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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입문약 7분

후면 전력 공급이란? 칩의 전원선을 왜 웨이퍼 뒷면으로 옮길까

후면 전력 공급(backside power delivery, 흔히 BSPDN으로 줄여 쓴다)은 칩을 만드는 새로운 방식이다. 트랜지스터에 전기를 보내는 전원선을 웨이퍼 앞면에서 뒷면으로 옮기고, 앞면은 주로 신호를 전달하는 배선에 남겨 둔다. 뒷면으로 옮기면 전원 경로를 굵고 짧게 만들 수 있고 앞면에도 공간이 생긴다. 대가는 웨이퍼를 뒤집어 뒷면에서 극도로 얇게 갈아 내야 한다는 것이고, 그만큼 만들기가 훨씬 어렵다. 가장 앞선 몇 세대에서야 쓰이기 시작한 방식이며 회사마다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이 글은 일반적인 원리만 다루고, 숫자는 대략적인 크기만 적는다.

지금의 칩은 트랜지스터에 전기를 어떻게 보낼까?

트랜지스터는 전기로 제어하는 작은 스위치로, 실리콘 한 조각의 앞면에 만들어진다(‘트랜지스터란?’ 참고). 스위치 위로는 금속 배선이 한 층 한 층 쌓이는데, 가장 앞선 칩은 십여 층에 이른다. 건물에 비유하면 1층에는 스위치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고, 그 위층은 모두 복도다(‘칩 속 배선은 어떻게 만들까?’ 참고).

이 배선은 두 가지 일을 한다.

  • 신호 전달: 한 스위치의 결과를 다른 스위치로 보낸다. 결과는 배선 하나에 걸린 전압의 높고 낮음으로 나타나며, 높으면 1, 낮으면 0이다.
  • 전력 공급: 스위치 한 묶음마다 전원(전압이 높은 쪽 배선)과 접지(전압이 낮은 쪽 배선)에 연결되어 있어야 출력을 둘 중 한쪽에 이어 줄 수 있다(‘CMOS란?’ 참고).

두 종류의 배선이 모두 앞면에 몰려 있다. 전기는 맨 위, 패키지와 연결되는 면으로 들어와(‘플립칩이란?’ 참고) 한 층씩 내려가고, 맨 아래의 가장 가는 몇 개 층에 이르러서야 트랜지스터에 닿는다.

전원선이 앞면에 몰려 있으면 무엇이 문제인가?

1. 아래층으로 내려갈수록 전압이 떨어진다

배선에는 저항이 있다. 배선이 가늘고 길수록 저항이 커진다. 전류가 저항을 지나면 전압이 조금 떨어지는데, 떨어지는 양은 대략 ‘전류 × 저항’이며 이를 전압 강하(IR drop)라 한다. 팹의 인프라 쪽에서도 ‘전압 강하’라는 말을 쓰지만, 그것은 외부에서 공장으로 들어오는 전기가 순간적으로 떨어지는 일(순간 전압 강하)을 가리키며, 여기서 말하는 칩 내부 배선의 전압 강하와는 다른 일이다.

건물의 수돗물과 같다. 물은 옥상 물탱크에서 아래로 내려오는데, 수도관이 가늘고 길수록 마지막 집의 수압이 약해진다. 전기도 마찬가지여서 스위치에 닿을 때쯤이면 전압이 이미 전원보다 조금 낮아져 있다.

전압이 부족하면 스위치의 전환이 느려진다. 너무 많이 떨어지면 신호가 다음 클록 전에 도착하지 못해 계산이 틀릴 수 있다. 그래서 설계할 때는 허용 전압 강하를 흔히 전원 전압의 10% 안팎 이내로 잡는다. 그래도 모자라면 전원 전압을 높일 수밖에 없고, 그러면 전력 소모가 다시 늘어난다.

2. 신호선이 밀려난다

전압이 덜 떨어지게 하려면 전원선을 굵게, 많이 깔아야 하고, 그만큼 층마다 적지 않은 자리를 차지한다. 맨 아래 몇 개 층은 원래 가장 붐비는 곳이라 신호선은 돌아가거나 층을 더 쌓아야 한다.

스위치가 점점 작아지고 촘촘해지면서(‘무어의 법칙이란?’ 참고) 배선도 점점 가늘어지고, 이 두 문제는 갈수록 심해진다. 그래서 엔지니어들은 생각했다. 전원선을 아예 반대쪽 면으로 옮겨 신호선과 자리를 다투지 않게 하면 어떨까?

후면 전력 공급은 어떻게 만드나? 단계별로 보기

일반적으로 알려진 방식은 대략 다섯 단계다.

1단계: 앞면에 트랜지스터와 신호 배선을 평소대로 만든다

앞면에 트랜지스터를 만들고 배선을 쌓는 것은 지금과 같고, 다만 배선을 대부분 신호용으로 남겨 둔다. 방식에 따라서는 트랜지스터 옆에 나중에 뒷면에서 연결할 자리를 미리 마련해 두기도 한다. 트랜지스터를 먼저 만드는 이유는 트랜지스터 공정에 아주 높은 온도의 단계가 있어 금속 배선이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트랜지스터 하나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참고).

2단계: 뒤집어서 다른 캐리어 웨이퍼에 붙인다

완성된 웨이퍼를 뒤집어 앞면이 아래로 가게 한 뒤 다른 웨이퍼와 붙인다. 이 웨이퍼를 캐리어 웨이퍼(carrier wafer)라 하며, 회로가 없고 받쳐 주는 역할만 한다. 캐리어 웨이퍼를 아래에 받쳐야 하는 이유는 다음 단계에서 원래 웨이퍼를 스스로 버티지 못할 만큼 얇게 갈아 내기 때문이다. 캐리어가 없으면 얇아진 실리콘은 집어 들기만 해도 깨지고, 앞면의 배선을 보호해 줄 것도 없다. 접합에는 칩을 쌓아 올리는 기술과 비슷한 기술을 쓴다(“뉴스에 나오는 ‘첨단 패키징’이란?” 참고).

3단계: 원래 웨이퍼를 뒷면에서 극도로 얇게 갈아 낸다

원래 웨이퍼는 두께가 1mm도 되지 않는다. 이제 뒷면에서 실리콘을 거의 전부 제거한다. 먼저 연삭 휠로 거칠게 갈아 낸 다음 CMP와 식각으로 조금씩 제거해(‘CMP란?’ 참고) 1μm(마이크로미터) 안팎만 남기며, 많은 방식은 이보다 더 얇게 만든다(1μm는 1,000분의 1mm다). 흔히 트랜지스터 아래에 제거하기 더 어려운 재료층을 미리 묻어 두고, 거기에 닿으면 멈춘다.

이렇게 얇게 갈아야 하는 이유는 다음 단계에서 뚫을 구멍의 폭이 수십~수백 나노미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가늘고 깊은 구멍은 너무 깊게 뚫을 수 없어서, 실리콘이 충분히 얇지 않으면 구멍이 트랜지스터까지 닿지 못한다. 패키징 전에도 뒷면을 얇게 갈아 내는데, 대개 종이 한 장 두께 정도까지다(‘패키징이란?’ 참고). 여기서는 그보다 수십 배 이상 더 얇아야 한다. 게다가 30cm 웨이퍼 전체를 고르게 얇게 갈아야 한다. 너무 많이 갈면 트랜지스터가 손상되고, 덜 갈면 구멍이 연결되지 않는다.

4단계: 뒷면에서 구멍을 뚫어 트랜지스터에 연결한다

얇아진 뒷면에 포토 공정으로 패턴을 찍고, 아주 가는 구멍을 식각한 뒤 금속을 채워, 남아 있는 얇은 실리콘층을 관통해 앞면에 연결한다. 실리콘을 관통하는 이 구멍은 첨단 패키징에서 칩을 쌓을 때 쓰는 실리콘 관통 전극(TSV)과 같은 발상이며, 다만 훨씬 가늘다.

방식 간의 차이는 대부분 구멍이 어디에 연결되느냐에 있다. 앞면 맨 아래층의 전원선에 연결하는 방식도 있고, 트랜지스터 옆에 묻어 둔 전원선에 연결하는 방식도 있으며, 트랜지스터의 한쪽 끝에 직접 연결하는 방식도 있다. 직접적일수록 경로는 짧아지지만 만들기도 어려워진다.

구멍은 앞면의 작은 점에 정확히 맞춰야 한다. 그런데 2단계에서 접합할 때 웨이퍼가 아주 조금 늘어나 변형되기 때문에 뒷면의 패턴을 맞추기가 더 어려워진다(이를 오버레이라 한다. ‘오버레이란?’ 참고). 조금만 어긋나도 연결되지 않거나 연결되면 안 되는 곳에 연결된다.

5단계: 뒷면에 굵고 짧은 전원선을 깐다

뒷면에 전력 공급 전용 금속 배선을 몇 층 쌓고, 가장 바깥쪽에 접점을 만들어 패키지와 연결한다. 뒷면에는 자리를 다툴 신호선이 없으므로 배선을 넓고 두껍게 만들 수 있고, 그만큼 저항이 작아진다. 앞면처럼 가늘게 만든다면 옮긴 의미가 없다. 전기는 패키지에서 들어와 몇 개 층만 지나면 트랜지스터에 닿고, 앞면의 가는 배선 십여 층은 더 이상 전원을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

뒷면으로 옮기면 무엇이 좋은가?

  • 전압이 덜 떨어진다: 전원 경로가 굵고 짧아져 스위치가 받는 전압이 더 안정적이다.
  • 앞면을 신호에 내줄 수 있다: 전원선이 빠지면 신호선이 그만큼 덜 돌아가도 된다.
  • 더 촘촘하게 배치할 수 있다: 예전에는 스위치 한 줄마다 전원선이 지나갈 자리를 한 줄 내줘야 했다. 전원선을 옮기면, 연구에 따른 추정으로는 같은 스위치 한 줄이 차지하는 면적을 대략 10~20%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어려운가?

  • 극도로 얇게 갈고 극도로 정확히 맞춰야 한다: 웨이퍼 전체를 1μm 안팎이나 그보다 더 얇게, 두께가 고르게 갈아 내야 한다. 뒷면의 구멍도 앞면의 점에 맞춰야 하며, 접합 때 생긴 미세한 변형까지 보정해야 한다.
  • 열을 빼기가 더 어렵다: 예전에는 트랜지스터가 큰 실리콘 덩어리에 바로 붙어 있어 열이 실리콘을 통해 빠져나갔다. 이제 트랜지스터의 한쪽은 전원선, 다른 한쪽은 십여 층의 배선이라, 열은 배선 사이의 열이 잘 통하지 않는 절연층을 지나야 빠져나갈 수 있다.
  • 고장 나면 찾기가 더 어렵다: 칩의 어디가 고장 났는지 찾을 때는 흔히 뒷면에서 실리콘 너머로 적외선을 이용해 트랜지스터를 들여다본다(‘불량 분석(FA)이란?’ 참고). 뒷면이 금속으로 덮이면 들여다볼 수 없어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 공정이 많아지고 비용이 더 든다: 접합, 연삭, 뒷면 배선층이 추가되며, 단계마다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이는 수율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후면 전력 공급은 최신 몇 세대에서야 쓰이기 시작했다. 새로운 방식이 연구에서 양산까지 가는 데는 흔히 여러 해가 걸린다(‘새 기술이 논문에서 양산까지 가는 데 얼마나 걸릴까?’ 참고). 지금 대부분의 칩은 전원선이 여전히 앞면에 있다. 이전 세대 공정은 배선이 그렇게 가늘지 않아서 이 방식으로도 충분하다(뉴스에서 말하는 ‘성숙 공정’이란? 참고).

fab24hr에서는

게임에서는 이 과정을 다루지 않는다. 웨이퍼를 뒤집어 캐리어 웨이퍼에 붙이는 장면도, 뒷면의 전원선도 나오지 않는다.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의 ‘Glowmere’는 보청기 칩으로, 최신 몇 세대가 아닌 성숙한 세대의 공정으로 만든다.

가장 가까운 것은 R&D 라인이다.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개발 라인’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개발 공정 엔지니어로 간 다음 이름 아래의 ‘CMP’를 누르면 CMP 개발 공정 엔지니어(Beta 표시)가 된다. 새 콘택트에 금속을 채운 뒤 평평하게 연마해야 하는데, R&D 라인 전체에 CMP 장비는 CMP-R1 한 대뿐이다. 콘택트는 배선이 아래로 내려가 트랜지스터에 연결되는 마지막 구간이다. 오전 근무에서는 새 콘택트의 배치가 이전 제품과 다른데, 레시피는 이전 제품을 위해 블랭킷 웨이퍼로 계산한 것이다. 먼저 1장만 연마할까, 3장을 함께 연마할까? 후공정 공장의 다이싱 장비 설명에도 웨이퍼를 먼저 뒷면에서 얇게 갈아 낸다고 적혀 있다. 다만 그것은 패키징 전에 하는 연삭으로, 갈아 낸 뒤에도 후면 전력 공급보다 훨씬 두껍다.

게임 속 회사, 인물, 장비, 숫자는 모두 가상이다. 후면 전력 공급은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으며, 어느 한 회사의 방식을 나타내지 않는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게임에는 후면 전력 공급이 나오지 않는다. 가장 가까운 것은 R&D 라인의 CMP 개발 공정 엔지니어다. 새 콘택트에 금속을 채운 뒤 평평하게 연마해야 하는데, R&D 라인 전체에 CMP 장비는 CMP-R1 한 대뿐이다. 후공정 공장의 다이싱 장비 설명에도 웨이퍼를 먼저 뒷면에서 얇게 갈아 낸다고 적혀 있다.

fab24hr에는 후면 전력 공급이 없다. R&D 라인에서는 새 콘택트가 한 공정씩 만들어지며, 새로운 방식은 모두 R&D 라인에서 먼저 시험한 뒤에야 양산 팹으로 넘어간다.

CMP 개발 공정 엔지니어가 되어 새 콘택트 평탄화하기

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후면 전력 공급이란? 칩의 전원선을 왜 웨이퍼 뒷면으로 옮길까’,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backside-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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