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공정 공장의 고객 담당은 무슨 일을 할까?
후공정 공장의 고객 담당은 고객과 공장 사이에 서서 말을 분명하게 전하는 사람이다. 고객이 원하는 사양, 납기, 개정 내용은 공장에 정확하게 전달하고, 공장의 수율, 이상, 이번 로트를 출하할 수 있는지는 고객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다시 전한다. 이 자리에는 통일된 직함이 없고 회사마다 업무 분담도 다르므로, 이 글에서는 일반적인 방식을 다룬다.
후공정 공장에는 왜 고객 담당이 필요할까?
먼저 후공정부터 짚어 보자. 후공정은 패키징과 테스트를 아우르는 말이다. 웨이퍼가 완성되면 테스트하고, 잘라 내고, 패키지에 넣고, 한 번 더 테스트해야 회로 기판에 납땜할 수 있는 칩이 된다. 왜 패키지로 감싸는지는 ‘패키징이란?’에서 볼 수 있다.
많은 칩 회사는 자체 후공정 공장이 없어서, 이 단계를 후공정만 전문으로 하는 공장에 맡긴다(‘OSAT란? 후공정 공장은 무엇을 할까?’). 그래서 후공정 공장 한 곳에서 여러 회사의 로트가 동시에 돌아가는 일이 흔하고, 회사마다 제품, 사양, 포장이 모두 다르다.
고객이 테스트, 패키징, 품질 담당자를 공정마다 찾아다니지는 않는다. 공장의 각 공정이 저마다 고객에게 전화하지도 않는다. 그 사이에 누군가 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 고객은 일이 있으면 그 사람을 찾고, 그 사람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 안다. 공장에 일이 생겨도 먼저 그 사람을 찾는다.
레스토랑의 홀 직원과 같다. 손님이 “고수는 빼 주시고, 8시 전에는 음식이 나와야 해요.”라고 하면, 홀 직원은 그 말을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주방에 전해야 한다. 주방에서 “이 요리는 20분 더 기다려야 해요.”라고 하면, 홀 직원은 손님에게 가서 이를 전하고 다른 요리로 바꿀지 물어야 한다.
고객의 요구는 공장에 어떻게 전할까?
고객의 요구는 대부분 사양서에 적혀 있다.
- 무엇을 테스트할지: 칩마다 어떤 항목을 측정하고, 어디까지를 합격으로 볼지. 이것이 테스트 프로그램에 들어가고, 테스터는 그대로 돌린다.
- 어떤 모습으로 포장할지: 패키지 겉면에 어떤 글자를 찍을지, 테이프 앤 릴의 릴 하나에 몇 개를 넣을지, 습기에 약한 제품은 방습 포장을 어떻게 할지.
- 언제 필요한지: 어느 날까지, 몇 개가 필요한지.
고객 담당은 먼저 이 내용을 이해한 다음, 각 공정이 받은 것이 올바른 문서인지 확인해야 한다.
가장 사고가 나기 쉬운 것은 개정이다. 고객이 사양이나 도면을 바꾸면 새 버전이 모든 공정에 전달되고 옛 버전은 회수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는 옛 버전대로 작업한다. 품질 경영의 국제 표준도 문서가 바뀌면 버전을 관리하도록 요구한다.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다. 공장이 재료나 방법을 바꾸려 할 때, 그 변경이 외형, 조립, 기능, 품질,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업계 표준은 고객에게 정식으로 통지하도록 요구한다. 몰래 바꿔서는 안 된다.
공장의 상황은 고객에게 어떻게 설명할까?
고객은 현장에 있지 않고, 장비 한 대 한 대의 사정까지 알 필요도 없다. 고객이 알고 싶은 것은 보통 세 가지뿐이다. 수량, 시간, 품질이다.
| 공장 안에서 하는 말 | 고객에게 전하는 말 |
|---|---|
| 파이널 테스트 수율이 목표보다 낮다 | 이번 주에 출하할 수 있는 수량이 예상보다 조금 적겠습니다. 원인은 조사 중이며, 내일 오후에 다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
| 와이어 본더 한 대를 멈추고 다시 조정하고 있다 | 이번 로트 중 일부는 하루 늦어지고, 나머지는 원래 일정대로 나갑니다 |
| 트레이 몇 개를 보류해 두었다 | 트레이 몇 개는 일단 출하하지 않고, 조사를 마친 뒤 결정하겠습니다 |
수율을 예로 들어 보자. 수율은 만든 칩 가운데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뉴스에서 말하는 ‘수율’이란?). 수율이 떨어졌다는 말을 들은 고객이 정말 묻고 싶은 것은 몇 개가 모자라는지, 언제 채울 수 있는지, 이미 나간 제품에는 문제가 없는지다. 고객 담당은 이 세 가지 답을 미리 준비해 두어야 한다.
테스트에서 나온 불량품은 불량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칸으로 나뉘는데, 이를 bin이라고 한다. 어느 bin이 늘었는지는 고객이 매우 보고 싶어 하는 단서다. 테스트를 어떻게 하는지는 ‘칩은 어떻게 테스트할까?’에서 볼 수 있다.
출하 전에는 무엇을 판단할까?
출하 전에는 보통 체크리스트를 한 항목씩 확인한다.
- 기록이 빠짐없는가: 각 공정에서 무엇을 했고 무엇을 측정했는지 모두 찾아볼 수 있어야 한다.
- 수량이 맞는가: 각 공정에 몇 개가 들어가고, 몇 개가 나오고, 몇 개가 스크랩되었는지 더하면 처음 들어온 수량과 같아야 한다. 한 개만 모자라도 어디로 갔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 품질이 기준에 이르는가: 파이널 테스트의 수율이 목표 이상인지, 아직 홀드된 채 조사가 끝나지 않은 로트는 없는지.
- 신뢰성: 제품에 따라서는 일부를 샘플링해 고온에서 전압을 걸고 한동안 동작시켜, 이 로트에 초기 고장, 즉 쓰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고장 나는 것이 없는지 확인한다(‘번인이란?’).
- 포장과 라벨: 테이프 앤 릴, 방습 포장, 로트 번호가 모두 맞고, 릴 하나하나가 어느 로트인지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한 항목이라도 규격을 완전히 충족하지 못하면, 길은 대략 세 가지다. 고치거나, 재테스트하거나, 다시 선별한 뒤 출하한다. 스크랩한다. 아니면 상황을 분명하게 설명하고, 받을지 말지를 고객에게 결정해 달라고 한다. 품질 경영 표준에서는 마지막 방법을 특채(concession)라고 한다. 고객이 동의해야만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을 내보낼 수 있으며, 보통은 정해진 수량이나 기간, 특정 용도로만 한정된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별 차이 없겠지’라고 여기고 출하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받아들일지는 고객이 결정할 일이고, 고객 담당이 할 일은 고객이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만큼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다. 품질 부서가 어떻게 관문을 지키는지는 ‘품질 보증(QA)은 팹에서 무슨 일을 할까?’를 읽어 보면 된다.
이상이 생기면 고객에게 어떻게 말할까?
이상이 꼭 칩이 고장 났다는 뜻은 아니다. 부품 품질 문제를 다루는 업계 표준은 수량 오류, 방향이 뒤바뀐 것, 라벨이나 문서의 오기도 품질 문제로 본다. 그래서 숫자가 맞지 않는 것도 전원을 넣었는데 동작하지 않는 것만큼 진지하게 다룬다.
흔히 쓰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 먼저 알린다: 문제를 알게 되면 곧바로 고객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느 로트에 영향이 있는지, 이미 어떤 조치를 했는지, 다음에는 언제 보고할지 알린다. 완전한 보고서는 조금 나중에 내도 된다.
- 먼저 피해를 멈춘다: 아직 나가지 않은 것은 붙잡아 두고, 같은 문제가 있는 다른 로트가 없는지도 확인한다. 이를 봉쇄 조치라고 한다.
- 확실한 것만 말한다: 무엇을 조사했는지, 무엇을 확인했는지, 아직 무엇을 모르는지 나누어 말한다. 원인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 조사 중이라고 말하고,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 보고서로 남긴다: 조사가 끝나면 이상 보고서를 쓴다. 흔히 쓰는 형식은 8D로, 문제 기술, 봉쇄 조치, 근본 원인 규명, 대책, 재발 방지로 이루어진다. 보고서는 원인을 분명히 적기 위한 것이지, 책임질 사람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다.
고객이 돌려보낸 제품은 보통 먼저 반품 승인서(RMA)를 발행한 뒤, 불량 분석으로 어디가 왜 고장 났는지 찾는다.
왜 ‘제대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까?
고객은 공장 안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생산 라인 일정을 바꿀지, 자기 고객에게 알릴지, 자재를 더 준비해 둘지, 모두 고객 담당의 말에 기대어 결정한다. 분명하지 않은 말 한마디가 양쪽 모두에게 잘못된 일을 하게 만들 수 있다.
일찍, 분명하게 전한 나쁜 소식이 나중에야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는 좋은 소식보다 나을 때가 많다. 숫자는 기록과 맞아야 하고, 확실하지 않은 것은 확실하지 않다고 말한다.
공장 동료에게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몹시 급할 때 고객 담당은 ‘왜 급한지, 얼마나 급한지’를 분명히 설명해야지, 압박을 그대로 아래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 양쪽 모두 차분한 말로 상황을 분명히 설명해야 문제가 빨리 풀린다.
fab24hr에서는
fab24hr에서 고객 담당은 후공정 공장의 역할 가운데 하나다.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후공정 공장’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고객 담당을 고르면 된다. 네 근무 모두 출하 전날이다. 심야 근무에는 고객의 생산 라인에서 전화가 와서, 포장 도면이 자기네 기계 설정과 맞지 않는다고 한다. 대조해 보니 우리 도면에서 칩의 1번 핀(핀 번호의 시작점으로, 기계는 이것으로 방향을 알아본다)이 반 바퀴 돌아가 있다. 오전 근무에는 엔지니어링 샘플 하나가 전원을 넣어도 동작하지 않는다며 반품되어, 신뢰성 시험실에서 하나씩 확인한 뒤 먼저 회신할지 완전한 보고서를 기다릴지 정해야 한다. 오후 근무에는 공정마다 들어가고 나온 수량을 더해 보니 몇 개가 모자라, 사실대로 부족 출하할지 다음 로트로 채울지 정해야 한다. 저녁 근무는 바로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12 ‘출하 전날 밤’이다. 품질 담당 메이화와 출하 전 체크리스트를 맞춰 보고 나면 고객이 내일 출하할 수 있는지 묻는다. 먼저 샘플링해서 이틀 동안 초기 고장을 확인하느라 로트 전체를 1주일 늦출지, 내일 예정대로 출하할지 내가 정해야 한다. 게임 속 후공정 공장, 고객, 인물, 숫자는 모두 가상이다. 이 역할이 하는 일은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으며, 공장마다 업무 분담은 다르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직장인의 하루’에서 후공정 공장의 고객 담당을 고르면, 네 근무가 모두 출하 전날이다. 심야에는 고객이 보내온 포장 도면을 대조하고, 아침에는 반품된 샘플 하나를 조사하고, 오후에는 공정마다 수량을 맞춰 본다. 저녁 근무는 바로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 챕터 12 ‘출하 전날 밤’이다.
fab24hr에서 후공정 공장의 고객 담당으로 하루를 보낸다. 포장 도면, 반품, 모자란 몇 개, 내일 출하 여부까지, 하나하나 사실대로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후공정 공장의 고객 담당으로 플레이하며 출하 전날 고객의 질문에 모두 답하기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후공정 공장의 고객 담당은 무슨 일을 할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customer-liaison/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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