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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에서 일하기약 6분

R&D 라인과 양산 팹은 무엇이 다를까?

R&D 라인(시생산 라인이라고도 하며, 영어로는 흔히 pilot line이라 한다)은 새 공정과 새 제품을 처음 만들어 보는 곳이고, 양산 팹은 이미 안정된 것을 매일 대량으로, 똑같이 만들어 내는 곳이다. R&D 라인은 한 번에 몇 장만 만들고, 한 로트를 나눠 서로 다른 조건을 시험하는 경우가 많으며, ‘만들 수 있는가, 불량이 났다면 왜인가’를 묻는다. 양산 팹은 ‘모든 웨이퍼가 똑같은가, 충분히 많이, 제때 만들고 있는가’를 묻는다.

R&D 라인이란?

웨이퍼 한 장은 수백 단계를 거쳐야 칩이 된다. 이 일련의 단계와 각 단계에서 쓰는 장비, 조건을 통틀어 ‘공정’이라 한다(각 구역이 하는 일은 ‘반도체 공장의 7개 공정 구역은 각각 무슨 일을 할까?’ 참고).

새로운 세대의 공정이나 몇몇 단계를 바꿔야 하는 새 제품은, 새 조건대로 만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어딘가에서 먼저 시험해 봐야 하는데, 그곳이 R&D 라인이다. R&D 라인은 장비 종류가 다 갖춰져 있어 첫 공정부터 마지막 공정까지 모두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종류의 장비가 한두 대뿐인 경우가 많아, 고장 나도 대신할 장비가 없다. 새 제품을 처음 만드는 몇 로트를 시생산이라 하며, 새 공정을 써야 하는 제품은 흔히 여기서 만든다.

트랜지스터가 한 세대씩 작아질 때마다 새로운 제조 방식도 먼저 R&D 라인에서 시험해 확립한다(‘무어의 법칙이란?’ 참고).

왜 양산 팹에서 바로 시험하지 않나?

양산 팹의 장비는 고객에게 납품할 웨이퍼로 매일 꽉 차 있기 때문이다. 이를 연구한 논문도 있다. 연구용 웨이퍼를 양산 라인에 넣고 우선 진행시키면 출하할 웨이퍼가 늦어지고, 하루에 완료하는 양도 줄어든다. 반대로 연구용 웨이퍼가 뒤로 밀리는 경우도 많아, 결과가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곳이 R&D 라인을 따로 둔다. 연구와 양산이 장비 대부분을 함께 쓰는 방식도 있는데, 비용은 덜 들지만 두 쪽이 장비를 두고 다투게 된다. 공개된 자료에서는 시생산 라인을 흔히 ‘다품종 소량’이라고 표현한다. 종류마다 조금씩만 만들지만 종류는 많다는 뜻이다.

R&D 라인에서는 매일 무엇을 하나?

R&D 라인은 새 메뉴를 개발하는 테스트 키친과 같다. 한 번에 몇 인분만 만들어, 이건 소금을 조금 더, 저건 불을 조금 더 세게 하고, 하나하나 맛을 본다.

  • 한 로트를 나눠 진행한다: 같은 로트의 웨이퍼를 몇 그룹으로 나누고, 그룹마다 조건 하나만 바꾸며, 아무것도 바꾸지 않은 그룹 하나를 남겨 비교 대상으로 삼는다. 이를 스플릿 실험이라 한다. 끝나고 비교하면 그 조건이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다.
  • 조건이 자주 바뀐다: 같은 장비라도 오전에는 이 제품의 새 온도를, 오후에는 다른 제품의 새 재료를 돌릴 수 있다.
  • 측정을 많이 한다: 그룹마다 측정하고, 웨이퍼를 잘라 현미경으로 단면을 보는 단면 분석도 자주 한다. 많이 측정해야 차이가 어느 단계에서 왔는지 알 수 있다.
  • 필요한 공정만 진행한다: 검증할 것이 전체 공정 중 일부 구간뿐이라면 그 구간의 공정만 진행해 전용 테스트 구조를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숏 루프(short loop)라 한다. 공정 수가 적으니 결과가 빨리 나온다.

R&D 라인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얼마나 빨리 배우는가’다. 결과가 빨리 나올수록 다음 회차도 빨리 시작할 수 있다. R&D 라인은 양산 팹보다 훨씬 큰 변화도 받아들일 수 있다. 실패해도 얻는 것이 있다. 왜 실패했는지를 알게 된다.

양산 팹이 좇는 것은?

양산 팹은 매일 도시락 수천 개를 내보내는 중앙 주방과 같다. 레시피가 정해지면 그대로 만들고, 모든 도시락이 똑같아야 하며, 간장 하나를 바꾸더라도 먼저 시험해 봐야 한다.

  • 대량, 반복: 한 로트는 흔히 웨이퍼 한 박스로, 최대 25장이다. 같은 공정 단계를 장비 여러 대가 번갈아 맡으므로, 한 대가 고장 나도 다른 장비가 있다.
  • 보는 숫자가 다르다: 수율(만든 칩 중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 생산 능력(하루에 완료할 수 있는 양), 납기(고객에게 제때 넘길 수 있는가), 그리고 비용이다.
  • 조건이 고정되어 있다: 각 공정에서 어떤 장비를 어떤 조건으로 쓰는지는 POR이라는 표준 공정에 적혀 있다. 숫자 하나를 바꾸려 해도 바꿔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먼저 증명해야 하고, 때로는 신뢰성 시험을 다시 해야 한다. 업계의 공개 표준도 공급사의 제품이나 공정에 중대한 변경이 있으면 고객에게 사전에 통지하도록 규정한다.
R&D 라인양산 팹
한 번에 만드는 양몇 장, 한 로트를 여러 그룹으로 나누는 경우가 많다한 박스 최대 25장, 하루에 많은 박스
같은 종류의 장비한두 대뿐인 경우가 많다여러 대, 한 대가 고장 나도 다른 장비가 있다
조건자주 바뀐다. 시험하는 것이 목적이다POR에 고정되어 있고, 바꾸기 전에 먼저 검증해야 한다
가장 자주 묻는 질문만들 수 있는가? 왜 불량이 나는가?모든 웨이퍼가 똑같은가? 충분히, 제때 만드는가?

새 공정은 어떻게 양산 팹으로 넘어가나?

R&D 라인에서 공정이 안정되고, 수율이 목표에 이르고, 신뢰성 시험도 통과하면 그 전체를 양산 팹에 넘긴다. 이를 기술 이전이라 한다. 넘기는 것은 조건표 한 장이 아니며, 흔히 다음이 포함된다.

  1. 표준 공정: 각 공정의 장비와 조건을 POR로 정리한다.
  2. 규격: 공정마다 측정값이 얼마여야 맞는지, 공정을 마친 뒤 전기적 특성을 측정했을 때 수치가 어디에 들어와야 하는지를 정한다.
  3. 문서: 작업 지침서다. 장비를 어떻게 조작하고 부품을 어떻게 교체하는지 단계별로 명확히 적어, 다른 사람이 그대로 따라 해도 같은 결과를 낼 수 있게 한다.
  4. 교육: 양산 팹 사람들이 먼저 R&D 라인에 와서 실제로 어떻게 하는지 보고 배운다.
  5. 신뢰성 데이터: 칩을 오래 써도 일찍 고장 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다.

넘기기 전에는 기술 이전 심사를 통과해야 하며, 항목을 하나하나 대조한다.

가장 어려운 것은 장비인 경우가 많다. 같은 조건이라도 다른 장비에서 돌리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부품의 마모 정도, 장비 자체의 상태가 장비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양산 팹에는 같은 종류의 장비가 여러 대 있어, 모든 장비가 같은 결과를 내도록 조정해야 한다. 이를 장비 매칭(tool matching)이라 한다. 양산 팹의 장비와 설정을 R&D 라인과 최대한 똑같이 맞추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양산에서 모든 단계를 원래대로 따를 필요는 없고 결과물이 같으면 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넘긴 뒤에도 양산 초기의 수율은 보통 한동안 더 올라가야 한다(“뉴스에서 말하는 ‘수율’이란?” 참고). 신뢰성 시험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고객이 기다릴 수 없을 때는 양산 팹에서 먼저 웨이퍼를 투입하기도 하는데, 이를 리스크 투입이라 한다. ‘웨이퍼 투입이란?’에서 자세히 다룬다.

R&D 라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하나?

  • 개발 공정 엔지니어: 식각, 포토, 퍼니스처럼 구역 하나씩을 맡는다. 새 공정 단계에 쓸 조건은 이 엔지니어가 맡은 구역의 장비에서 시험해 찾아낸 것이다. 몇 가지 조건을 시험하고, 결과를 측정하고, 단면을 보고, 한 조건을 정해 마지막에 POR의 해당 칸에 써넣는다.
  • 개발 PIE 엔지니어: 구역 하나가 아니라 공정 흐름 전체와 새 제품의 첫 로트들을 맡는다. 실험을 어떻게 나눌지, 결과물을 양산 팹에 넘길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 ‘개발 PIE 엔지니어는 무슨 일을 할까?’를 참고하면 된다. 양산 팹에서 공정 흐름 전체를 맡는 사람은 ‘공정 통합 엔지니어(PIE)는 무슨 일을 할까?’를 보면 된다.
  • R&D 라인에도 장비 엔지니어와 기술자가 있다.

직함과 업무 분담은 회사마다 다르며, 위의 내용은 흔한 구분 방식이다.

fab24hr에서는

fab24hr의 R&D 라인에는 역할이 9개 있다. 개발 PIE 엔지니어, 포토·식각·박막·CMP·퍼니스·주입·세정 일곱 구역의 개발 공정 엔지니어, 그리고 고객사 팹의 새 장비를 셋업 검사부터 검수 서명까지 맡는 장비사 상주 엔지니어다.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개발 라인’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그 역할을 찾으면 된다. 개발 공정 엔지니어는 이름 아래에서 구역을 하나 더 누른다. 식각 구역의 오전 근무에서는 새 공정 단계를 돌릴 수 있는 장비가 ETCH-R1 한 대뿐인데, 하필 그 장비가 다운됐다. 저녁 근무에서는 내일 표준 공정을 양산 팹에 넘겨야 하는데, POR에 서명할 칸이 하나 남아 있다. 퍼니스 구역의 저녁 근무에서는 양산 팹의 퍼니스가 R&D 라인의 조건으로 한 차례 공정을 돌렸는데, 숫자는 같은데 두께가 맞지 않는다.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의 챕터 1~5도 R&D 라인이 무대다. 웨이퍼 투입 전날 초도 로트 12장을 어떻게 나눌지 정하는 데서 시작해, 기술 이전 심사 전날 밤의 여덟 항목 점검표까지 이어진다. 게임 속 회사, 제품, 인물, 장비 번호, 일정은 모두 가상이다. R&D 라인과 양산 팹의 차이, 기술 이전에서 넘기는 것은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으며, 실제 방식은 회사마다 다르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직장인의 하루’에서 ‘개발 라인’을 누르면 개발 PIE 엔지니어나, 일곱 구역 중 한 곳의 개발 공정 엔지니어로 플레이할 수 있다.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의 챕터 1~5도 R&D 라인이 무대이고, 챕터 4와 5가 바로 기술 이전 심사 전날 밤이다.

fab24hr에서는 새 공정 단계를 돌릴 수 있는 장비가 한 대뿐이다. 안정시킨 뒤에도 POR의 마지막 칸까지 채워야 양산 팹에 넘길 수 있다.

R&D 라인의 식각 개발 공정 엔지니어로 플레이하기

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R&D 라인과 양산 팹은 무엇이 다를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rd-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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