를 하는지, 온콜이 얼마나 자주 돌아오는지, 주간·야간 근무가 얼마 만에 바뀌는지.
필독
- 반도체 공장에는 어떤 부서가 있을까? 누가 누구와 매일 이야기할까
- 반도체 업계에는 어떤 직무가 있을까? IC 설계부터 팹, 후공정까지 직무 분류
- 공정 엔지니어와 장비 엔지니어는 무엇이 다를까?
- 반도체 업계는 정말 힘들까? 팹의 교대 근무, 온콜 대기, 근무 시간
더 읽기
- 기술자와 엔지니어는 무엇이 다를까?
- 어떤 전공이면 반도체 팹에 갈 수 있을까? 전공별로 팹에서 하는 일
- 장비 엔지니어는 무슨 일을 할까?
- 장비사 상주 엔지니어(FSE)는 무슨 일을 할까?
- 팹의 제조부는 무슨 일을 할까? 생산 라인의 로트 순서는 어떻게 정할까?
- 품질 보증(QA)은 팹에서 무슨 일을 할까?
- 팹 인프라 엔지니어는 무슨 일을 할까?
- PE는 공정 엔지니어일까, 제품 엔지니어일까?
- 팹 엔지니어 면접에서는 무엇을 물을까? 어떻게 준비할까
플레이
한 역할로 근무를 한 번 플레이하고, 역할을 바꿔 같은 근무를 다시 플레이해 비교해 보기 →
생각해 보기
- 한밤중에 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누구를 깨워야 할까? 한 사람을 깨우는 대가는 무엇이고, 깨우지 않는 대가는 무엇일까?
- 같은 순간, 예를 들어 장비가 다운된 그 순간에 공정, 장비, 제조부는 각각 무엇을 걱정할까? 가장 해 보고 싶은 자리와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자리는 어디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수업 자료: 슬라이드
이 강의의 핵심, 모식도, 장비, 토론 질문을 슬라이드 한 벌로 만들었다. 그대로 화면에 띄워도 되고, 자신의 강의 자료에 넣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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