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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장 안약 7분

WIP과 Move란? 반도체 팹이 매일 보는 두 숫자

WIP은 work in process(work in progress라고도 쓴다)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재공품, 줄여서 재공이라고 한다. 팹 라인에서 이미 가공을 시작했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로트를 가리킨다. Move는 로트가 몇 공정을 나아갔는지를 센다. 웨이퍼 한 장이 한 공정을 마치면 move 하나다(로트 단위로 세는 팹도 있다). 하나는 라인에 얼마나 쌓여 있는지를, 다른 하나는 오늘 얼마나 앞으로 나아갔는지를 보여 주며, 현황판은 이 두 숫자를 매일 추적한다(Move와 WIP).

WIP은 무슨 뜻일까?

세탁소를 떠올려 보자. 손님이 맡겼지만 아직 세탁을 마쳐 돌려주지 않은 옷이 이 가게의 재공품이다. 세탁기 안에서 돌고 있든, 바구니에 담겨 기다리고 있든 마찬가지다.

팹도 같다. 웨이퍼는 웨이퍼 투입일에 라인에 오른 뒤 마지막 공정을 마치고 나갈 때까지 그 사이 내내 WIP이다. 장비 안에서 가공 중인 것, 웨이퍼 박스 FOUP에 담겨 순서를 기다리는 것, 천장의 OHT(천장 반송 장치)로 옮겨지는 것(‘웨이퍼는 팹 안에서 어떻게 이동할까?’), 그리고 홀드되어 엔지니어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까지 모두 포함된다. WIP은 웨이퍼 장수로도 세고, 로트 수로 말하는 경우도 많다. 한 로트는 대개 박스 하나에 담긴 웨이퍼다.

Move란? 아웃풋과는 무엇이 다를까?

25장짜리 로트가 식각 공정을 마치면 장수로 세면 move 25개, 로트로 세면 1개다. 공정을 하나 마칠 때마다 세기 때문에, 웨이퍼 한 장은 첫 공정부터 마지막 공정까지 수백 개의 move를 쌓는다.

아웃풋(생산량)은 마지막 공정을 마치고 팹을 떠난 웨이퍼 장수만 센다. 마라톤에 비유하면 move는 오늘 모든 선수가 달린 거리의 합이고, 아웃풋은 오늘 결승선을 통과한 사람 수다.

두 숫자를 모두 보는 이유는 웨이퍼 한 장을 만드는 데 몇 달이 걸리기 때문이다(‘웨이퍼 한 장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릴까?’). 오늘 팹을 나가는 로트는 몇 달 전에 투입된 것이다. 오늘 라인이 잘 흘러가는지는 오늘 몇 공정을 진행했는지, 즉 move로 알 수 있다.

WIP, Move, 사이클 타임은 어떻게 묶여 있을까?

세 숫자 사이에는 리틀의 법칙(Little's law)이라는 간단한 관계가 있다. 이름은 이를 증명한 학자에게서 왔다. 라인의 재공 = 하루 완료량 × 한 장이 머무는 평균 일수다. 긴 기간의 평균에 관한 법칙으로, 라인의 물량이 대체로 늘지도 줄지도 않을 때 성립한다. 기본 예시는 ‘팹의 제조부는 무슨 일을 할까?’에 있다. 여기서는 move도 함께 넣어 본다.

지어낸 예로 계산해 보자(실제 어느 팹의 숫자도 아니다). 어떤 라인이 하루에 400장을 완료하고, 한 장이 거치는 공정은 450개이며, 라인에 36,000장이 있다고 하자.

  1. 하루에 필요한 move: 400장 × 450공정 = 180,000 move.
  2. 한 장이 하루에 나아가는 공정 수의 평균: 180,000 ÷ 36,000 = 5공정. 영어로는 흔히 turn rate라고 한다.
  3. 한 장이 머무는 평균 일수: 450공정 ÷ 하루 5공정 = 90일. 리틀의 법칙으로 계산해도 같다. 36,000 ÷ 400 = 90일이다.

이제 가장 바쁜 공정이 이미 꽉 차서 하루 완료량을 늘릴 수 없는데, 라인의 물량만 40,000장으로 늘렸다고 하자. 한 장이 머무는 기간은 40,000 ÷ 400 = 100일이 되어 10일 늘어난다. 더 넣은 4,000장은 아웃풋이 되지 못하고 줄을 서 있을 뿐이다.

WIP이 너무 많거나 적으면 어떻게 될까?

너무 많으면:

  • 대기열이 길어진다: 공정마다 앞에 로트가 많으니 모든 로트가 더 오래 기다리고, 사이클 타임이 늘어난다.
  • Q-time을 넘기기 쉬워진다: 어떤 공정은 마친 뒤 다음 공정을 정해진 시간 안에 시작해야 하는데, 대기하는 시간도 카운트다운에 포함된다. 대기열이 길수록 시간을 넘겨 리워크해야 하는 로트가 늘어난다(‘Q-time이란?’).
  • 손쓰기 어려워진다: 긴급 로트를 끼워 넣으려 해도 앞의 공정이 모두 붐빈다. 어떤 공정에서 잘못이 발견되면, 그 공정을 이미 지나 아직 라인 위에 있는 로트도 그만큼 많다.
  • 돈이 라인에 묶인다: 회계에서 재공품은 재고자산이다. 돈은 이미 들어갔지만 아직 팔 수 있는 칩이 되지 않았다.

너무 적으면: 장비 앞에 로트가 없어 그냥 놀 수밖에 없다. 라인 전체에서 가장 느리고 가장 붐비는 공정을 병목이라고 하는데, 병목이 한 시간 놀면 라인 전체가 한 시간만큼 덜 만든다(‘가동률이란?’).

그래서 WIP에는 ‘알맞은 양’이 있다. 아주 적은 상태에서 늘려 가면 아웃풋도 함께 늘어난다. 병목 앞에 늘 일감이 있는 상태에 이르면 아웃풋은 더 오르지 않고, 그 이상 늘리면 대기 시간만 늘어난다. 팹을 다룬 연구도 목표를 여기에 둔다. 병목 앞에는 일감이 충분하되, 사이클 타임을 늘릴 만큼 많지는 않은 양이다.

Move는 왜 매일 볼까? Move만 보면 무엇을 놓칠까?

Move는 매일 대체로 이렇게 쓰인다.

  1. 먼저 목표를 정한다: 생산관리의 투입·출하 계획과 장비의 능력을 바탕으로 구역마다 하루에 move를 얼마나 진행해야 하는지 계산한다. 그래야 구간마다 자기 몫을 채운다. 정하지 않으면 로트가 쌓이는 구역과 일감이 없는 구역이 생겨도 아무도 모른다.
  2. 시스템이 세게 한다: 로트가 공정을 마치고 트랙아웃할 때마다 제조 실행 시스템 MES가 기록을 남긴다(‘MES란?’). 공정도 웨이퍼도 이렇게 많으면 사람이 손으로 셀 수 없고, 숫자가 반나절 늦게 나오면 손쓸 때를 놓친다.
  3. 매일 목표와 비교한다: 실제 move를 목표로 나눈 값이 현황판의 ‘MOVE 달성률’이다. 이 값이 떨어졌다면 대개 어딘가가 막혔다는 뜻이므로, 어느 공정에서 막혔는지 설명해야 한다. 월말에 아웃풋이 모자라서야 알게 되면 이미 만회할 수 없다.

Move의 합계만 보면 놓치는 것이 있다.

  • 쉬운 공정일수록 밀어붙이기 쉽다: move는 어렵든 쉽든, 급하든 아니든 어느 공정이나 하나로 센다. 빨리 끝나는 공정에 로트를 더 밀어 넣으면 숫자는 좋아 보이지만, 손이 많이 가는 로트는 계속 제자리다.
  • 긴급 로트와 합계가 서로 부딪친다: 긴급 로트를 위해 장비를 비워 두고 기다리면 그동안 move가 줄어든다. 그래도 긴급 로트를 제때 내보내는 일이 합계를 조금 늘리는 것보다 중요한 경우가 많다(‘Hot lot이란?’).
  • 모든 로트가 병목 앞에 쌓인다: 병목이 아닌 공정을 아무리 빨리 돌려도 로트는 병목 앞에 줄을 설 뿐이고, 라인 전체의 아웃풋은 병목이 처리할 수 있는 만큼만 나온다.

그래서 현황판에는 move 옆에 WIP, Q-time, 긴급 로트도 함께 띄운다.

어떤 공정에 WIP이 쌓이면 어떻게 할까?

WIP은 합계가 아니라 어느 공정의 어느 장비 앞에 쌓였는지를 봐야 한다. 연구에서는 공정마다 목표 WIP을 정해 두고, 너무 많거나 적으면 누군가 확인하는 방식이 흔히 보인다. 늘 유난히 많은 공정은 대개 병목이다. 병목으로 자주 다뤄지는 것은 포토 공정의 노광 장비다. 장비가 매우 비싸고, 웨이퍼는 층을 하나 만들 때마다 이곳으로 돌아온다. 병목은 옮겨 가기도 한다. 어떤 장비가 갑자기 다운되면 그 공정이 가장 붐비는 곳이 될 수 있다.

어떤 공정에 쌓이면 대체로 다음 순서로 처리한다.

  1. 어느 장비 앞에 쌓였는지 본다: 같은 구역의 장비라도 모든 로트를 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확인하지 않고 로트를 보내면 돌리지 못할 수 있다.
  2. 원인을 찾는다: 장비가 다운됐는지, 로트가 홀드됐는지, 앞 공정에서 한꺼번에 너무 많이 밀었는지 본다. 원인마다 찾아갈 사람이 다르고, 사람을 잘못 찾으면 문제가 그대로 남는다.
  3. 나눌 수 있는 것은 나눈다: 아직 돌아가는 장비에 로트를 넘긴다. 이것이 디스패치다(‘팹의 제조부는 무슨 일을 할까?’). 나누지 않으면 돌릴 수 있는 장비까지 놀게 된다.
  4. 앞 공정을 잠시 늦춘다: 다음 공정이 막혀 있으면 앞 공정을 마쳐 봐야 줄을 설 뿐이고, Q-time이 걸린 로트는 대기열 안에서 시간을 넘긴다. 그래서 막힌 공정으로 가는 로트는 잠시 멈추고, 다른 곳으로 가는 로트는 그대로 진행한다. 그렇지 않으면 장비가 놀게 된다.
  5. 생산관리와 맞춰 본다: 쌓인 상태가 오래가면 출하일이 움직일 수 있고, 앞으로 투입을 줄이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생산관리는 무슨 일을 할까?’). 연구에서는 라인 전체 WIP에 상한을 두고, 그보다 적을 때만 새 웨이퍼를 넣는 방식도 소개한다(‘웨이퍼 투입이란?’).

fab24hr에서는

fab24hr에서 ‘출근’을 누르고 ‘직장인의 하루’를 고른 뒤, ‘오늘 나는’ 카드에서 ‘양산 팹’을 누르고 좌우로 넘겨 ‘제조부’를 찾는다. 화면 오른쪽 위에는 move를 나타내는 램프와 퍼센트가 늘 떠 있다(컴퓨터에서는 앞에 MOVE라고 적히지만 휴대폰에서는 이 글자가 없고, 화면이 아주 좁으면 램프만 보인다). 디스패치 보드를 얼마나 잘 짰는지, Q-time을 넘긴 로트가 몇 개인지에 따라 오르내린다.

오전 근무에는 ETCH-03의 챔버 A가 02:47부터 멈춰 있고, 뒤에 9로트가 밀려 있다. 07:33에 천 팀장이 전화하는 장면으로 시작하기도 한다. “오늘 아침 식각 Move는 몇 퍼센트까지 될까요? 일단 숫자 하나만 줄래요?” 먼저 90%라고 답할 수도 있고, 디스패치 보드를 본 뒤 다시 연락하겠다고 할 수도 있다. 이어서 9로트를 ETCH-03 챔버 B, 05, 07에 나눈다. 08:30 아침 회의에서 샤오윈이 “어젯밤 Move는 82%만 달성해서 현황판에 빨간 표시가 떴습니다”라고 보고하고, 이어서 내가 구역 전체 move가 목표의 몇 퍼센트인지 보고한다. 회의실을 누르면 벽의 생산 현황판에 ‘MOVE 달성률’ 82%가 떠 있고, 그 옆 ‘ETCH 공정 WIP’ 칸에는 9로트, 상한 6로트라고 적혀 있다.

포토 공정 엔지니어(양산 팹 › 공정 › 포토)가 되면 심야 근무에 전화를 받고, 아직 노광할 5로트 가운데 어느 로트를 노광 전에 멈춰 둘지 정해야 할 수도 있다. 생산관리를 맡으면 심야 근무의 일정표에 ‘공장 전체 재공품 총수를 다시 계산하기’라는 항목이 있고, 거기에는 “오늘은 총수가 중요하지 않다. H-2417이 어느 공정에서 얼마나 멈춰 있는지 지켜보는 게 총수보다 쓸모 있다.”라고 적혀 있다.

게임 속 회사, 인물, 장비 번호, 로트 번호, 현황판의 숫자는 모두 가상이다. WIP, move, 리틀의 법칙은 공개된 일반 자료와 연구 논문을 바탕으로 썼으며, 실제로 어떻게 세는지(장수인지 로트인지, 어느 공정을 넣는지)는 팹마다 다르다. 다른 업계 용어는 ‘반도체 공장 전문 용어, 쉬운 말로 풀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게임에서 만나는 곳양산 팹의 제조부가 되면 화면 오른쪽 위에 move 퍼센트가 늘 떠 있다. 오전 근무 08:30 아침 회의에서는 move를 보고해야 하고, 회의실 벽의 생산 현황판에는 ‘MOVE 달성률’ 82%와 ‘ETCH 공정 WIP’ 칸이 있다.

fab24hr에서 제조부의 하루를 보낸다. ETCH-03이 멈췄고 뒤에 9로트가 밀려 있으며, 아침 회의에서는 모두가 내 move 숫자를 기다린다.

제조부로 플레이하며 Move와 WIP을 보고 하루치 로트 흘리기

선생님께: 이 글은 ‘수업에서 fab24hr 활용하기’ 페이지와 함께 수업에 쓸 수 있어요.

이 글 인용하기‘WIP과 Move란? 반도체 팹이 매일 보는 두 숫자’, fab24hr, 업데이트. https://fab24hr.com/ko/blog/what-is-w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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