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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에서 일하기약 7분

신제품 도입(NPI)이란? 새 칩 하나가 시생산에서 양산까지 가는 동안, 누가 어느 단계를 이어받을까

신제품 도입(영어 New Product Introduction, 줄여서 NPI)은 새로 설계한 칩을 팹에서 처음 만들어 낸 때부터 안정적으로 대량 출하할 수 있을 때까지의 과정이다. 많은 회사에서는 이 과정을 하나로 엮는 사람이나 팀을 NPI라고 부르기도 한다. 제품을 만드는 많은 공장에서 쓰는 말이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대개 새 칩을 생산 라인에 올리는 과정을 가리킨다.

이 과정은 이어달리기와 같다. 설계, 팹, 테스트, 신뢰성, 고객, 양산 팹이 각각 한 구간씩 달리고, 도입을 맡은 사람은 코치처럼 어디서 바통을 넘길지 정해 두고 바통을 넘길 때마다 지켜본다.

신제품 도입은 새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새 기술이 논문에서 양산까지 가는 데 얼마나 걸릴까?’에서 다룬 것은 새로운 방법, 예를 들어 새 재료나 새 구조가 실험실에서 공장까지 가는 과정으로, 흔히 10년 넘게 걸린다. 이 글에서 다루는 것은 대개 다른 일이다. 새로 설계한 칩 하나를, 이미 양산 중인 공정으로 만드는 것이다. 공정은 이미 검증되었고, 답해야 할 질문은 이 설계가 이 생산 라인에서 안정적으로 만들어지는가이다.

그래서 시간의 규모가 크게 다르다. 웨이퍼가 팹을 한 번 도는 데는 업계에서 흔히 평균 3개월 정도라고 말한다(‘웨이퍼 한 장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릴까?’). 첫 버전이 한 번에 맞더라도 초도 로트 투입부터 양산까지 흔히 몇 달이 걸리고, 리비전을 한 번 하면 다시 한 바퀴를 돌아야 하므로 시간이 더 길어진다.

시생산에서 양산까지, 단계별로 어떻게 진행될까?

1단계: 고객의 테이프아웃, 포토마스크 제작

  • 무엇을 하나: 칩을 설계하는 회사(팹의 고객)가 최종 설계 파일을 넘기는데, 이를 테이프아웃이라고 한다. 이어서 포토마스크 한 세트를 만든다(‘테이프아웃(tape-out)이란?’).
  • 누가 이어받나: 설계자에게서 팹으로 넘어간다. 도입을 맡은 사람은 먼저 일정표를 짠다. 마스크가 언제 도착하는지, 언제 투입하는지, 샘플은 언제 필요한지.
  • 왜 그런가: 뒤의 단계는 모두 앞 단계를 기다린다. 미리 짜 두지 않으면 장비와 사람을 확보하지 못해, 단계마다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난다.

2단계: 첫 시생산

  • 무엇을 하나: 초도 로트의 웨이퍼를 웨이퍼 투입해 공정을 하나씩 진행한다. 새 제품의 가장 초기 로트들을 시생산이라고 한다(‘웨이퍼 투입이란?’). 이미 양산 중인 공정을 쓰는 경우 초도 로트는 흔히 양산 팹에서 바로 만들고, 새 단계를 추가해야 하는 경우에는 흔히 R&D 라인에서 먼저 만든다(‘R&D 라인과 양산 팹은 무엇이 다를까?’).
  • 누가 이어받나: 팹의 각 공정 담당자다. 양산 팹에서는 시생산 로트가 양산 로트와 같은 장비를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도입을 맡은 사람은 이 로트들이 어디까지 왔는지, 홀드되지는 않았는지 매일 추적한다.
  • 왜 그런가: 먼저 적은 양을 만들어 봐야 이 설계와 이 생산 라인이 맞는지 알 수 있다. 시생산 웨이퍼는 많지 않아서, 한 로트에 문제가 생기면 데이터의 큰 부분이 사라진다.

3단계: 측정 결과를 설계와 공정에 돌려준다

  • 무엇을 하나: 웨이퍼가 완성되면 먼저 WAT를 측정해 공정이 치우치지 않았는지 본다. 이어서 웨이퍼 테스트로 칩을 하나하나 테스트해 웨이퍼 맵을 그리고 수율을 계산한다(‘WAT란?’). 패키징을 마친 칩도 보드에 실장해, 저온과 고온, 높고 낮은 전압 조건에서 실제로 쓰는 것처럼 동작시켜 본다.
  • 누가 이어받나: 공정 문제로 보이면 팹의 엔지니어에게, 설계 문제로 보이면 설계자에게 넘긴다.
  • 왜 그런가: 같은 불량 유형이라도 설계에서 왔을 수도, 공정에서 왔을 수도 있다. 엉뚱한 사람에게 넘기면 양쪽 모두 헛수고를 한다.

4단계: 리비전 또는 조건 조정

  • 무엇을 하나: 문제가 설계에 있으면 설계를 고치고, 바뀐 부분의 포토마스크를 다시 만들어 한 로트를 더 투입한다. 이를 리비전(revision)이라고 한다. 문제가 공정에 있으면 그 공정을 바로잡거나, 규격 범위 안에서 조건을 조정한다.
  • 누가 이어받나: 설계자 또는 팹의 엔지니어다. 도입을 맡은 사람은 일정표를 다시 짜고, 구간마다 얼마나 늦어졌는지 알린다.
  • 왜 그런가: 리비전을 한 번 하면 또 몇 달이 걸리므로, 한 번에 무엇을 고칠지 잘 생각해야 한다. 이미 양산 중인 공정은 다른 제품도 쓰고 있어서, 칩 하나를 위해 함부로 바꿀 수 없다(‘팹의 변경 관리란?’).

5단계: 신뢰성 시험

  • 무엇을 하나: 칩 일부를 샘플링해 고온에서 전압을 건 채 오랫동안 연속으로 동작시켜, 일찍 고장 나지 않는지 본다. 흔히 하는 시험 가운데 하나가 HTOL로, 1,000시간, 약 6주 동안 돌린다(‘신뢰성 테스트란?’).
  • 누가 이어받나: 신뢰성 시험실과 품질 부서다. 고객이 기다릴 수 없으면 리스크 투입을 할지 협의한다. 시험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양산 팹에서 먼저 투입하는 것이다.
  • 왜 그런가: 막 만들었을 때 정상이라고 해서 몇 년을 써도 정상이라는 뜻은 아니다. 같은 공정으로 예전에 통과한 시험 데이터를 함께 참고할 수 있을 때도 있다.

6단계: 고객의 샘플 확인

  • 무엇을 하나: 고객(또는 고객의 고객, 즉 이 칩으로 제품을 만드는 회사)이 샘플을 제품에 넣어 시험해 본다. 문제가 없다고 확인되어야 정식으로 양산 주문을 낸다.
  • 누가 이어받나: 고객이다. 도입을 맡은 사람은 고객의 질문을 공장으로 가져오고, 답을 다시 고객에게 전한다.
  • 왜 그런가: 칩이 쓸 만한지는 결국 실제 제품에 넣어 봐야 안다. 자동차 같은 업계에는 공개된 표준 절차도 있어서, 자료 일체를 먼저 고객에게 승인받아야 양산품을 출하할 수 있다.

7단계: 조건을 확정해 양산에 넘긴다

  • 무엇을 하나: 각 공정의 장비와 조건을 양산에서 그대로 따를 POR로 정리해 고정한다. 그런 다음 심사를 열어 수율, 신뢰성, 문서, 교육, 고객 동의 여부를 한 항목씩 확인한다. R&D 라인에서 양산 팹으로 넘기는 경우 이를 기술 이전 심사라고 한다(‘개발 PIE 엔지니어는 무슨 일을 할까?’).
  • 누가 이어받나: 양산 팹의 제조, 공정, 장비, 생산관리가 이날부터 POR에 따라 매일 생산하고 매일 일정을 짠다.
  • 왜 그런가: 이어받는 사람이 시생산에 참여했다는 보장은 없어서, 글로 남긴 것만으로 똑같은 칩을 만들어야 한다. 체크리스트에서 빠진 것은 문제로 남아 양산 팹이 떠안게 된다.

8단계: 양산 뒤, 수율을 다시 끌어올린다

  • 무엇을 하나: 투입량을 로트 단위로 늘려 가면서 수율도 단계적으로 올라간다. 가장 많은 불량 유형부터 찾아 원인을 밝혀 고치고, 그다음 유형을 처리한다(‘칩이 클수록 수율은 왜 낮아질까?’).
  • 누가 이어받나: 양산 팹의 엔지니어, 그리고 이 칩의 데이터를 맡는 제품 엔지니어다(‘PE는 공정 엔지니어일까, 제품 엔지니어일까?’).
  • 왜 그런가: 원인을 찾는 실험은 장비를 차지하므로 출하용 생산 능력과 다투게 된다. 양산 램프업을 연구한 논문들은 일찍 배울수록 그 가치가 크다고 지적한다.

도입을 맡은 사람은 매일 무엇을 할까?

직함은 회사마다 다르다. NPI 엔지니어, 신제품 도입 엔지니어, 프로젝트 매니저라고 부르기도 하고, 개발 PIE, 공정 통합, 제품 엔지니어가 겸하기도 한다. 많은 회사는 이 과정을 몇 개의 관문으로 나누고, 관문마다 회의를 열어 넘겨야 할 것이 모두 갖춰졌는지 확인한 뒤에야 다음으로 넘어간다. 매일 하는 일은 대체로 네 가지다.

  1. 일정 짜기: 각 단계가 언제 시작하고 언제 넘겨야 하는지, 누가 누구를 기다리는지.
  2. 로트마다 추적하기: 시생산 로트는 아주 적어서, 각 로트가 어디까지 왔는지, 무엇이 측정되었는지 모두 알아야 한다.
  3. 회의를 열어 문제를 알맞은 사람에게 나눠 주기: 문제마다 맡을 사람과 회신 날짜가 있어야 한다. 누구 몫인지 분명하지 않은 문제가 가장 쉽게 방치된다.
  4. 모든 결정 기록하기: 왜 이렇게 바꿨는지, 누가 동의했는지. 몇 달 뒤 누군가 물으면 찾아볼 수 있어야 한다.

도입을 맡은 사람이 모든 공정을 직접 할 줄 알 필요는 없지만, 각 공정에서 하는 말은 알아들어야 한다. 고객에게 어떻게 분명하게 설명하는지는 ‘후공정 공장의 고객 담당은 무슨 일을 할까?’를, 양산 뒤 누가 로트 일정을 짜는지와 팹에 어떤 부서가 있는지는 ‘생산관리는 무슨 일을 할까?’와 ‘반도체 공장에는 어떤 부서가 있을까?’를 읽어 보면 된다.

fab24hr에서는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은 바로 가상의 보청기 칩 ‘Glowmere’의 도입 과정으로, 계속 다른 사람이 이어받는다. 프롤로그는 테이프아웃으로, Glowmere의 설계가 포토마스크 한 세트로 만들어진다. Glowmere가 쓰는 공정에는 새로운 식각 단계가 하나 추가되어, 초도 로트는 먼저 R&D 라인에서 만든다. 챕터 1 ‘12장을 어떻게 나눌까’는 투입 전날로, 나는 개발 PIE 엔지니어다. 챕터 3 ‘불량의 모양’에서는 WAT와 웨이퍼 맵 세 장을 본다. 챕터 4 ‘2주 앞당기기’에서는 기술 이전 심사 전날 밤 8개 항목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는데, 그중 하나가 고객 동의서이고, 고객은 물량을 2주 일찍 받고 싶어 한다. 챕터 5 ‘마지막 한 칸’에서는 개발 공정 엔지니어가 POR의 마지막 칸을 채워야 한다. 그 뒤 Glowmere는 양산 팹, 후공정 공장으로 넘어가, 마침내 사용자의 손에 닿는다.

그중 한 사람만 되어 보고 싶다면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개발 라인’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개발 PIE 엔지니어를 고르면 된다. 게임 속 회사, 칩, 인물, 로트 번호, 일정표는 모두 가상이다. 신제품 도입이 무엇인지, 단계마다 누가 이어받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으며, 실제 업무 분담은 회사마다 다르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은 바로 새 칩 하나의 도입 과정이다. 프롤로그는 테이프아웃이고, 챕터 1~5는 R&D 라인에서 펼쳐진다. 초도 로트 12장을 어떻게 나눌지부터 WAT와 웨이퍼 맵, 기술 이전 심사 전날 밤의 8개 항목 체크리스트까지 다룬다. 그 뒤 양산 팹, 후공정 공장으로 넘어가며 계속 다른 사람이 이어받는다.

fab24hr에서 새 칩 하나가 초도 로트 12장에서 출하까지 가려면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한다. 챕터마다 나는 그중 한 사람이다.

챕터 1부터 시작해, 새 칩 하나가 바통을 넘겨 가는 과정 보기

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신제품 도입(NPI)이란? 새 칩 하나가 시생산에서 양산까지 가는 동안, 누가 어느 단계를 이어받을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npi/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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