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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뉴스 읽기약 6분

새 기술이 논문에서 양산까지 가는 데 얼마나 걸릴까? 칩 뉴스의 ‘돌파구’ 제대로 읽기

뉴스에는 ‘연구팀, 1nm 트랜지스터 구현’, ‘2차원 소재 연구에서 큰 돌파구’, ‘양자 칩’, ‘광자 컴퓨팅’ 같은 말이 자주 나오고, 한두 해만 지나면 휴대폰에 들어갈 것처럼 들린다. 실제로 칩의 새 기술 하나가 첫 논문에서 대량 생산까지 가는 데는 흔히 10년 이상 걸린다. 실험실에서 하나를 만드는 것은 첫 관문일 뿐이다. 똑같이, 싸게, 오래 가게 만들어야 하고, 장비와 소재 전체도 따라와야 한다.

‘연구에서 구현했다’, ‘양산을 시작했다’, ‘이미 널리 쓰인다’는 무엇이 다른가?

이 세 표현은 휴대폰에 들어오기까지 남은 거리가 크게 다르다.

표현어디서얼마나 만드나
연구에서 구현했다실험실하나 또는 몇 개, 작동하기만 하면 된다
양산을 시작했다양산 팹매일 많은 웨이퍼, 고객에게 판다
이미 널리 쓰인다여러 회사, 여러 종류의 제품일반인이 사는 물건 대부분이 이것을 쓴다

논문에서 양산까지, 어떤 관문을 넘어야 하나?

1단계: 실험실에서 하나를 만든다

연구팀이 새 소재나 새 구조로 작동하는 스위치나 메모리 셀을 하나 만들어 논문으로 발표한다. 이 단계가 증명하는 것은 그 아이디어가 통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하나는 대개 아주 느리고 한 번에 하나밖에 못 만드는 방법으로 만든 것이어서, 칩으로 만들 수 있을지는 아직 말할 수 없다.

2단계: 많이 만들고, 모두 똑같게 만든다

다음은 웨이퍼 한 장 전체에 많이 만들어야 하고, 하나하나의 특성도 거의 같아야 한다. 휴대폰 칩 하나에는 100억 개가 넘는 트랜지스터가 있고, 모두 같은 박자로 켜지고 꺼져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가 너무 많이 벗어나면 칩 전체를 쓰지 못할 수도 있다.

3단계: 다른 수백 단계와 이어 붙인다

칩은 수백 단계를 거치므로, 새 단계를 끼워 넣으면 앞뒤 단계와 충돌하지 않아야 한다. 새 소재가 뒤 공정의 고온을 견디지 못할 수도 있고(웨이퍼가 공정 내내 받는 열에는 총량이 정해져 있는데, 이를 열 예산(thermal budget)이라 한다), 다른 장비를 오염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배선을 알루미늄에서 구리로 바꿀 때, 구리가 실리콘에 아주 조금만 들어가도 트랜지스터에 누설 전류가 생긴다. 그래서 먼저 막을 한 겹 씌우고, 구리가 닿은 장비는 전단 공정(FEOL) 장비와 분리해야 한다(‘칩 속 배선은 어떻게 만들까?’ 참고). 이 관문을 넘지 못하면 새 단계가 아무리 잘돼도 앞뒤 단계를 망가뜨린다.

4단계: 장비와 소재가 따라온다

실험실 장비는 하루에 몇 장만 처리하면 충분하다. 양산 장비는 한 시간에 많은 웨이퍼를 처리하고 24시간 쉬지 않으며, 장비마다 결과도 똑같아야 한다. 그래서 장비와 소재 업체는 양산용 장비, 가스, 케미컬을 따로 만들어야 하고, 계측 장비도 새 구조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장비가 너무 느리면 웨이퍼 한 장의 비용이 너무 비싸지고, 측정할 수 없으면 제대로 만들었는지 알 수 없다.

5단계: R&D 라인에서 시생산하고 신뢰성 시험을 치른다

다음은 R&D 라인에서 실제 공정 흐름대로 칩 전체를 만드는데, 이를 시생산이라 한다. 한 로트를 여러 그룹으로 나눠 그룹마다 조건 하나만 바꾸고(스플릿 실험), 가장 좋은 그룹을 찾는다. 칩은 신뢰성 시험도 통과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온에서 전압을 건 채 1,000시간 연속으로 동작시켜(HTOL) 일찍 고장 나지 않는지 본다(‘번인이란?’ 참고).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채 출하하면 칩이 사용자 손에 들어간 뒤에야 고장 날 수 있다.

6단계: 양산 팹으로 넘기고 수율을 끌어올린다

공정이 안정되면 조건 전체를 표준 공정(POR)으로 정리하고, 기술 이전 심사를 통과해야 양산 팹에 넘긴다. 이를 기술 이전이라 한다(‘R&D 라인과 양산 팹은 무엇이 다를까?’ 참고). 양산 팹은 같은 장비 여러 대에서 똑같은 결과가 나오게 해야 하고, 수율도 단계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칩이 클수록 수율은 왜 낮아질까?’ 참고). 수율이 너무 낮으면 좋은 칩 하나에 돌아가는 비용이 너무 높아 팔 수 없다.

7단계: 널리 쓰이게 된다

처음에는 새 기술이 그것을 가장 필요로 하고 비용도 감당할 수 있는 칩에만 쓰이는 경우가 많다. 만드는 곳이 늘고 장비와 소재가 싸지면서 점점 더 많은 제품으로 퍼진다. 많은 칩은 충분히 쓸 만하고 싸다는 이유로 몇 세대 전의 방식을 계속 쓴다(뉴스에서 말하는 ‘성숙 공정’이란? 참고). 그래서 ‘양산을 시작했다’는 그날, 우리 손에 있는 물건은 대부분 아직 그 기술을 쓰지 않는다.

세 가지 사례, 각각 얼마나 걸렸나?

기술연구에서 구현대량 생산 시작그 후
세운 트랜지스터1980년대 말에 비슷한 구조가 있었고, 대학의 논문은 1990년대 말2010년대 초2010년대 중반, 최첨단 몇 세대가 주로 이것을 썼다
극자외선 리소그래피1980년대2010년대 말지금도 최첨단 칩의 가장 미세한 몇 개 층에만 쓴다
위로 쌓는 메모리2000년대 후반(지금 양산하는 방식)2010년대 전반이후 점점 더 많은 플래시 메모리가 이 방식으로 바뀌었다
  • 세운 트랜지스터: 전류가 흐르는 채널을 세우고 게이트가 세 면에서 감싸게 해, 아주 작은 스위치도 확실히 끌 수 있다. 어떻게 생겼는지, 이후 네 면을 감싸는 구조로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FinFET과 GAA란?’ 참고.
  • 극자외선: 파장 약 13.5nm의 빛으로, 더 미세한 패턴을 찍을 수 있다. 시제품 장비는 일찍 만들어졌지만 광원이 충분히 강하지 않아 한 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웨이퍼가 너무 적었고, 그 뒤로도 여러 해를 더 매달렸다(‘극자외선(EUV)이란?’ 참고).
  • 위로 쌓는 메모리: 플래시 메모리를 평면에서 더 줄이기 어려워지자, 셀을 한 층씩 위로 쌓은 다음 위에서 뚫어 내려가는 방식을 택했고, 지금은 100층이 넘게 쌓는다. 세 가지 중 비교적 빨리 온 편이며, 위로 쌓는다는 구상은 그보다 더 일찍 제안되었다.

새로운 연산 방식, 휴대폰에 곧 쓰일까?

대부분은 아직 연구 단계다. 휴대폰과 컴퓨터에서 일하는 것은 여전히 트랜지스터다(‘트랜지스터란?’ 참고).

  • 양자 컴퓨터: 실험용 기계는 이미 있고, 일부는 절대영도 가까이 냉각해야 작동한다. 잘하는 것은 소수의 특정 문제이며, 휴대폰 속 칩을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다.
  • 빛으로 계산하기: 빛으로 데이터를 ‘보내는’ 기술은 데이터센터에서 이미 쓰고 있다(뉴스에 나오는 ‘실리콘 포토닉스’란? 참고). 빛으로 ‘계산하는’ 것은 대부분 아직 연구 단계다.
  • 2차원 소재: 원자 한 층 두께밖에 안 되는 소재로, 더 작은 스위치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웨이퍼 전체에 균일하게 성장시키는 일, 금속과 잘 접촉시키는 일은 아직 해결하는 중이다.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재는 잣대가 있을까?

있다. 흔히 쓰는 것으로 기술 성숙도(TRL)가 있으며, 1~9등급으로 나뉜다. 3등급 안팎은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함을 증명한 단계, 4등급은 실험실에서 검증을 마친 단계, 9등급은 실제 시스템에 쓰여 문제없음이 증명된 단계다. 원래 항공우주 계획에서 쓰던 것인데, 이후 여러 정부의 연구 과제에서도 쓰게 되었다. 이와 별도로 ‘양산 준비가 되었는가’를 전문으로 재는 잣대도 있는데, 제조 성숙도라 하며 1~10등급으로 나뉜다. 그중 한 등급이 ‘시생산 라인에서 만들 수 있음을 이미 증명한’ 단계다.

다음에 뉴스를 보면 이렇게 읽자

  • ‘연구팀, 1nm 트랜지스터 구현’: 1단계를 마쳐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nm는 ‘2nm 공정’의 nm와 같은 뜻도 아니다(뉴스에서 말하는 ‘2나노’ 참고).
  • ‘2차원 소재 연구에서 큰 돌파구’: 대개 1, 2단계에서 진전이 있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더 크게, 더 균일하게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양산까지는 아직 여러 관문이 남아 있다.
  • ‘시생산 시작’: 5단계에 이르러 소량을 시험 생산하며 문제를 찾고 신뢰성 시험을 치르는 중이다.
  • ‘양산 시작’: 6단계로, 양산 팹이 대량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수율은 아직 오르는 중일 수 있고, 널리 쓰이기까지는 더 기다려야 한다.

fab24hr에서는

fab24hr에서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개발 라인’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개발 PIE 엔지니어’로 간다. 저녁 근무는 기술 이전 심사 전날 밤이다. 여덟 항목 체크리스트 중 두 항목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신뢰성 시험은 3주가 더 남았는데, 고객은 2주 앞당기고 싶어 한다. 리스크 투입을 할지는 플레이어가 건의한다. R&D 라인에는 장비사 상주 엔지니어도 있어, 막 들어온 식각 장비 한 대를 셋업 검사부터 검수 서명까지 맡는다.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의 챕터 1~5도 모두 R&D 라인이 무대다.

게임이 그리는 것은 이 길의 마지막 몇 단계다. 초도 로트 12장을 투입한 날부터 기술 이전 심사까지 약 4개월이며, 그 전의 연구는 게임에 나오지 않는다. 게임 속 회사, 칩, 인물, 장비, 일정은 모두 가상이다. 새 기술이 얼마나 걸리고 어떤 관문을 넘어야 하는지는 공개된 일반 자료를 바탕으로 썼고, 연대는 10년 단위로만 적었다. 다른 전문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직장인의 하루’에서 ‘개발 라인’을 누르고 개발 PIE 엔지니어가 되면, 저녁 근무는 기술 이전 심사 전날 밤이다. 여덟 항목 중 두 항목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고객은 2주 앞당기고 싶어 한다. 메인 스토리 ‘칩의 일생’의 챕터 1~5도 R&D 라인이 무대이고, 챕터 4 ‘2주 앞당기기’가 바로 이 밤이다.

fab24hr에서는 신뢰성 시험이 아직 3주 남았는데 고객에게는 2주가 모자란다. 시험이 끝나기를 기다릴지, 양산 팹에서 먼저 투입할지 건의하는 것은 플레이어의 몫이다.

챕터 4 ‘2주 앞당기기’를 플레이하며 리스크 투입을 건의할지 정하기

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새 기술이 논문에서 양산까지 가는 데 얼마나 걸릴까? 칩 뉴스의 ‘돌파구’ 제대로 읽기’,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lab-to-fab/
수업과 비영리 목적이라면 무료로 쓸 수 있어요. 화면에 띄우거나, 강의 자료에 넣거나, 학생들에게 인쇄해 나눠 줘도 괜찮아요. 출처(fab24hr)를 밝혀 주세요. 판매하거나 자기 작품으로 바꿔 내놓는 것은 안 돼요. 오류가 있다면 문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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