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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입문약 6분

반도체 설계자산(IP)이란? 칩 속에 왜 사 온 회로가 있을까

반도체 설계자산(IP)은 미리 설계하고 검증해 두어, 다른 회사가 라이선스를 받아 자기 칩 안에 넣을 수 있는 회로 설계 블록이다. 영어로는 semiconductor intellectual property라 하며, IP 코어, IP 블록이라고도 한다. 빌딩을 지을 때 엘리베이터를 직접 발명하지 않는 것과 같다. 완제품을 사서 설명서대로 건물에 설치한다. 파는 것은 칩이 아니라 설계도다. 산 쪽은 이것을 자기가 그린 회로와 연결한 뒤 팹에 넘겨 하나의 칩으로 만든다.

먼저 짚어 둘 것이 있다. 반도체 설계자산을 SIP(silicon IP)로 줄여 쓰는 글도 있는데, SiP(system in package, 시스템 인 패키지)와 글자 하나의 대소문자만 다를 뿐 전혀 다른 것이다. 설계자산은 아직 컴퓨터 속에 있는 회로 설계이고, SiP는 완성된 칩을 저항, 커패시터와 함께 작은 모듈 하나로 조립한 것이다(SiP란?).

왜 ‘지식재산’이라 부르나?

IP는 지식재산(intellectual property)의 약자다. 다른 사람이 시간과 돈을 들여 생각해 낸 것을 쓰려면 먼저 동의를 받아야 하고, 보통 돈도 내야 한다. 이 동의를 라이선스라 한다. 웨이퍼 위에 만들어진 칩은 여전히 산 쪽의 것이며, IP는 그 안의 한 블록일 뿐이다.

칩 하나에서 흔히 사 오는 것은?

휴대폰의 SoC는 빌딩과 같아서, 프로세서, 그래픽, 통신이 층을 하나씩 차지한다(SoC란?). 트랜지스터가 100억 개를 넘으니, 모든 블록을 처음부터 그리는 경우는 드물다. 흔히 사 오는 것은 다음과 같다.

  • 프로세서 코어: 프로그램에 따라 한 단계씩 계산하는 부분.
  • 메모리: 칩 안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작은 메모리 블록.
  • 메모리 인터페이스: 칩 바깥의 메모리와 데이터를 주고받는 회로.
  • 고속 인터페이스: 다른 칩, 화면, 충전 단자에 꽂는 케이블과 데이터를 주고받는 회로. 두 인터페이스 모두 업계 공통 규격을 따라야 다른 회사의 제품과 연결된다.
  • 아날로그 회로: 연속적으로 변하는 신호를 처리하는 회로. 칩 전체에 박자를 맞춰 주는 클록 회로, 소리 같은 신호를 숫자로 바꾸는 회로가 그 예다(아날로그 칩과 디지털 칩은 무엇이 다를까?).
  • 표준 셀 라이브러리: 가장 작은 블록으로, 논리 게이트 하나하나와 0이나 1을 기억하는 작은 회로들이다. 설계 소프트웨어가 회로를 논리 게이트로 바꿀 때 바로 이것을 쓴다. 팹이 제공하기도 하고, 다른 회사에서 사기도 한다(칩은 어떻게 설계할까?).

소프트 IP와 하드 IP는 무엇이 다른가?

  • 소프트 IP(소프트 코어): 하드웨어 기술 언어(hardware description language)로 작성한 회로 설명을 넘겨받는다. 요리책의 요리법과 같다. 산 쪽은 자기 설계 소프트웨어로 이것을 논리 게이트로 바꾸고 위치를 배치한다.
  • 하드 IP(하드 코어): 이미 배치가 끝난 도형, 즉 레이아웃을 넘겨받는다. 트랜지스터 하나하나의 위치와 배선 경로가 모두 정해져 있어, 공장에서 다 지어 통째로 실어 온 방 한 칸과 같다. 특정 팹의 특정 세대 공정에 맞춰 그린 것이다.
소프트 IP하드 IP
넘겨받는 것글로 적은 회로 설명배치가 끝난 레이아웃
다른 팹, 다른 세대 공정으로가능, 처음부터 다시 구현그대로는 못 쓰고, 다시 그리고 다시 검증해야 함
속도, 크기, 전력 소모산 쪽이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달림미리 알 수 있음
흔한 예프로세서 같은 디지털 회로아날로그 회로, 고속 인터페이스

아날로그 회로는 대부분 하드 IP다. 트랜지스터 하나하나의 크기와 배치에 민감해서, 남이 다시 배치하면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수 있다. 둘 사이에 있는 ‘펌 코어’(firm core)를 따로 구분하기도 한다.

IP 하나를 쓰려면 어떤 단계를 거치나?

1단계: IP를 고른다

규격에 맞춰 기능, 속도, 전력 소모, 면적을 비교하고, 이 칩을 만들 팹과 그 세대 공정용 버전이 있는지도 봐야 한다. 칩 하나는 한 가지 공정으로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맞지 않는 것을 고르면 누군가 다시 만들어 줄 때까지 기다리거나 팹을 바꿔야 한다.

2단계: 라이선스를 협상한다

계약으로 어떤 제품에 쓸 수 있는지, 어떻게 지불할지를 정한다. 흔한 방식은 처음에 라이선스료를 한 번 내고, 칩이 팔리기 시작하면 한 개 팔릴 때마다 로열티를 조금씩 내는 것이다. 한 번만 받는 경우도 있다. 판 쪽은 이 회로를 만들고 검증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였기 때문에, 여러 회사에 팔아 그 비용을 나눠야 한다. 협상이 되지 않으면 설계 파일을 받을 수 없고, 판매할 칩에 넣을 수도 없다.

3단계: 설계 파일과 문서를 받는다

받는 것은 IP 자체만이 아니다. 설계 소프트웨어에서 쓸 모델, 연결 방법과 설정 방법을 설명한 문서, 흔히 이를 검사하는 테스트 프로그램 한 세트도 함께 받는다. 그래서 산 쪽은 내부의 선 하나하나를 이해하지 않아도 ‘블랙박스’처럼 연결해 쓸 수 있다. 문서를 제대로 읽지 않아 신호 하나를 잘못 잇거나 설정 하나를 잘못하면, 한참 뒤에야 발견될 수 있다.

4단계: 자기 설계에 연결하고, 연결이 맞는지 검증한다

IP를 자기가 그린 회로와 연결하고, 칩 전체를 함께 시뮬레이션하고 검사한다(칩 검증이란?). IP는 단독으로 검증된 것이라, 연결한 뒤에는 클록, 전원, 재시작 방식이 양쪽에서 서로 다를 수 있다. 이를 확인하지 않으면 블록마다 따로 보면 모두 맞는데 연결하면 오류가 난다. 테이프아웃 뒤에야 발견하면 설계를 고치고 포토마스크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5단계: 칩 전체와 함께 테이프아웃한다

IP는 칩 전체의 설계와 함께 팹으로 넘어가는데, 이를 테이프아웃이라 한다(테이프아웃(tape-out)이란?). IP는 따로 만드는 칩이 아니라, 다른 회로와 같은 포토마스크 세트, 같은 웨이퍼에 함께 찍힌다. 테이프아웃 전에 최신이면서 문제를 모두 고친 버전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만들어진 칩 하나하나가 모두 그 문제를 안고 나온다.

직접 만들지 않고 왜 사나?

  • 시간 절약: 복잡한 회로를 처음부터 만들어 검증까지 마치려면 여러 사람이 오랫동안 매달려야 한다. 칩 출시가 늦어지면 시기를 놓칠 수 있다.
  • 검증된 회로: 판 쪽이 이미 검증했고, 실제 칩으로 만들어 측정까지 해 본 것도 있다. 여러 회사가 써 봤으니 문제도 비교적 일찍 드러난다.
  • 규격 준수: 인터페이스는 세세한 부분까지 공통 규격을 따라야 하므로, 이미 만들어 테스트한 것을 사는 편이 실수할 여지가 적다.
  • 인력을 강점에 집중: 누구에게나 똑같은 블록은 사 오고, 이 칩을 남과 다르게 만드는 블록에 힘을 쏟는다.

사 온 IP의 위험은?

  • 공정에 묶인다: 하드 IP는 그것을 그린 세대의 공정에서만 쓸 수 있다. 팹이나 세대를 바꾸려면 누군가 새 버전을 만들어 주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반드시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 문제가 생기면 기다려야 한다: 안은 남의 설계라 세부 내용을 볼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직접 고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가 생기면 알리고, 판 쪽이 찾아서 고쳐 주기를 기다려야 한다.
  • 계속 돈을 낸다: 로열티가 있으면 많이 팔수록 많이 낸다.

반도체 설계자산은 SoC, 칩렛과 어떤 관계인가?

칩이 클수록 IP에 더 많이 기댄다. SoC 하나는 여러 블록을 조립한 것으로, 일부는 사 오고, 일부는 자기 회사가 예전에 만들어 검증해 둔 것을 다시 쓴다.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설계자산은 가장 상류에 있으며, 칩 전체를 설계하는 일보다도 한발 앞선다(반도체 밸류체인의 상류·중류·하류는 각각 무엇을 할까?).

칩렛(chiplet)은 큰 칩 하나를 여러 조각으로 나눠 각각 만든 뒤 다시 조립하는 방식이다(뉴스에 나오는 ‘첨단 패키징’이란?). 함께 조립되는 칩렛들은 같은 ‘언어’로 말해야 하므로, 업계는 서로 다른 회사가 만든 칩렛도 연결될 수 있도록 공통 인터페이스 규격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인터페이스 회로도 사 온 IP 블록일 수 있다.

fab24hr에서는

게임에는 반도체 설계자산도, 칩을 설계하는 역할도 없다.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은 테이프아웃 이후부터 시작한다. ‘출근’을 누르고 ‘칩의 일생’을 고르면, 처음 플레이할 때 먼저 프롤로그 ‘테이프아웃’이 나온다. 보청기를 만드는 작은 회사가 처음으로 직접 설계한 칩 ‘Glowmere’가 설계와 검사를 마치고, 팹에 넘겨져 포토마스크 한 세트로 만들어진다.

Glowmere가 어떤 블록으로 나뉘는지, 그중 무엇을 사 왔는지는 게임에 나오지 않는다. 실제 보청기 칩에는 마이크의 소리를 숫자로 바꾸는 아날로그 회로와 칩 전체에 박자를 맞춰 주는 클록 회로가 흔히 들어 있는데, 이런 회로는 사 온 IP인 경우가 많다. 챕터 1 ‘12장을 어떻게 나눌까’는 웨이퍼 투입 전날로, 플레이어는 개발 라인의 개발 PIE 엔지니어가 되어 이 설계가 처음 만들어질 때 버텨 낼 수 있을지 살핀다.

게임 속 회사, 칩, 인물은 모두 가상이다. 반도체 설계자산이 무엇이고 어떻게 쓰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으며, 실제 방식은 회사마다 다르다. 다른 업계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게임에는 반도체 설계자산도, 칩을 설계하는 역할도 없다.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을 처음 플레이하면 먼저 프롤로그 ‘테이프아웃’이 나온다. 보청기 칩 ‘Glowmere’의 설계가 끝나고 검사를 마쳐, 팹에 넘겨져 포토마스크 한 세트로 만들어진다. Glowmere 안의 어떤 회로를 직접 그렸고 어떤 회로를 사 왔는지는 게임에 나오지 않는다.

fab24hr의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에서 Glowmere의 설계가 넘겨진 뒤에는 R&D 라인, 양산 팹, 후공정 공장의 많은 사람이 이어받아 사용자의 손에 닿을 때까지 만들어 간다.

챕터 1부터 시작: Glowmere 테이프아웃 후 초도 로트

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반도체 설계자산(IP)이란? 칩 속에 왜 사 온 회로가 있을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silicon-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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